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마음, 아다지오 선율에 맞춰 몸 움직이며 ‘힐링’합니다
15세기 이탈리아에서 태동한 발레(ballet)는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17세기 무렵 프랑스로 넘어가 널리 보급되면서 대중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춤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오늘날엔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힐링(healing)’하는 취미 활동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4일, 삼성디지털시티(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로) 센트럴파크 지하 1층 발레 동호회실. 클래식 음악 선율에 몸을 맡긴 이들의 동작 연습이 한창인 이곳은 삼성전자 사내 동호회 ‘아다지오’ 회원들의 연습 공간이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정기 강습이 있던 이날 센트럴파크를 찾아 ‘아마추어 발레리나’ 여덟 명의 강습 광경을 지켜봤다.
▲강습에 참여한 회원들이 삼성전자 뉴스룸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나세정(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응용제품개발팀)씨 △김현선씨 △장은정(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선행개발팀)씨 △하태은씨 △이하나씨 △임지희 삼성SDS 응용모바일사업부 선임 △김현지(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액세스소프트웨어개발그룹)씨 △사토코 이시베씨
▲아다지오 정기 강습은 언제나 스트레칭으로 시작된다. 근육을 제대로 풀어주지 않고 발레 동작을 연습했다 자칫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6년째 강습 지도 강사 “정기 공연 할 때마다 실력 느는 게 보여”
떠들썩한 분위기도 잠시, 섬세한 선율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자 회원들은 금세 차분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발레 연습을 시작했다. 이날 강습 지도에 나선 이는 김진희(33) SEO발레단 강사. 아다지오가 창설된 2012년 1월부터 줄곧 회원들을 가르쳐온 그는 “발레가 겉보기엔 어렵고 몸이 무척 유연해야 할 수 있는 운동인 것 같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원들의 자세를 일일이 교정해주고 있는 김진희 강사
“회원들이 하나같이 진취적이고 열정이 넘쳐요. 업무 도중 쉬는 시간에 잠깐 들러 기분을 전환하고 돌아가시는 분도 많죠. 뭣보다 ‘발레’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그런지 분위기가 화목한 편입니다.” 김 강사는 “6년째 회원들과 함께하며 세 차례의 정기 공연을 지켜봤다”며 “회를 거듭할수록 향상되는 실력을 보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새 동작 배울 때마다 즐거워… 다이어트에 혈액 순환 효과까지”
▲이시베씨는 “다양한 발레 동작을 연습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자연스레 해소된다”고 말했다
아다지오 구성원 중엔 좀 특별한 회원도 있다. 사토코 이시베(Satoko Ishibe,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소재연구센터)<위 사진>씨가 바로 그 주인공. 일본 도쿄에 살다 한국으로 온 지 3년 6개월 된 그는 아다지오에 합류한 지 2년차에 접어들었다. “초등학생 때 발레를 배웠었어요. 그때 기억이 떠올라 다시 한 번 시작해보고 싶었죠.”
아직 한국말이 서툰 이시베씨는 “회원들과 발레 연습을 하며 자연스레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며 “늘 주변을 배려하는 회원들과 세심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강사 덕분에 강습에 참석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1년 6개월차 회원 하태은(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응용제품개발팀)<위 사진>씨는 “공연을 준비하고 강습이 없을 때에도 자주 만나 식사하는 등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 그런지 자연스레 친해졌다”고 말했다. “새로운 동작을 배울 때마다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하는 느낌이에요. 그런 게 발레의 매력이죠. 발레를 시작한 후 살도 빠지고 혈액 순환이 잘돼 몸도 건강해졌어요. 사내 동호회 중에선 진입 장벽이 높은 곳도 꽤 있는데 아다지오는 그렇지 않아서 더 좋습니다.”
‘발레=어려운 취미’ 선입견 깨고파… “가을 공연도 기대해주세요”
아다지오 회장으로 활동 중인 이하나(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상품화개발팀)<위 사진>씨는 “회원 모두가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는 동호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친한 동생의 권유로 취미 삼아 시작한 발레를 어느덧 8년째 즐기고 있다”는 그는 “흔히 발레 하면 ‘몸이 유연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막상 해보면 알게 돼요, 발레가 얼마나 배우기 쉽고 즐거운 춤인지(웃음). 업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좋고 맘도 한결 가벼워지죠. 앞으로도 아다지오를 ‘발레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다지오의 첫 번째 정기 발표회가 열린 건 지난 2013년 9월 15일. 아다지오 창단 멤버로 지금껏 활동 중인 김현선(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화PM그룹)<위 사진>씨는 당시를 “첫 발표회 무대를 손수 기획, 구상한 것만으로도 회원들에게 무척 의미 있었던 시간”으로 떠올렸다.
▲‘그랑제떼(Grand jete)’ 동작을 선보이고 있는 김현지(사진 왼쪽)씨와 장은정씨
그간 세 차례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낸 회원들은 요즘 다음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올가을, 수원발레축제 무대에 오르기로 한 것. 그 사이 회원들의 실력도 부쩍 늘어 이제 솔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정도의 기량을 갖춘 회원도 속속 나오고 있다. 김현선씨는 “회를 거듭할수록 우리가 올리는 무대의 완성도가 높아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다지오 회원들이 김진희 강사의 지도에 따라 바를 잡고 ‘그랑바트망(Grand Battement)’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세 번째 정기 발표회 당시 아다지오 회원들이 마지막 공연 곡 ‘댄싱퀸(Dancing Queen)’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아다지오는 정기 공연 외에도 다양한 공연에 초청 받아 아마추어답지 않은 기량을 뽐낸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수원 발레 페스티벌 당시 ‘꽃의 왈츠’에 맞춰 공연을 선보이는 모습
이날 마주한 회원들의 자세는 시종일관 진지했다. 흘러나오는 음악 선율에 귀 기울여가며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은 전문 발레단 소속 발레리나 못지않았다. ‘일반인이 쉬 접근하기 어려운 발레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아다지오의 설립 취지가 절로 이해되는 풍경이었다. 기사에 곁들일 ‘베스트 컷’을 뽑아내기 위해 이어진 촬영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회원들을 보며 ‘발레로 힐링한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떠올렸다. 몸을 움직여 지친 마음을 회복하는 그들에게서 긍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읽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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