[스페셜 리포트] 나 혼자 ‘스마트하게’ 잘 산다! 스마트 에이징,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 전략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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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나 혼자 '스마트하게' 잘 산다! 스마트 에이징,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 전략 스페셜 리포트는 풍부한 취재 노하우와 기사 작성 능력을 겸비한 투모로우 전문 작가 필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최신 업계 동향과 IT 트렌드 분석, 각계 전문가 인터뷰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로 주 1회 투모로우 블로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
부모님과 함께 농장에서 사는 12세 미국 소녀 메리 루(Mary Lou)는 어느 날부터 친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 루의 할아버지는 수수한 점퍼 차림에 캡(cap)을 쓰고 지팡이를 짚은, 조용하고 움직임이 많지 않은 노인. 자신의 얘기에 귀 기울여주고 가끔 지혜로운 조언도 덧붙이는 할아버지가 루는 점점 더 좋아진다. 반면, 엄마는 할아버지를 돌보며 날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루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할아버지와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게 교육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아 영 마뜩잖다. 결국 루의 부모는 할아버지를 양로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2.
맞벌이하는 부모와 사는 중학교 1년생 준일이는 방과 후 집에 돌아오면 외롭긴 하지만 자유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준일이는 이전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친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 패션 디자이너로 외국에서 활동하다 은퇴하셨다는 할아버지는 준일이가 민망해질 정도로 튀는 차림에 선글래스를 즐겨 착용하는 멋쟁이 노신사다. 둘은 동네 PC방에서 우연히 마주친 후 급속도로 가까워지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준일이 아빠는 분노한다.

그럼 우리가 지금 여기서 만난 건 서로 비밀로 하죠! 짜악 콜!▲웹툰 ‘마이그랜파리포트’ 캡처 컷

첫 번째 얘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미국 작가 펄 벅(Pearl S. Buck)의 1954년 소설 ‘너도밤나무(The Beech Tree)’, 두 번째 얘긴 ‘여탕보고서’로 인기를 모은 신예 웹툰 작가 마일로가 삼성투모로우에 연재 중인 신작 ‘마이그랜파리포트’의 줄거리다. 두 작품은 60여 년의 시차가 무색하게 어느 시대(사회)에나 존재하는 조손(祖孫) 관계를 그리고 있다.

다만 두 작품이 그리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상당히 다르다. 두 세대 전 메리 루의 할아버지는 수수한 차림으로 매사 행동을 삼가는 ‘조용한 노인’이었다. 그에 비해 준일이 할아버지는 옷차림도, 행동도 튀는 ‘자신만만 표현형’이다. 둘의 차이는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s)’ 여부에 있다. 준일이 할아버지는 메리 루 할아버지와 달리 전형적 베이비부머다.

 

‘IT 마케팅의 블루오션’ 베이비부머를 잡아라!

베이비부머는 미국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한국에선 6∙25전쟁이 끝난 1955년부터 1964년까지 각각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다. ‘전후(戰後)’란 공통점을 지니는 이 시기, 전장에서 돌아온 남편과 그를 반갑게 맞는 아내 사이에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고 자연스레 출산율이 껑충 뛰었다. 전쟁이 끝나고 새로운 세상이 올 거란 기대감으로 사회 전체가 활기를 띠던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사회평론가들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그 이전 사람들과 사뭇 다른 특성을 갖는다. 문화적으로도 이전(혹은 이후)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미국과 한국 할 것 없이 베이비부머는 경제 성장으로 인한 풍요와 과학기술의 실용화 덕분에 제대로 된 의무교육을 거쳤고, 미디어와 가전제품의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적극적 사회 의식으로 다양한 사회∙문화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로큰롤 음악과 히피 문화, 베트남전쟁 당시 반전 운동, 성적(性的) 자유 추구, 시민사회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늘 당당하고 무리에서 튀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줄 아는 이가 많다.

해변에서 노인 4명이 팔을 벌리고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21세기 들어 베이비부머가 ‘노인’ 세대로 편입되기 시작하자, 사회 전체가 고령화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전 시대 노인과 달리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상당 부문에서 만만찮은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그걸 자식에게 ‘올인(all-in)’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쓸 줄 안다. 그 결과는 ‘노인용 상품의 적극적 개발’로 이어졌다.

베이비부머는 ‘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기존 통념을 깨고 있다. 자식의 눈치를 보며 얹혀 살기보다 ‘나’를 위한 삶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간다. 노인용 요양 시설의 역사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긴 미국의 경우, 20세기 내내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노령이 되면 조용한 시골 양로원에 보내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은 여전히 활기찬 도시에서 자신들만의 삶의 공간을 유지하는 한편, 젊은 세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살길 원한다.

