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배속 반도체-오감 느끼는 로봇’…삼성미래기술 지원과제

2019/07/09
본문듣기 AUDIO Play
공유 레이어 열기/닫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인류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꿈들은 모두가 한때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다”.

미국 교육학자이자 저술자, 연설가였던 레오 버스카글리아(Buscaglia, Leo)의 말이다. 삼성전자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과학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매년 자유공모 2회, 지정테마 공모 1회를 실시해 과학자들을 지원하는데, 올해의 지정테마 지원과제 15개를 9일 발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정테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봇 등 국가 차원에서 연구가 필요한 혁신기술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 올해 △혁신 반도체 소재와 소자∙공정 기술 △차세대 디스플레이 △컨슈머 로봇 △진단, 헬스케어 솔루션 등 4개 분야에서 선정한 차세대 기술 연구과제들을 삼성전자 뉴스룸이 자세히 살펴봤다.

1,000배 초고속-100단 초고층 반도체

1,000배 초고속-100단 초고층 반도체

반도체 분야에서 ‘속도와 소비전력, 용량’은 영원한 숙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세대 3D Fe-NAND[1] 구현을 위한 ALD 공정 기반 강유전체 트랜지스터 개발(연구책임자 이장식 포스텍 교수)>은 대표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의 속도를 높이고, 소비전력은 확 낮추는 프로젝트. 강유전체와 산화물반도체를 결합하는 등 소재, 공정온도, 박막공정에 각각 변화를 줘, 기존 대비 속도는 1,000배까지 높이고, 작동전압은 5V나 낮추는 걸 목표로 한다.

새로운 소재를 적용해 소비전력과 발열을 줄이는 과제도 있다. <디락 반금속 기반 초고속 저전력 비휘발성 메모리(연구책임자 박기복 유니스트 교수)>는 공상과학 영화 소재로 쓰이곤 하는 영국 이론물리학자 폴 디락(Paul Dirac)의 ‘반물질(antimatter, 反物質)‘ 개념을 응용한 흥미로운 과제다. 외부자극에 의해 도체-반도체 성질이 변하는 새로운 소재(‘디락 반금속’)를 개발해, 미량의 전류만으로 메모리 소자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조가 간단하고 스위칭할 때 전력도 낮기 때문에 발열 역시 떨어지게 된다.

층층이 쌓아진 반도체 회로

반도체 회로를 100층 이상 쌓아 올리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첨단 건설 현장 얘기로 들리는 이 쌓기(적층) 기술은 반도체의 저장용량과 직결된다. 제한된 면적 안에서 회로를 높이 쌓아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인 것. <사방정계 HfO2 기반 강유전체 박막과 CAAC-IGZO 채널 재료를 적용한 3D V-낸드플래시 요소기술과 아키텍처 개발(연구책임자 송윤흡 한양대 교수)> 연구는 회로를 100층 이상 쌓아 기존 낸드플래시가 가진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전압을 줄이는 절연체를 사용하는 등 메모리층과 채널층을 각각 새로운 소재로 대체한다.

반도체 회로를 높이 쌓아 두꺼워지면, 그 안에서 이동해야 하는 전자 속도는 느려지는 한계가 발생한다. <비(非) 단결정 이종접합 기반 저차원 전자 기체 소자 구현과 응용(연구책임자 박태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 과제는 저항이 극단적으로 낮아지면 전자가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에 주목한다. 이 현상을 반도체에 적용하면 적층 한계를 극복하면서 전자의 속도와 이동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를 완전히 새로운 구조로 쌓는 방법도 제안됐다. <게이트 스택의 물성과 구조 변조를 이용한 비(非)전하 저장형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연구책임자 윤태식 명지대 교수)> 과제는 기존의 전하(電荷)를 저장하는 방식이 아닌, 이온이동을 이용한 집적 방식을 도입하는 연구다. 반도체 적층에 있어 가장 큰 ‘적’은 간섭현상인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셀(Cell) 사이 간섭을 없앨 수 있어 반도체 적층의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5,000ppi 이상 마이크로LED…OLED 한계 극복하는 기술도

