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기획] 사회공헌을 말하다_㊴ 대학생 봉사단 편: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

2015/03/13 by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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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 독자 여러분, 지난해 전 세계에 열풍처럼 몰아쳤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기억하시나요?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이 캠페인을 통해 ‘루게릭병’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건 사실인데요. 소리를 내는 것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힘든 루게릭 환자들은 오로지 ‘눈 깜빡임’만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루게릭 환자 가족인 A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씨는 “병간호도 간호지만, 환자 가족으로서 환자의 마음을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는데요. A씨는 지난 10월부터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 덜 수 있게 됐습니다. 바로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 덕분인데요. 오늘은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색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얼굴표정 아이콘과 첫째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졸려요 목말라요 배고파요 답답해요 미안해요 시끄러워요 어지러워요 심심해요 기뻐요 피곤해요 슬퍼요 화나요 우울해요 짜증나요 놀라요 무서워요 역해요 사랑해요 고마워요 부끄러워요 라는 단어가 써 있습니다.▲ 루게릭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페이지

신체 부위가 표시된 그림과 통증의 정도가 아주 많이, 심하게, 조금 등으로 표시된 그림이 있습니다.▲ 환자의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환자 스스로 통증의 위치와 정도를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페이지

 

루게릭병 증상 악화 예방하는 ‘의사소통’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의 ‘대나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은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봉사활동 집단인데요.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핫식스’란 애칭을 가진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 서울 6팀의 결과물입니다.

서울 6팀은 다양한 봉사활동 중 특히 ‘중증환자의 의사소통’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요. 이들 중에 루게릭병 투병 중인 환자의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죠. 루게릭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옆에서 지켜본 B씨는 팀원들에게 루게릭 환자들의 고통을 알렸는데요. 팀원들은 “환자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의사소통을 포기하거나 불편함을 혼자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크게 공감하고, 눈 깜빡임이 의사소통의 전부인 루게릭 환자들에게 작지만 꼭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대나무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서울 6팀은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할 지 고민하며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취합했는데요. 그러던 중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성원 서울 5팀 팀장은 “환자가 본인이 겪는 고통과 불편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루게릭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는데요. 서울 6팀은 “의사소통이 자유로우면 충분히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을 만드는 서울 6팀 팀원들

사실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서울 6팀의 최초로 개발한 건 아닙니다. 서울 6팀의 민정원씨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 ‘보완대체의사소통기’란 게 있다”고 말했는데요. 보완대체의사소통기는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특정 상황 혹은 특정 대상에게만 사용 가능한 경우가 많아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에 서울 6팀은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안대체의사소통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오늘날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의사소통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었습니다.

 

루게릭 환자 ‘소통 도우미’로 나선 대학생들

서울 6팀은 한국 루게릭병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 ‘루게릭병 네트워크’를 찾아 루게릭 환자와 가족, 간병인을 만나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루게릭병과 싸우고 있는 이들의 소중한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울 6팀의 김나영씨는 “세 달여 동안 사전 조사한 결과,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당장 필요한 건 최첨단 의료기기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이었다”고 말했는데요.

서울 6팀은 사전 조사를 통해 내린 결론을 토대로 2014년 6월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 프로토 타입을 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안구마우스 아이캔(eyeCan)은 좋은 본보기가 됐는데요. 아이캔이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이 컴퓨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면, 서울 6팀은 컴퓨터 사용방법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자신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체 단어와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단어가 써 있고 체위 변경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서울 6팀이 최초로 제작한 달력형 의사소통판 프로토타입

달력형 의사소통판 프로토타입은 ‘통증’과 ‘감정’ 등 루게릭 환자가 생활하는 데 가장 필요하고 가장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담았습니다.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 만든 프로토타입이지만, 달력형 의사소통판이 루게릭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검증이 필요했는데요. 서울 6팀은 정기 봉사처 ‘서울 양천 장애인 복지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약 3개월간 서울 양천 장애인 복지관에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달력형 의사소통판을 직접 사용해봤는데요. 서울 6팀은 시범 사용 기간 동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졸리다’ 라는 단어보다는 ‘저 지금 졸려요’ 같은 표현을 사용해 주세요” “‘화났어요’라는 표현보다는 화가 난 그림을 넣는 게 더 의미전달이 잘될 것 같아요” “신체 부위를 단어로 써 놓는 것보다 그림을 크게 표현해 환자가 정확한 지점을 스스로 짚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통증의 정도를 1,2,3 단계 같은 숫자로 표현하기보다 그 정도를 비교할 수 있는 표현으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아요” 등 사용자의 후기를 통해 서울 6팀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들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서울 6팀은 새로운 프로토타입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다양한 감정과 표현들이 낱말카드처럼 캘린더에 붙어 있습니다.

서울 6팀은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해 다양한 색과 픽토그램, 그림들을 사용하고 개인별 사용빈도에 따라 레이아웃을 수정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판을 변경했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게 지금 A씨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형 의사소통판입니다.

완성된 달력형 의사소통판의 모습입니다. 일상적 단어와 감정 표현 단어로 판이 채워져 있습니다.

초성, 모음, 받침, 예, 아니오, 숫자 등이 써 있는 자판입니다.▲ 달력형 의사소통판의 마지막 페이지는 서영환씨의 재능기부로 제작한 자판이 삽입됐습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선택하는 페이지, 통증이 있을 경우 통증이 있는 위치와 정도를 표현하는 페이지, 그리고 환자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경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의 문장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글자판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증 환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어 혼자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고 즉시 본인에게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궁극적으로 환자들은 타인과 쉽게 소통하며 혼자 격리돼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됐습니다.

또한, 환자 가족과 보호자는 환자에게 필요한 것들을 세심하게 챙겨줄 수 있고 환자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 교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는데요. 달력형 의사소통판을 통해 의료진들은 환자의 아픈 부위를 빠르게 파악, 환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진화하는 달력형 의사소통판

사회 문제에 대한 세심한 관찰, 그리고 창의적 아이디어로 탄생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현재 60여 가구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달력형 의사소통판을 사용하고 있는 한 루게릭 환자 가족은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환자를 돌보느라 이런 의사소통 도구를 만드는 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대학생들이 직접 필요에 맞게 의사소통판을 만들어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루게릭 환우로부터 온 메시지입니다. 루게릭 환우 OOO인데요. 보내주신 글자판 달력 유용하게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에 대학생봉사단원은 네 감사합니다^^* 사용하시다 불편한 부분이나, 더 보완했으면 하시는 부분 말씀해주시면 다음 수정때 반영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또 “그 동안은 배가 고픈지, 목이 마르진 않은 지와 같은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했다”며 “이젠 어디가 아픈지, 오늘 기분은 어떤지 등 환자가 하고 싶은 얘길 직접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는데요. 루게릭 환자와 가족들에게 소소한 기쁨을 만들어 준 것 같아 무척 뿌듯했습니다.

달력형 의사소통판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6명의 봉사단원들

서울 6팀이 제작한 루게릭 환자를 위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사용자들의 더 많은 요구를 반영해 더욱 향상시켜나갈 예정인데요. 달력형 의사소통판이 병마와 싸우는 루게릭 환자들에게 응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의 활동이 궁금하시다면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 홈페이지공식 페이스북을 찾아주세요. 대학생 봉사단의 기발하고 따뜻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 겁니다.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이란?

대학생 스스로 창의적인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 회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세상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며 보람을 느끼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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