노부부가 달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장소에서 늙어가기(Aging in Place)’는 최근 미국 사회복지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화두다. 단지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요양원에서 무력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고 자기 집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개념이다. 재밌는 건 바로 이 지점에서 첨단 IT 기술이 밀접하게 결부된다는 사실이다. IT 기술의 활용도가 유난히 높은 시대이기 때문이기도, 베이비부머 자신이 IT 기술 이용에 별 심리적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요즘 노년’의 생활 양식은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으로 통칭된다. 음식∙화장품∙헬스케어∙문화생활… 스마트 에이징의 영향력이 미치는 마케팅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환경까지 갖춰진다면 무궁무진한 관련 상품이 개발되는 가운데 노년층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기차고 안전하며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65세 오백년씨의 ‘스마트 에이징 홈’ 시나리오

'스마트 에이징 홈' 개념도 클라우드 가족데이터 관리·분석 시스템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가 데이터 센터 관심자녀 SMS 홈 게이트웨이 스마트 에이징 홈

지금은 2018년. 65세가 된 오백년(가명)씨는 지금껏 함께 지내던 아들 집을 떠나기로 했다. 손자도 다 커서 중학생이 됐고 며느리는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으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내가 이 집에서 해야 할 일은 다 마친 것 같군!’ 무엇보다 몇 년 전부터 전문가들과 의논하며 준비해온 ‘스마트 에이징 홈(Smart aging home)’ 공사가 완료됐다.

오씨의 스마트 에이징 홈은 사물인터넷 원리로 작동한다. (사물인터넷이 구현하는 스마트홈에 관해선 지난해 9월 17일자와 올 1월 21일자 삼성투모로우 ‘스페셜 리포트’ 참조) 오씨는 여기에 늘 이용해오던 헬스케어 기관을 연계, 언제나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위급 상황 발생 시 의료기관을 손쉽게 이용할 수도 있다. (사물인터넷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관련 내용은 올 4월 15일자 ‘스페셜 리포트’ 참조) 인터넷으로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식사를 주문할 수 있는 환경도 갖췄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자신에게 맞는 식단 중 구미가 당기는 걸 선택하기만 하면 ‘주문 완료’다.

오씨의 스마트 에이징 홈엔 노년에 생길 수 있는 각종 비상사태 대비 장치도 세심하게 준비돼 있다. 홈 시큐리티(home security) 같은 보안 장치는 기본. 침대·서재·욕실·주방 등 주요 공간에 카메라가 달려 있을 뿐 아니라 가스 누설 탐지와 실내 온도∙습도 측정, 공기 청정도 감지 장치도 설치돼 있다. 이 시스템이 이상을 감지하면 미리 등록해둔 가족 등 관심 인물과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가에게 통지된다. 설사 이들과 잘 연결되지 않거나 다른 이유로 필요한 경우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씨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 연락이 간다.

한 여성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에이징 홈에 살며 오씨가 특히 주력하는 것 중 하나가 피트니스 서비스 활용을 통한 체력 관리다. 그는 UHD TV를 보며 시니어 계층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프로그램을 따라 하는가 하면, 카카오톡 같은 SNS로 늘 연락하는 동호회 친구들과 피트니스센터에서 만나 체력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1주일에 한두 번은 전문 헬스케어 보조원의 동행 아래 등산이나 낚시 등의 아웃도어 스포츠도 즐긴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해지는 법. 전직 포토그래퍼였던 오씨는 자신이 찍은 사진에 짧은 글을 덧붙여 틈틈이 SNS에 올리고 있다. 팔로워(혹은 팬)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편. 가끔 이뤄지는 오프라인 미팅에서 젊은 친구들과 만나 밥이나 술을 사는 것도 그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아들 부부와 손자를 만나 함께 영화를 보거나 콘서트를 관람한 후 외식하는 일은 주요 월례행사다. 이 모든 ‘대외활동’이 끝나면 그는 으레 자신만의 공간인 스마트 에이징 홈으로 복귀한다.

오씨의 모든 삶은 인터넷으로 연결, 스마트 에이징 관리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의식주뿐 아니라 문화∙사회 생활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에 저장된 정보를 통합,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물론 그의 사생활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또 그가 원한 경우, 다방면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에게서 적절한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시니어 라이프’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바뀐다

노인 두 명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이 점점 인기를 끌면서 헬스케어의 개념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 치크(Cheek P.)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건강과학센터(Health Science Center) 박사 팀은 ‘Aging well with smart technology(스마트 테크놀로지로 노년 잘 보내기)’란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실제로 헬스케어의 정의는 시대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단순히 ‘고객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이었지만 오늘날은 ‘스마트홈 시스템을 통해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개념’으로까지 확장된 것. 물론 여기엔 노년용 운동 프로그램이나 식단, 문화생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19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이렇게 말했다. “현명한 사람은 세월이 가져가버리는 걸 한탄하기보다 세월이 남겨둔 걸 바라본다.” 스마트 테크놀로지가 사람들의 생활을 바꿔놓으면서 노년이 돼도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풍요롭게 지낼 수 있는 조건 역시 점차 발달하고 있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한 베이비부머들을 겨냥, ‘당당히 즐길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기술(에 기반을 둔 시장)은 그런 베이비부머들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그걸 살릴 수 있는 물질적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노년 생활에 대한 발상의 전환, 그 자체가 새로운 혁신(innovation)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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