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바꿀 일자리 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018/09/27 by 조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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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뉴스룸 삼성전자뉴스룸이직접제작한기사와사진은누구나자유롭게사용하실수있습니다.인공지능이 바꿀 일자리 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세상을 잇(IT)는 이야기 / "IT 산업의 현주소를 읽다!" 급변하는 IT분야에선 매일같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IT 트렌드와 업계 흐름을 읽고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한 이유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날카로운 통찰로 풀어낼 IT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삼성전자 뉴스룸의 기획 연재. '세상을 잇(IT)는 이야기'를 통해 만나보세요

바야흐로 ‘인공지능 전성시대’다. 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그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편에선 “인공지능 발달이 지식노동 자동화를 앞당기며 향후 천문학적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인공지능이 너무 발전해 내 일자리까지 빼앗아가면 어쩌지?’ 우려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이 가세하면 인간 주도로 진행되던 일 자체를 전부 빼앗기지 않을까?’란 우려는 어느 정도 타당하다. 컴퓨터 보급으로 단순 사무직 종사자 수가 대폭 줄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을 업(業)으로 삼던 이들이 위협 받는 현상은 유사 이래 꾸준히 반복돼왔다. 컴퓨터가 보급되며 단순 사무직 종사자 수가 대폭 줄어든 게 대표적 예다. 당연히 ‘인공지능이 가세하면 인간 주도로 진행되던 일 자체를 전부 빼앗기지 않을까?’란 우려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오늘은 기술에 의해 직업이 대체되는 현상을 들여다보고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인류는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짚어보려 한다.

일부선 “소비 시장 무너지고 대공황 올 것” 비관적 전망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일자리 판세가 바뀌는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기술과 도구의 발전이 사회 변화를 이끈 사례는 원시 수렵 사회에서부터 산업혁명기에 이르기까지 숱하게 발견된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난 러다이트(Luddite)운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영국 노동자들은 그 즈음 보급되기 시작한 방직기와 증기기관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없앨 거란 위협을 느끼고 기계를 고장 내는 한편, 공장을 불태웠다. 이를 러다이트운동이라고 한다.

“(자동차 등장으로 피해를 볼) 마부들의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일명 ‘붉은깃발법’ 때문에 영국은 세계 최초로 자동차 산업을 시작하고도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

역시 19세기 영국에서 시행됐던 일명 ‘붉은깃발법(Red Flag Act)’도 같은 맥락에서 들여다볼 만한 사회 현상이다. 1865년 제정된 이 법에 따라 당시 영국에서 자동차 한 대를 운행하려면 운전수와 기관원, 기수가 각각 있어야 했다. 이때 기수의 역할은 붉은 깃발이나 등을 들고 자동차보다 55미터 앞서 가는 것. “(자동차 등장으로 피해를 볼) 마부들의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이 시대착오적 규제로 인해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을 시작하고도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

미래 인공지능이 대체할수도 있는 일자리 의사와 교사

인공지능은 러다이트운동이나 붉은깃발법 시행 때보다 훨씬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단순노동뿐 아니라 지식노동, 더 나아가 전문직까지 대체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율주행차가 현실화되면 운송업 종사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공산이 크다. 이 같은 기조가 단순히 운송업에 그치리란 보장도 없다. 의사나 변호사, 펀드매니저 같은 직업도 상당 부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공지능이 기존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리란 전망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엔 소비 능력이 없으니 현 상태가 지속되면 소비 시장은 붕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선 좀 더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윤 증대’가 자본주의 경제의 첫 번째 속성인 만큼 △노동력이 기계, 더 나아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현상은 가속화될 게 분명하지만 △인공지능이 소비까지 대신해주진 않으므로 △결국 소비 시장 붕괴와 대공황으로 이어질 거란 전망이 그것이다. 반면 “인공지능이 극도로 발전하면 로봇이 의식주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시켜줄 테니 인류가 할 일은 기술 발전에 집중하는 것일 뿐”이란 주장도 있다.

미래 직업 경쟁력, 관건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 능력’

면접보고 있는 인공지능과 사람

2013년 9월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향후 10년 내에 사라질 직업’에 관한 보고서를 펴내 눈길을 끌었다[1]. 이에 따르면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발달과 동시에 비중이 축소될 일자리엔 매뉴얼에 기반한 직종(텔레마케터, 콜센터 상담원 등)과 일부 전문 서비스 직종(의사·변호사·교사·기자 등)이 포함됐다. 하나같이 업무 성격이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정교함을 필요로 하지 않고 △대면(對面) 소통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성을 지닌다.

반면, △늘 누군가를 ‘면대면(面對面)’으로 상대해야 하는 직업(심리상담사, 마사지 테라피스트 등) △창의적·예술적 감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 △육체를 주로 쓰지만 복잡하고 정교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직업(배관공∙수리공 등) 등의 일자리는 관련 노동 가치가 상승하며 점차 확대되리란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요컨대 기술 혁신에 따라 일자리가 생겨났다 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되, 그 과정에서 특정 일자리가 완전히 소멸되기보단 전체적 직무 수행 과정에서 그중 일부가 자동화 기술에 의해 대체된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인공지능 발달에도 끄떡없는 직업 경쟁력을 갖추려면 체험 중심 교과 과정 도입이 절실하다. 아울러 산업계 수요 맞춤형 교육과 기술 훈련에 대한 투자도 부지런히 병행돼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직업도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대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든 개인은 예외 없이 자신이 속한 일자리가 언제쯤 위협 받을지 미리 판단, 준비해야 한단 얘기다. 이를 위해 각 개인이 개발해야 할 역량은 종합적 판단∙분석력과 의사결정·소통 능력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 같은 역량이 요구되는 직종은 상대적으로 기술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낮다. 데이터과학자나 화이트해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이 이 부류에 해당한다.

인공지능 발달에도 끄떡없는 직업 경쟁력은 단순 지식의 암기나 답습만으론 갖춰지기 어렵다.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상호 협업 능력을 기르는 체험 중심 교과 과정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 이와 더불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산업 분야와 디지털 기술 활용 관련 인식을 높이는 한편, 산업계 요구에 부합되는 수요 맞춤형 교육과 기술 훈련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 역량보다 사회적 평가 잣대 중시되는 시대 대비해야

한편, 사회적 차원에서 중요한 건 각 개인이 어떤 직업과 역량을 갖추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인간의 역할이나 인간 일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문제다. 이에 따라 노동 평가 체제도 단순히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에 대해서만 가치를 부여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데서 벗어나, 사회적 대가를 지급할 인간의 일이나 역할을 다양하게 규정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대가를 지급하는 체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일자리 판도에 따른 기존 인력 재교육과 노동 시장 재편,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없는 노동 가치 제고 노력이 더해진다면 인공지능의 활용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현상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향후 현대인의 일상은 물론, 산업 분야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 현재 인간이 수행하는 일의 상당수를 대체할 전망이다.

중년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인간이 만든 도구’에 불과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선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인간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여기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기존 인력 재교육 △근로 시간 감축과 고용 구조 변화를 고려한 노동 시장 재편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없는 노동 가치 제고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인류 삶의 질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전자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1] 원제 ‘The future of employment: how susceptible are jobs to computerization?’. 칼 베네딕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Michael A. Osborne) 교수가 함께 펴냈으며, 여기를 클릭하면 원문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by 조성배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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