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어느새 일상으로, 드론(drone) 시장이 뜬다

2015/05/27 by 삼성전자
공유 레이어 열기/닫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배너
스페셜 리포트 어느새 일상으로 드론 시장이 뜬다 스페셜 리포트는 풍부한 취재 노하우와 기사 작성 능력을 겸비한 투모로우 전문 작가 필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최신 업계 동향과IT 트렌드 분석, 각계 전문가 인터뷰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고 주 1회 투모로우 블로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최근 ‘드론(drone)’이란 용어가 매스컴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다.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 등 TV 프로그램에선 드론을 공중에 띄워 제작한 일명 ‘헬리캠(helicam, helicopter camera) 영상’이 나오고, 주말 한강 일대 공원에서도 취미용 드론으로 서울시 경관을 촬영하는 시민을 쉽게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Amazon)은 상품을 중개하는 유통 영역에서 상품의 보관과 배송을 담당하는 물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상품 배송 서비스에 드론을 도입하기도 했다.

패롯 드론▲ 최근 대형 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한 드론(출처: 롯데 하이마트/출처가 명기된 이미지는 무단 게재,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드론은 방송 촬영과 재난 구호, 단순 취미(성인), 완구(어린이)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외 대형 마트와 온라인 마켓에서도 누구나 드론을 구입할 수 있다. 취미용 기기는 비전문가도 손쉽게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조작법이 단순해졌으며 대당 가격도 1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가장 먼 조상은 중국 장난감 ‘대나무잠자리’

드론은 무인비행체(UAV, Unmanned Aerial Vehicle)의 일종이다. ‘벌이나 풍뎅이 같은 곤충이 날개를 빠르게 떨면서 내는 소리’를 뜻하는 영단어 ‘drone’에서 유래했다. 당초 드론은 군사용 기기였다. 목표물을 겨냥할 때, 혹은 적군의 비행이나 미사일 공격을 유도하는 미끼로 적의 전력을 파악할 때 주로 사용됐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엔 인명 피해 염려 없이 적진에 정찰 비행을 보내거나 폭발물을 탑재해 적진에 떨어뜨리는 등 보다 적극적 용도로 쓰였다. 미국 IT 전문 월간지 와이어드(Wired)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미국 공군이 보유한 비행기 석 대 중 한 대는 드론을 포함한 무인비행체다(2015년 1월호).

대나무잠자리

요즘 주목을 끌고 있는 드론엔 대부분 모터로 회전하는 소형 프로펠러가 여럿 달려 있다. 드론의 ‘가장 먼 조상’을 굳이 꼽자면 아시아 지역의 전통 장난감인 대나무잠자리(bamboo-copter)라고 할 수 있다. 대나무 막대기를 칼로 깎아 적당한 각도로 파내고 ‘T’ 자형 날개를 만든 후 가운데 막대를 손으로 비벼 날아 올리는 이 장난감은 기원전 4세기 무렵부터 이미 중국에서 애용되고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다.

15세기 이탈리아 화가·건축가·조각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는 ‘비행 나사(aerial screw)’라는 장치의 상상도를 그렸다. ‘비행기 발명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19세기 영국 발명가 조지 케일리 경(Sir George Cayley)은 어릴 때 선물로 받은 중국 대나무잠자리 장난감을 갖고 놀며 ‘쉬이 날아오르는 비행체’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는 고무줄 밴드를 감아 프로펠러를 돌려 날리는 비행기 장난감을 만들었는데, 이 장난감에 열광해 실제 비행기를 만든 이가 바로 그 유명한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다.

하지만 드론의 개발 과정은 라이트 형제에서 비롯된 비행기 개발 과정과 사뭇 다른 노선을 걸어왔다. 일단 비행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행기는 처음엔 자동차처럼 엔진의 힘으로 바퀴를 굴려 빠르게 전진한다. 그렇게 힘을 받으면 날개 모양 때문에 날개 위아래 공기압 간 차이가 생긴다. 그 차이가 충분히 힘을 발하는 순간 기체(機體)가 날아오르게 된다. 이에 비해 드론은 날개에 연결된 모터를 빠르게 회전시키면 순식간에 날개 위아래 공기압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발생하면서 회전과 거의 동시에 기체가 공중에 뜬다. 헬리콥터가 뜨는 것과 같은 원리다.

