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약속 지킬 수 있게 도와준 삼성 애니컴, 고맙습니다!
지난 1997년 4월,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삼성안내견학교 내에 ‘시각장애인 컴퓨터 교실’을 개설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평등한 정보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꾸준히 노력해 왔는데요. 2002년에는 온라인강의 사이트 ‘삼성 애니컴’을 오픈하고 2005년에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검색대회 삼성 애니컴 페스티벌을 개최했죠.
이후 삼성전자는 2011년 3월 삼성디지털시티로 시각장애인 컴퓨터 교실을 이전, 시각장애인 정보화 교육센터로 확장했는데요. 2014년 11월 3일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시각장애인 정보화 교육센터를 이용한 수강생은 720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 라이트 오브 호프 삼성 애니컴 어워드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된 문광만씨가 상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삼성 애니컴 페스티벌에서 ‘라이트 오브 호프 삼성 애니컴 어워드(Light of Hope Samsung Anycom Award)’를 개설했는데요. 이 상은 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정보화 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회원들 중 뜨거운 열정과 빛나는 노력으로 희망을 찾은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1명에게 수여됩니다. 올해는 경기도 여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문광만씨가 선정됐는데요. 문씨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시각장애인인 필자가 직접 컴퓨터를 사용해 작성한 글인 관계로 문단 구분과 띄어쓰기 등 글 일부가 어색할 수 있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약속
2014년 4월 1일 그날은 아내에게 제가 약속을 지킨 날이었습니다.
안 보이지만 남들처럼 당당하게 언젠가는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을 하겠노라 약속을 했는데 2014년 4월 1일 그날이 약속이 지켜진 날이었습니다.1999년 원인도 모르고 치료방법도 없는 포도막염이라는 병으로 20대 후반에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의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20대 후반 젊은 나이에 시력상실이라는 고통은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고 괴로운 삶의 현실이었습니다.
시력을 잃고 3년 동안 장애를 갖게 되면 방황하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힘들어 했던 과정을 저도 똑같이 겪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시력을 잃고 그 힘든 시간속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안 보이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고맙고 천사처럼 느껴지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귀하게 자란 아내가 안 보이는 저를 만나 고생하는 현실에 늘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아내를 보기가 언제나 미안하다는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아내와 결혼을 하고 작은 식당을 운영하다 운영이 잘 되지 않아 결국 가게를 그만두고 아내는 직장으로 저는 집을 지키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계를 안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시각장애인의 삶이 저의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중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를 알게 되고 그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는 삼성애니컴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살았던 저에게 컴퓨터라는 존재는 저의 삶을 바꾸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안 보이면 하지 못하는줄 알았던 컴퓨터를 음성을 통하여 자판을 외우고 기초부터 조금식 익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안 보이지만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정복해 나갈 때 마다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화면을 보지 않고 음성으로만 컴퓨터를 공부하는 과정이 그리 쉽지도 만만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 하던 저의 삶에서 컴퓨터는 충분히 저에게 동기부여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컴퓨터를 통하여 그동안 보이지 않아서 못했던 것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메일을 보내 저의 소식을 알리고 메일을 통해 아내에게 고맙다고 편지를 쓰고 그동안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목마름도 컴퓨터를 통하여 독서를 하며 해소를 시켰습니다.
2010년 컴퓨터를 통하여 재활을 시작하여 서울맹학교 이료재활과 그리고 중부원격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에 입학을 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만만치 않은 대학원 등록금도 부담이 되었고 안 보이는데 공부한다고 과연 길이 열릴 것인가? 많은 고민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때 공부를 시작하면서 아내에게 4년만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4년 후에는 모든 공부를 마치고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우리 예쁜 딸 정윤이를 위하여 당당한 아빠가 되겠다고 약속 또 약속을 했습니다.
아내는 언제나 묵묵히 저를 믿고 응원을 해 주었습니다.
맹학교와 대학원의 과정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이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하여 많은 것을 할 수 있기에 보이는 사람들과 똑같이 공부할 수 있었으며 안 보이지만 재활의 목표 취업이라는 고지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 서기 시작했습니다.
맹학교를 졸업하고 안마사자격증을 취득해서 안마로 일을해서 돈도 벌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목표는 사회복지사가 목표였습니다.
제가 시력을 잃고 재활의 길에 들어서는 과정이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재활의 길을 일찍 알았다면 저의 삶도 조금 더 일찍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저의 목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사 그것도 중도실명자를 위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2년 반의 대학원 과정도 무사히 마치고 사회복지사와 심리상담사1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재활의 목표인 취업에 도달하기는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때론 보이는 사람들도 힘든 현실인데 안 보이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조금씩 시간이 지날 때마다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자격을 갖추고 있으면 기회는 찾아 온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2012년 삼성애니컴을 통하여 인터넷정보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3년 4월에는 중도실명자가 취득하기 어렵다는 점역교정사 자격증에도 도전하여 취득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들 속에 컴퓨터는 저의 모든 공부를 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아니 컴퓨터가 없었다면 이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재활을 통하여 많은 것들을 이루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했지만 시각장애인이 직업을 갖는다는 건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때론 포기도 하고 싶었고 좌절도 했습니다.
언제나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아내를 보면 더 미안해서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공부를 하지 말 것을 하는 생각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을 더 한적도 있습니다.
남들에게 말은 하 지 못 했지만 혼자서 참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저에게도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2014년 3월 ‘여주 라파엘의 ‘집에 서류 접수 후 면접 통보가 있었고 면접을 치른 후 4월 1일부터 사회복지사로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출근 통보를 받고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저의 얼굴을 꼬집어 보기도 했습니다. 아팠습니다. 현실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4월 1일 부터 출근을 하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말을 다 잊지 못 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동안 안 보이는 저로 인하여 고생한 아내 생각에 그리고 이젠 아내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뿌듯한 마음이 저를 눈물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아내도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내색은 안 했지만 안 보이는 사람과의 삶이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 때가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처음에 약속을 할 때에는 과연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두려움도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내에게 저의 재활의 목표인 취업이라는 약속을 지키던 그날 우리 가족은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 받기 위해서 그리고 약속을 지킨 그 행복감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서 울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 지금 생각해도 그건 분명히 행복의 눈물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시각중증 장애인 생활시설인 ‘여주 라파엘의 집’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삼성애니컴에서 컴퓨터를 배우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는 일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며 지금 이렇게 컴퓨터를 통하여 비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소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활의 과정에서 많은 부분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삼성애니컴 또한 저의 재활의 일등공신입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도움받은 것을 저도 이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력을 잃고 누군가는 또 좌절하고 힘들어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도 그랬던 것처럼 이분들에게 새로운 삶 재활의 길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재활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격을 갖추고 있으면 기회는 찾아 온다’라는 이말을 잊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재활의 과정 힘들고 어렵지만 분명히 이겨낸 사람에게는 또 다른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재활에서 컴퓨터 그리고 대학원 입학 과정까지 인도해 주신 삼성정보화 교육센터 김병호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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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10회 ‘삼성 애니컴 페스티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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