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구경북 경제에 돛 달다] “삼성전자 개방 특허로 새 미래 열어갑니다”_신중원 GSM코리아 대표
새로운 제품의 개발과 기술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발명의 독점적 사용권. 특허 제도는 17세기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수백 년간 발명가와 기업의 권리를 보호하고 산업 발전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 취지와 다르게 기술 개발과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뛰어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유망 기업이라도 핵심 기술의 특허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돕고 국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엔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만7000여 건의 특허를 유·무상으로 개방하기도 했는데요<관련 내용 아래 링크 참조>.
오늘은 삼성전자 개방 특허에 자사의 고유 기술을 더해 특별한 혁신을 일궈낸 한 스타트업 얘길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패기 넘치는 신생 기업의 만남,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개방 특허는 별로”란 업계 편견에 도전하다
▲두께가 0.7㎜에 불과한 GSM코리아 내시경. 통증 완화는 물론, 수술 시간 단축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되는 제품입니다
신중원 GSM코리아 대표는 얼마 전 세계에서 가장 가는 내시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내시경의 두께는 0.7㎜입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내시경 두께의 1/3에 불과하죠. 그간 내시경 검사나 수술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극심한 통증과 긴 수술 시간 등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이 제품에도 결함은 있었습니다. 워낙 가늘게 만들다보니 화면 해상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정교함이 생명인 의료 분야에서 이 문제는 치명적이었죠.
▲’세계에서 가장 가는 내시경’ 개발에 성공한 신중원 GSM코리아 대표. 그는 지난 9월 신제품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에서 2건의 특허를 무상으로 양도 받았습니다
관련 기술이나 지식이 전무했던 신 대표는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때 손을 내밀어준 게 바로 삼성전자의 개방 특허 기술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제공한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초소형 내시경으로도 오히려 기존 제품보다 해상도가 더 높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는 “솔직히 ‘개방 특허는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업계 전반적으로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의 개방 특허 기술을 사용하면서 그런 편견을 버릴 수 있었고, 실제로 활용해보니 효과 또한 탁월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신 대표는 지난 9월 삼성전자에서 무상으로 양도 받은 특허 덕분에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는데요. 상대적으로 국내 인프라가 열악한 의료기기 사업에서 일궈낸 성과여서 그 의미는 더욱 컸습니다.
“기술 경쟁력 자신 있다… 다음 목표는 해외 시장 진출”
사실 한국의 내시경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대부분의 시장을 일본과 독일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습니다. 대부분 기존 제품을 복제하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신중원 대표는 “그간 국내 제품이 의료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최대 요인은 결국 낮은 품질”이라며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이나 독일 회사와 비교해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그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의료기기 박람회 ‘메디카(Medica) 2015’에 참석한 이후 “우리 회사의 독자적 기술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GSM코리아는 기존 의료 기기에 IT 기술을 접목해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비결은 바로 의료와 IT 기술의 접목에 있었는데요. 의료기기 산업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상당히 보수적인 편입니다. 그 때문에 아직도 의료기기 분야에선 IT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편인데요. 신 대표는 “메디카 2015 현장에서 보니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도 좀처럼 신기술을 도입하지 않더라”며 “우리 회사의 경우, 하드웨어 경쟁력은 충분히 갖춘 상태고 여기에 삼성전자의 IT 기술이 더해졌기 때문에 유럽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하리라 직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신 대표의 노력은 최근 그 진가가 드러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GSM코리아는 올 들어 ‘초소형 내시경을 장착한 다기능 커넥터’로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과 (특허청에서 시상하는 특허기술상인) ‘홍대용상’을 거푸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또 얼마 전엔 2015 창조경제 박람회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도 그 성과를 인정 받았죠.
신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여러 모로 도와주신 분들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는데요.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창조경제혁신센터·특허청·한국발명진흥회 등에 고마워했습니다. “아마 저 혼자였다면 지금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삼성전자와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특허를 양도 받았고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에선 멘토링으로 큰 도움을 받았어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윤보다 인명 중시하는 기업 만들고파”
신 대표는 2013년 GSM코리아를 설립하기 전 약 15년간 의료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시작했지만 점차 “사람을 구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돈을 좇기보다 사람의 생명 지키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게 신 대표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사실 처음엔 그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 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하다보니 돈이 없어서, 혹은 정보가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더군요.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아직 미미하지만 제 노력이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패기 넘치는 신생 기업과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함께 일궈낸 특별한 신제품 개발 이야기, 잘 보셨나요? 삼성전자는 내일(26일)부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상 특허를 기존 3000여 건에서 2만7000여 건으로 대폭 늘릴 예정입니다. 출원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선데요.
이번 특허 개방을 통해 GSM코리아와 같이 무상 제공 특허를 활용,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기업도 점차 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내 산업 발전과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삼성전자와 스타트업의 노력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삼성투모로우 독자 여러분도 삼성전자의 새로운, 하지만 의미 있는 도전에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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