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칼럼] 독거진사_②삼성 카메라가 걸어온 길<下>

2015/09/14 by 독거진사(손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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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칼럼] 독거진사 2편 삼성 카메라가 걸어온 길<下> 개성 넘치는 임직원 네 명이 매주 색다른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우리 삶 가까이 있는 IT와 일상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카메라 시장은 그야말로 격동을 겪었다. 필름을 대체하는 디지털 혁명으로 기존 카메라 제조사는 물론, 다수 전자업체가 관련 제품 출시에 나섰다. 전통적인 카메라 제조사는 전자업체들과 손잡고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거나 인수 당했다. 이도 저도 아닌 업체는 조용히 시장에서 사라졌다.

 

‘프리미엄 카메라’로의 힘찬 도약

삼성전자 역시 자체 기술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고 ‘디지맥스’ 시리즈로 시장을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초반 화소 수 경쟁에서 밀리며 고전하게 된다. 이후 ‘케녹스 V4’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되찾아왔지만 이를 유지하긴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6년 출시한 프리미엄 컴팩트 카메라 ‘블루(VLUU)’ 제품들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6년 출시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블루(VLUU)’ 제품들. ‘NV3’ ‘NV7’ ‘NV10’(뒤에서부터)

보급형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다시 우위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제품 고급화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 ‘블루(VLUU)’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선명하게 당신을 사랑하라(Vividly LUv U)’는 의미인 동시에 삼성을 대표하는 컬러 ‘블루(blue)’와 발음이 동일한 이 신규 브랜드로 3종의 신규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시장 3위 입성’을 목표로 다시 한 번 뛰게 된다.

2009년엔 업계 최초로 듀얼 LCD가 장착된 콤팩트 카메라 ‘ST550’가 출시됐다. 론칭 당시 ST550은 기업이 소비자의 잠재 수요를 찾아내 시장을 창출한 사례로 크게 주목 받았다. 지금은 너무나 친숙한 ‘셀피(selfie)’ 촬영이 용이하도록 제작돼 이후 관련 제품 출시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실제로 ST550를 비롯한 ST 시리즈는 해외 디자인 관련 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호평 받았다. 이후 디지털 카메라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셀피 기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정착하게 됐다.

세계 최초로 ‘듀얼 LCD’를 장착, ‘셀피 열풍’을 선도했던 삼성 디지털 카메라 ‘ST550’ ▲세계 최초로 ‘듀얼 LCD’를 장착, ‘셀피 열풍’을 선도했던 삼성 디지털 카메라 ‘ST550’

 

펜탁스와의 짧은 협업, 그리고 결별

하지만 콤팩트 카메라만으로 시장을 선도하기엔 한계가 뚜렷했다. 경쟁사들이 ‘기술의 총아’인 교환렌즈 카메라를 필두로 하위 엔트리 모델들을 보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 구입 의사를 지닌 사용자가 DSLR 보유자에게 카메라 추천을 부탁하면 자연스레 경쟁사 제품이 목록에 오르곤 했던 것.

이런 상황이 거듭되며 카메라 시장 내 삼성전자의 입지는 날로 좁아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마트폰에 적용된 카메라 모듈의 발달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성장이 점차 둔화되며 결국 삼성전자 역시 교환렌즈 카메라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첨단 전자기술 도입이 절실했던’ 펜탁스와 ‘교환렌즈 카메라 기술 확보가 시급했던’ 삼성전자 간 협력은 필연적 수순이었다. 드디어 2006년, 삼성전자는 펜탁스 교환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GX-1S’ 등 첫 번째 DSLR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는 이전까지 자사 브랜드로 출시한 교환렌즈가 전무했던 삼성전자가 교환렌즈 카메라 시장에 가장 빨리 진입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스마트폰 카메라 화질이 점차 향상되며 사용자들은 ‘사진 촬영 기기’로 DLSR과 스마트폰 중 한 가지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화질과 휴대성, 두 가지 요소를 절충한 게 파나소닉사(社)가 고안한 미러리스 카메라였다. DSLR의 ‘미러(mirror)’와 ‘펜타프리즘(pentaprism, 오각형의 지붕형 프리즘으로 상하좌우 정립상을 볼 수 있어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의 파인더에 쓰인다)’을 없애고 곧바로 센서에 기록하도록 해 화질은 DSLR 수준이면서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 가볍게 만든 제품이었다. 이 즈음, 삼성전자는 카메라의 미래가 미러리스 제품에 있다고 판단, DSLR을 고집하던 펜탁스와 자연스레 결별하게 된다.

 

‘미러리스 NX’ 출시로 패러다임 개척

이후 삼성전자는 교환렌즈 시장에 본격적으로 독자적 브랜드인 ‘NX’ 마운트를 선보이게 된다. 당시 파나소닉 미러리스 제품은 ‘마이크로포서드(Micro Four Thirds)’ 사이즈를 채택, 다소 작았기 때문에 ‘APS(Advanced Photo System)-C’ 센서 미러리스 제품에 대한 시장 요구가 큰 상황이었다. 이를 포착, 삼성전자는 APS-C 센서를 탑재한 ‘NX10’을 출시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인지도 낮은 신규 브랜드였던 데다 이전까지 공유했던 펜탁스 시스템과의 호환성도 없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어려웠던 것.

하지만 APS-C 센서 미러리스 제품의 장점(큰 사이즈)을 앞세워 점차 인지도를 높여간 결과, 고객층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며 연속적으로 관련 모델을 출시했고 렌즈 라인업도 점차 확충해나갔다. 삼성전자가 “일본 카메라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은 건 NX300 때부터. 그리고 마침내 경쟁 기종을 뛰어넘는 기념비적 모델 ‘NX1’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2015 TIPA 어워드’에서 ‘최고의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Best CSC Professional)’를 수상한 NX1 ▲‘2015 TIPA 어워드’에서 ‘최고의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 부문을 수상한 NX1

NX1은 스틸 사진 촬영자는 물론이고 동영상 촬영자까지 두루 배려한 결과, 올해 TIPA(Technical Image Press Association) 어워드 ‘프로페셔널 CSC(Compact System Camera) 카메라’ 부문에 선정되며 같은 기간 출시된 경쟁 기종들을 압도했다. 전 세계 카메라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일본 전문가 사이에서도 유례 없이 그 성능을 인정 받았다.

▲‘2015 TIPA 어워드’에서 ‘최고의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 부문을 수상한 NX1입니다.

실제로 올 1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행하는 유행 정보 월간지 ‘니케이 트렌디(Nikkei Trendy)’는 NX1에 대해 “섬세한 묘사와 사용하기 쉬운 조작성으로 국산(일본산) 미러리스 기계를 상회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미러리스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향후 스마트폰처럼 일본 브랜드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매체는 “NX1의 기량은 국산(일본산) 미러리스 카메라와 호각(互角,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비슷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NX1의 성능과 경쟁력을 극찬한 2015년 1월호 ‘니케이 트렌디’ 기사 원문(발췌) ▲NX1의 성능과 경쟁력을 극찬한 2015년 1월호 ‘니케이 트렌디’ 기사 원문(발췌)

삼성 카메라가 정말 스마트폰 시장에서처럼 향후 일본 브랜드를 위협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삼성 카메라의 역사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란 사실이다(다음 회에선 NX1의 강력한 기능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알짜 기능’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의 또 다른 칼럼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임직원 칼럼] 독거진사_①삼성 카메라가 걸어온 길<上>

by 독거진사(손창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PC·이미징상품전략그룹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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