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살아있다?”… 꺼진 TV, 매직스크린이 되기까지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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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TV 화면을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언제나 ‘켜진’ TV 화면만 연구하던 이들은 결국 하나의 고민에서 만나게 된다. 거실 벽 중앙에서 마치 블랙홀처럼 시선을 빨아들이는 블랙 스크린은 누구에게나 골칫거리였기 때문. TV를 캐비닛이나 벽장 안에 숨기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개발자들에게는 자극제가 됐다.

‘꺼진’ TV 화면에 집중한 이들이 결국 ‘TV를 보지 않을 땐 스크린을 투명하게 만들자’는 마법 같은 목표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위에 날씨·사진·이미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려 TV 스크린을 집의 일부로 녹여내는 데 성공한다. 치열한 고민 끝에 ‘매직스크린’을 탄생시킨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담당자들을 만나 자세한 연구개발 스토리를 들었다.

▲ 매직스크린 기획•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왼쪽부터) 신동헌, 최유진, 신수원, 김하나, 김수홍 씨

▲ 매직스크린 기획•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왼쪽부터) 신동헌, 최유진, 신수원, 김하나, 김수홍 씨

TV가 사라졌다? 집 속에 녹아 든 ‘살아있는’ 스크린

지난 3월 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아메리칸 증권거래소(American stock exchange)에서 개최된 ‘더 퍼스트룩 2018 뉴욕(The First Look 2018 New York)’ 현장.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통해 주변 벽면을 포함한 QLED TV를 촬영하자, TV가 사라지는 ‘마법’이 펼쳐졌다. 2018년형 QLED TV의 ‘매직스크린’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순간, 단순하고도 혁신적인 기능에 현장은 환호로 가득했다.

이처럼 매직스크린은 TV 주변의 패턴과 질감을 분석한다. 그 결과를 스크린 속에 채워 마치 프레임만 남은 듯한 효과를 주는 것. 명암, 밝기 등을 조정할 수 있어 더욱 실감 나는 편집도 가능하다.

매직스크린은 이렇게 만든 배경에 실시간으로 날씨·뉴스 등 데이터를 가져와 주변환경에 맞춰 움직이는 콘텐츠를 보여준다. ‘스크린 세이버’처럼 이미지를 띄워 블랙스크린을 감추던 기존 시도들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다. 개발팀 신수원 씨는 “매직스크린은 다양한 데이터를 스크린에 녹이고, 그 위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가져와 ‘살아있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매직스크린의 기능에 대해 설명중인 최유진 씨

이 같은 혁신은 지속적인 ‘소비자 관찰’을 통해 탄생했다. UX팀 최유진 씨는 “제품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다. 많은 소비자가 TV를 보지 않을 땐 거실에 TV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부분에 착안해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벽과 주변 환경을 배경으로 활용하는 자동 패턴 생성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 얻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자체조사 결과 약 70~80%의 가정이 복잡한 패턴의 벽지가 아닌 밝은 단색 벽지를 사용했다. 이를 토대로 매직스크린엔 여러 가지 컬러의 단색 벽지 옵션이 추가됐다. 이 옵션들은 별도의 촬영 없이 손쉽게 매직스크린 모드를 쓸 수 있게 한다. 벽지와 비슷한 패턴을 골라 컬러, 조도 등 간단한 조정만 하면 끝이다.

매직스크린 앰비언트 모드 설정 화면

매직스크린은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 위에 다양한 콘텐츠를 조합한다. ‘집’을 좀 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산, 바다 등 자연을 콘셉트로 잡았다. 아침 여섯 시엔 해가 뜨고, 자연광이 들어오는 시간엔 조도를 화이트 톤으로 맞추고, 형광등 등 간접조명을 켜는 시간엔 노르스름한 밝기로 밸런스를 맞춘다. 정오가 되면 새소리가 들리고, 저녁에는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실시간 뉴스가 흘러나온다. 디테일한 고민이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TV를 만들어냈다.

상품전략팀 김하나 씨는 “바쁜 아침, 혹은 퇴근 후 집에 들어왔을 때 집의 일부가 된 매직스크린이 유용한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별다른 동작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 매직스크린이 ‘알아서’ 주변 환경을 읽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900여 스케치 중 10장 ‘생존’…의견 맞추기에 ‘분투’

앰비언트 모드 설정 화면. 벽에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 특히 ‘살아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주변의 모든 상황을 민감하게 읽고 반응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소비자 취향 간 공통분모를 찾아야 했다. 최유진 씨는 “단순한 그림 한 장이 아니다. 생동감을 주되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만들어야 했다”면서 “지난 1년간 팀에서 했던 스케치를 세보니 900개가 넘었다. 그 중 10개 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어려운 미션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 2018년형 QLED TV 하단 로고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매직스크린 센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디자인적 요소를 살렸다

이렇게 탄생한 콘텐츠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고비도 여러 번. 개발팀 김수홍 씨는 “기능과 디자인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고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주변 환경을 미세하게 읽기 위해 센서를 전면에 노출해야 했는데, 미관상 좋지 않았다. 고민 끝에 스크린 하단 ‘삼성’ 로고 부분에 센서를 넣었다. 육안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개발 과정을 회상했다.

기획·개발·디자인 등 관련 부서들 사이의 합을 맞추는 것 역시 함께 넘어야 할 높은 산이었다.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분야였기에 부서 간 마라톤 회의와 토론은 일상. UX팀 신동헌 씨는 “새로운 영역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기에 모두 욕심이 많았다. 개발 시간도 많이 들였고, 사양 변경도 여러 번 했다. 창의적인 것들을 모두 모아 만들었다. 힘은 들었지만, 결국 만족도 높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비자와 24시간 ‘연결’된 매직스크린,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다

매직스크린이 적용된 TV 화면

아침에 눈을 떠 일상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기까지. 거실 중앙에 우두커니 놓여있던 TV는 소비자와 ‘연결’되며 새로운 역할을 찾았다. 매직스크린은 소비자의 모바일 신호(Bluetooth Low Energy)를 감지해 사용자가 TV 주변을 떠나면 모든 기능을 중지한다. 모든 조명이 꺼진 암전 상태에서도 마찬가지. 사용자와 TV 간의 연결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을 인지해, 제품의 수명을 늘리고 소비전력을 줄인다는 취지다.

제품 기능에 대해 설명중인 김하나 씨

앞으로 매직스크린이 바꿔나갈 모습에 대한 기대도 크다. 김하나 씨(위 사진)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들이 생겨났지만, TV는 큰 화면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면에서 그 만의 독특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매직스크린이 다양한 콘텐츠를 심을 수 있는 미디어 시장을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진 씨는 ”매직스크린은 TV가 거실 중앙에서 따뜻한 감성을 발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가족들이 더욱 많이 소통하고 정다운 분위기를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직스크린 기획개발에 함께한 팀원들

“현재 TV 시장의 화질이나 두께 경쟁은 극한까지 왔습니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매직스크린은 가족들을 거실로 모이게 할 특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매직스크린이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누군가는 상상에 그쳤던 것들을 까만 화면 위에 이뤄낸 매직스크린 개발팀. 이들의 ‘마법’은 이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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