최신 디스플레이를 감상중인 모습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은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초고정확도 프로그래머블 어셈블리기반 5,000ppi 이상급 마이크로 LED 모바일 디스플레이 제작기술 연구(연구책임자 김재균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교수)>는 과제명에 있는 것처럼, 현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보다 월등히 높은 5,000ppi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과제다. 5,000ppi는 가로, 세로 2.54cm(1인치) 면적에 5,000개 화소가 촘촘히 들어가 있는 수준. 그만큼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마이크로(㎛, 100만분의 1m) 단위의 발광다이오드(LED) 나노와이어 입자를 전기장 방향에 따라 새롭게 배열하는 연구에 나선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자체 발광 특성과 함께 화면이 밝고, 명암비가 뛰어나 스마트폰 기기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적색과 녹색에 비해 수명이 짧고 효율이 낮은 청색 형광 소재를 개선하는 게 과학계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숙제로 자리하고 있다. <청색 형광 OLED 효율한계(IQE 40%) 극복을 위한 초고효율-차세대 형광 발광재료 개발(연구책임자 김태경 홍익대 교수)> 과제는 기존 발광재료에서 활용하지 않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 기존 청색 형광 소재가 가진 40% 효율 한계를 극복하는 프로젝트다.

VR 체험중인 모습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홀로그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들도 이번에 선정됐다. <홀로그래픽 3D 디스플레이를 위한 능동 복소 공간 광 변조기(연구책임자 김휘 고려대 세종캠퍼스 교수)>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위에 3개의 광학 레이어를 부착한 광변조 장치를 개발, 공간감이 살아있는 3차원(3D)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연구과제다. 이 변조기로 빛을 투영하면 홀로그램 패턴이 더욱 명확해져, 선명한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AR/VR용 마이크로 LED를 위한 초박형 메타렌즈 개발(연구책임자 배덕규 헥사솔루션 대표)> 과제는 빛을 작은 크기의 한 지점에 정확하게 모아주는 새로운 렌즈를 만드는 게 목표. 낮은 제조 비용과 비교적 간단한 공정으로 AR, VR 디스플레이의 밝기와 선명도 역시 높일 수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오감을 느끼는 로봇-소형·경량 로봇 구동장치

오감을 느끼고 있는 로봇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보고, 또 느끼고…. 인간이 오감으로 사물을 인지하듯 로봇은 센서로 세상과 만난다. <로봇 피부의 분산형 오감 인지용 말초신경계 광섬유센서망 개발(연구책임자 김창석 부산대 교수)> 과제는 인간의 말초신경계를 모사한 광섬유 센서망을 실제 크기의 로봇팔에 적용해, 상용화까지 모색하는 프로젝트다. 이 센서망을 탑재한 로봇은 피부에서 아픔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감각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인간과 오감을 교류하는 ‘감각 표현 로봇’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액추에이터(actuator)는 동력을 이용해 기계를 움직이는 구동장치다. <초소형 가변 중력보상모듈 일체형 설계를 통한 차세대 소형 액추에이터 개발(연구책임자 이기욱 중앙대 교수)> 과제는 중력 보상을 위한 스프링, 힘 증폭 매커니즘을 각각 연구해 중력보상장치와 구동기를 일체화하는 프로젝트. 실현되면 로봇, 기계장치의 소형화와 경량화, 원가 절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혈당측정-미세먼지에 대한 새로운 대처법

혈당 측정하면 떠오르는 건 날카로운 바늘 채혈과 알코올 소독, 지혈 등 번거로운 과정이다. <고주파 음향 집게를 이용한 비침습식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연구책임자 김형함 포스텍 교수)> 과제는 바늘로 살을 찌르지 않고 혈당을 모니터링 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초음파 기반의 고주파 음향 집게(acoustic tweezers) 기술을 연구하는데, 결과가 좋다면 작은 아픔도 없이 혈당 측정의 정확도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깨끗한 공기와 미세먼지가 가득한 공기

<대기 재난 안전 개선을 위한 나노갭 전극필터 기반 실내외 공기정화 원천기술(연구책임자 유용상 카이스트 교수)> 과제는 일상의 괴로움이 된 미세먼지에 폭넓게 대응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나노갭(나노미터 크기의 틈새) 전극필터 △고분자 프레임 제작기술 △새로운 입자 포집기술을 각각 개발, 범용 공기청정 시스템에 적용하는 게 목표다. 각각의 기술이 실현되면 먼지·박테리아·세균 등 종류와 크기별로 유해물질을 포집하며, 손쉽게 물로 세척해 다시 쓸 수 있는 공기청정기가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Fe-NAND(Ferroelectric NAND): 외부 자기장에 의해 분극의 방향이 바뀌는 강유전체를 이용한 차세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뉴스

미래동행 > 사회공헌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