드론과 비행기는 에너지의 쓰임도 다르다. 비행기의 경우, 지표면에선 공기 저항이 크지만 일단 공중에 높이 뜨고 나면 공기 저항이 크게 줄어 비행에 그리 많은 연료가 들지 않는다. 그 덕에 한 번 연료 충전으로 꽤 장거리 비행을 할 수도,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나를 수도 있다. 반면, 드론은 헬리콥터처럼 뜨고 나는 작동 자체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프로펠러 회전에 쓰이는 에너지가 엄청나기 때문에 사람을 태우거나 무거운 짐을 싣거나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드론

 

군사 작전, 경찰 임무, 로맨스… 자가용까지?

‘무거운 중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특성은 드론이 무인(無人)비행체로 개발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자칫 한계로 작용할 수 있는 이 점을 역으로 이용, 사람이 직접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일을 수행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군용(軍用) 드론은 이런 점에서 드론의 가장 전형적 활용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적군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선 정찰·유인·공격 등 어떤 활동이든 인명 손상과 직결되므로 드론이 그 임무를 대신할 수 있다면 군사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엔 경찰에서도 드론 활용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무기 소지자와의 접촉 시도나 광범위한 지역 수색 등에서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위엔 군사용 드론, 아래 왼쪽엔 오지탐험하는 드론, 아래 오른쪽엔 택배 배달하는 드론 모습입니다.

민간 분야에서의 드론은 영상 촬영 분야의 ‘미션 임파서블’을 가능하게 해준다. 지난 2011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점령하라(Occupy)’ 시위를 생중계한 드론 ‘오큐콥터(Occucopter)’는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밀렵꾼을 감시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선 지난해 2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드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뿐 아니다. 화산 분화구나 바다 소용돌이 등을 위에서 내려찍는 영상도 카메라 탑재 드론을 통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엔 가볍고 견고한 탄소섬유 복합체를 소재로 한 드론의 등장으로 탑재 가능한 화물 용량이 늘어나 택배 분야의 ‘미션’을 수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운송 기업 DHL이 띄운 드론은 악천후로 접근조차 어려웠던 섬 지역에 식량과 약품을 전달하는 택배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도 했다.

피자 배달하는 드론

드론은 종종 재밌거나 로맨틱한 용도로도 쓰여 화제를 모은다. 지난 2013년 영국 런던의 한 레스토랑에 등장한 ‘웨이터 드론’은 손님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주문한 초밥을 정확히 실어 테이블까지 나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겨울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선 ‘겨우살이 다발 밑에서 키스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에 기초해 드론을 활용, 연인 고객 머리 위로 겨우살이 다발을 날라주고 실제로 키스한 커플은 촬영해 비디오 클립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드론의 가장 강력한 특성은 ‘수직상승비행’에 있다. 수직상승비행은 드론의 ‘부모’ 격인 헬리콥터, 그보다 훨씬 더 전신(前身)에 해당하는 나선(spiral) 회전 프로펠러 응용 장난감과 실험적 비행체의 계보를 잇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탑재 가능 용량이 크지 않다는 한계만 개선된다면 드론은 자가용과 같은 소규모 비행체로 개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활주로가 필요 없으니 집 마당에서 띄워 올려 회사 현관 앞에 착지시킬 수도 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짜증 낼 일도 없고, 창공을 시원하게 가르며 출퇴근할 수 있어 직장 생활은 한층 즐거워질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1인 비행체’가 머지않아 실현될지도 모른다.

