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칼럼] 내 봉사활동 연대기 – ‘봉사’를 망설이는 당신에게

2019/04/25 by 홍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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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손잡고 있는 여러명의 사람들

‘봉사’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다.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올곧게 쏟아야 하기 때문. 그래서일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봉사는 나와 거리가 먼 일이라 생각했다. 물론 길을 걷다 만난 모금함에 소액을 넣거나, 헌혈을 하는 등의 작은 일은 이따금씩 참여했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큰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봉사활동은 주저했던 게 사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봉사를 통해 힘을 얻고, 그 자양분으로 성장하고 있다. 봉사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덕분이다. 오늘은 과거의 나처럼 주저하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나만의 ‘봉사 일대기’를 소개해볼까 한다.

아프리카로 날아간 ‘파란 조끼’ 봉사 단원들…

해외 봉사단 모습

잠자던 내 봉사 열정에 불을 지핀 건 이 한 장의 사진이다. 직원들이 봉사단을 상징하는 파란 조끼를 입고 삼성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알려 주고 있다. 삼성전자 사회공헌단에서 매년 여름 진행하는 ‘임직원 해외봉사’ 현장이었다. 봉사단이 활동하는 국가를 살펴보니 개인이 방문하기 꽤 어려운 아프리카 국가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내 업무를 살려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구나. 회사에 다니는 동안 꼭 참여해 봐야지.”

내 눈에 좋아 뵈는 건 남들 눈에도 좋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임직원 해외봉사 프로그램의 벽은 높디높았다.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 중에서도 손에 꼽는 경쟁률을 자랑할 만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지원과 탈락의 굴레를 몇 차례 겪고 나니, 내게 부족한 게 뭔지 생각하게 됐다. “국내 봉사활동이라도 먼저 해 볼까? ‘가점’으로 작용할지도 몰라.” 고백하자면 조금은 불순(?)한 의도로, 국내에서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정기 봉사활동 덕에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줄을 그땐 몰랐다.

주말 단잠 이겨내고 품에 안은 아기… 봉사의 ‘참뜻’ 깨우치다

손을 맞대고 있는 봉사단

처음 참여한 정기 봉사활동은 ‘천(川)변 정화 활동’, ‘독거 어르신 밑반찬 배달’이었다. 주말 아침에 시작해 그날 끝나는 활동이다. 하루짜리 활동이었지만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평소 같다면 단잠에 빠져있을 주말 아침에 나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는 상쾌함이 좋았다. 이 기분을 이어가고 싶어 찾게 된 게 사내 봉사 동호회다. 동호회들은 활동 특성을 살려 보다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종류도 다양했다. 난 사내 공예동호회를 따라 미혼모 시설에서 문화 강좌를 여는 활동에 참여했다. 미혼모 시설에 모인 엄마들은 아이를 돌보느라 주변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공예동호회 회원들은 엄마들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아기를 돌보는 △아기 돌봄 조와 공예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 조로 나누어 활동했다.

엄마랑 아가랑 커플 넥 워머랑 마스크 만들기 /  봉사단 모습

아기 얼굴 팝아트로 그리기, 애착 인형 만들기, 스카프 천연염색 하기, 엄마와 아기 커플 헤어밴드 만들기, 재봉틀로 아기 옷 만들기…. 그간 수업 조에서 진행한 것들이다. 매달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했기에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공예 수업을 손꼽아 기다려주고, 직접 만든 작품을 보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엄마들을 보며 커다란 에너지를 얻었다.

아기를 안고 있는 봉사단

엄마들이 만들기에 집중하는 동안 아기 돌봄 조도 활동을 시작한다. 품에 아기를 안고 온기도 주고 편안하게 재우기도 한다. 쌔근쌔근 숨소리, 옅은 분유 냄새, 까만 눈동자…. 아기를 안고 있는 그 순간엔 세속의 나쁜 기운이 모두 정화되는 기분까지 든다. 단원들 모두 아기와 함께 하는 이 시간에 ‘중독’됐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아기와의 연대감이 가장 극대화되는 순간은 성장 앨범을 만들 때다. 아기가 자라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제작하고 엄마들에게 선물한다. 이를 위해 매달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데, 여러모로 품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 눈도 제대로 못 뜨던 갓난아기가 어느덧 이가 나고 아장아장 기어 다니기까지, 아기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선물 이상의 추억을 선사하는 셈이다.

아기의 손을 잡고 있는 어른 손 /  손끝을 통해 전달된 작은 온기

결국 봉사는 ‘사람’을 향한 것… 내 봉사활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

봉사단 봉사 활동 모습

그렇게 봉사와 연을 맺고 선한 기운을 차곡차곡 쌓아나간 덕분일까. 지난 2017년 임직원 해외봉사단으로 선발돼 아프리카 가나로 떠날 기회를 얻게 됐다. 한 배에 올라탄 팀원들의 면면도 대단했다.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경력을 쌓은 건 물론,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몸담은 이들이었다.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한 해외 봉사활동은 그야말로 ‘순항’이었다.

봉사단원과의 인연은 해외 봉사가 끝나도 여전히 끈끈하다. 국내 돌아와서도 다시 팀을 꾸려 치매 어르신 보호시설과 무료급식소를 찾아 설거지 봉사를 하고 있다.

해외봉사에서 만난 아이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홍자경씨

돌아보니 봉사활동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 안에서 상상도 못 한 시너지가 났고, 이 모든 게 날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됐던 거다. 이 선순환 고리가 너무도 단단하기에 내 봉사활동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by 홍자경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부문 파운드리ME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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