 

선두 업체 기업가치 9조 원에 이르기도

드론이 세계적 이슈가 된 건 폭넓은 상업적 활용도 덕분이다. 당장 아마존이나 DHL 같은 유통 기업이 드론의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만 해도 드론을 활용하면 운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론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해 드론 산업에 진출한 기업가치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물류 창고에서 활용하는 드론

2015년 5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드론 업체는 중국 DJI, 프랑스 패럿(Parrot), 3D로보틱스(3D Robotics) 등이다. 이 중 DJI는 최근 벤처캐피털 업체 액셀파트너스(Accel Partners)에서 약 80억 달러(약 8조6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액셀파트너스 역대 최고 투자액(7500만 달러)을 투자받았다. DJI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 주요 국가에선 드론이 일상 영역까지 파고들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군사·공공 분야에 집중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상업용 드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열린 ‘드론 세미나’는 이 같은 전망을 방증한다. 인터넷 벤처생태계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민·관 협력 단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이 세미나엔 100여 명의 참석자가 몰려 드론에 대한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이미 상당수의 국가가 법적으로, 혹은 기타 행정적·사회적 장치를 통해 드론 활용 기준을 정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제도가 시장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행 항공법 자체가 유인(有人)항공기 위주로 돼 있어 드론에 관한 구체적 규정 자체가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드론 운행과 촬영이 허용되는 주파수는 10㎽에 불과한데 이 주파수론 조종 가능거리가 최대 200m에 불과하다. 제도상으로도 ‘고도 150m, 눈에 보이는 거리 내’에서만 조종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독특한 모양의 드론

드론 업계가 시장의 탄력을 받으며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 그림자도 커가고 있다. 비행 중인 드론은 행인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수단으로 드론을 이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단순히 악의를 갖고 열린 창으로 드론을 집안에 들여보내 피해 주는 것 역시 아주 쉬운 일이다. 올 1월 26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뜰에서 발견된 상업용 드론은 한 드론 애호가의 실수가 빚어낸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지난 14일 역시 백악관 인근에선 일반인이 의도적으로 백악관 안쪽에 드론을 진입시키려다 체포되기도 했다.

드론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장치를 통해 동체를 조정하도록 돼 있다. 이때 발생하는 주파수가 인근에서 사용 중인 전자제품의 작동을 방해할 수 있는 점도 우려 사항 중 하나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주최 측은 지난 3월 개최된 올해 행사 당시 공연장 내부에서의 드론 촬영을 금지했다. 드론세미나에 참석한 한 드론업체 관계자는 “드론산업이 활성화되려면 국내에서도 비행 규칙이나 전자제품 관리, 민·형사 처벌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통합적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패 좌우할 핵심은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드론 산업과 관련, 한편에선 “다른 정보통신기술(ICT)나 모바일 산업처럼 드론 산업을 국가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닌 게 아니라 드론은 다양한 IT 기술의 총체라 할 만하다. 비행체로서의 하드웨어인 외형에 △‘비행 장치’로 대표되는 비행 관련 기술 △무선 신호로 기체를 움직이는 원격제어 기술 △드론 자체의 임무 수행과 관련된 데이터 처리 등 무수한 IT 기술이 결합돼 있기 때문. 특히 드론을 쉽고 정확하게 움직이게 하려면 인간을 대신해 컴퓨터가 해줘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드론을 조작하는 두 남자

드론은 몇 쌍의 프로펠러를 이용해 날고 움직인다. 이 프로펠러들의 회전 방향과 속도 조절 정도에 따라 뜨고 내리며 공중에 머물러 있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의 모든 동작이 조절된다. 취미 수준의 드론 조종에선 이 모든 과정에 사람이 개입한다. 하지만 드론이 보다 본격적으로 이용될 경우 지금까지처럼 사람이 전적으로 조종을 맡게 되면 일이 너무 많아져 집중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드론 관련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바람 세기나 지표면·목표물·장애물 등과의 거리, 프로펠러별 작동 상태, 조종자가 제시하는 방향으로의 진행 등 다양한 요인에 관한 정보를 재빨리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유무가 드론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스마트 기기용 앱을 활용한 드론 조종 소프트웨어가 각광 받고 있기도 하다.

“기존 헬리콥터 모형은 작동하기 매우 복잡합니다. 사람이 헬리콥터 장치를 일일이 조정해 기체를 띄워 올리는 건 불가능하죠. 복잡한 기계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게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소프트웨어는 드론이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감지하고 방향을 잡아갑니다.” 호르디 무뇨스(Jordi Munoz) 3D로보틱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8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뇨스의 발언에서도 ‘드론 개발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란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정보통신·처리 기술 강국’ 한국의 드론 산업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희망적인 이유다.

by 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