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프 TV를 사랑하는 사람들_④핸드크래프트 작가 이지영<연재 끝>

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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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프 TV를 사랑하는 사람들 4편 핸드크래프트 작가 이지영<연재 끝>

일상 속 물건 대부분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일부 분야에서이긴 하지만) 수공업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제아무리 정밀하고 성능이 좋아도 기계론 결코 만들 수 없는 가치가 ‘사람 손으로 만든 제품’엔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공예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 역시 하나같이 “기계가 표현해내지 못하는 감성과 따듯함”을 말한다.

수공예 작업실

오늘 소개할 곳은 수공예 작업실이다. 핸드크래프트 작가가 다양한 소품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이곳은 아이들의 감성 교육 공간을 겸하고 있다. 작품이라 해도 손색 없는 수공예 제품에서부터 어린이 수강생의 ‘고사리손 작업물’에 이르기까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플레이포켓(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핸드크래프트 작가 이지영씨를 만났다.

 

수공예 공방에서 펼쳐지는 ‘감성 교육’

수공예 작업

플레이포켓이 여느 공방과 다른 점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수강생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생각한 것들을 손으로 만들고 표현하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감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게 수업 목표. 특정 문제에 대한 ‘정답 내기’에 급급한 학교 수업과 달리 이곳에선 어떤 걸 선택하는 게 더 좋거나 나쁘다고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최소한 여기서만큼은 네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아이들이 정답이 아닌, 각자 원하는 걸 고를 수 있길 바랐어요. 본인이 선택한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플레이포켓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주도하는 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진다. 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뭔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군지 등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지영 작가는 “이곳에서의 교육은 아이들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귀 기울이고 그 선택을 돕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며 “스스로 좋아하는 걸 즐기다보면 어느새 결과가 나오고 그걸 다른 아이와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교사가 앞장서서 학생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학생은 그 방법을 비판 없이 따라 하는 기존 수업과 사뭇 다른 가치를 전하고 있는 셈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즐기면서 아이들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열정과 에너지를 얻게 됐으면 좋겠어요."

핸드크래프트 교육의 최대 장점은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성취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 활동을 통해 그간 자신도 모르게 억눌러온 생각과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이 작가의 설명. 그는 “사람은 특정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도달했을 때 큰 행복감을 느낀다”며 “플레이포켓 수업은 모든 수강생이 수공예를 매개로 직접 목표를 선택하고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 아이들이 일반 수업에선 얻기 어려운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미래 헤쳐나갈 열정 심어주고 싶어요”

핸드크래프트 교육

지금은 여러 아이를 가르치고 있지만 이 작가가 처음부터 핸드크래프트 교육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10년 넘게 일해온 디자인 회사를 그만둔 뒤, 집에서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시작한 공방 운영이 우연히 사업으로까지 연결된 것. 처음엔 아이와 둘이서 함께한 작업물을 책이나 그림, 소품 등으로 만드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거기에 관심 갖는 이들이 생겨났고 수강생도 한두 명씩 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수공예 작업실

플레이포켓은 교육 분야에서 제법 알려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요즘은 이 작가에게 수업을 요청하는 기관과 단체도 적지 않다. 얼마 전엔 용산구 소재 유치원 ‘찰리스 빅 레드하우스’에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제안 받아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요즘엔 ‘힐링’을 목적으로 공방을 찾는 어른도 많다. 이 작가는 “플레이포켓을 찾는 사람들이 바쁜 일상에서 점점 메말라가는 감성을 되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작가가 진행하는 핸드크래프트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작가는 “스스로 선택한 작업을 완성하고 거기서 행복을 느끼면 일에 대한 열정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라며 “플레이포켓을 거쳐간 아이들이 자랐을 때 미래 사회를 헤쳐갈 수 있는 열정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스스로 선택한 재료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해요. 전 플레이포켓을 거친 아이라면 어른이 된 후에도 각자 인생에서 주도적이고 솔직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TV’라는 창문 통해 자연을 보다

세리프 TV

도시 아이들이 자연을 접하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나무보다 빌딩 숲을, 산이나 강보다 도로를 보며 자랄 수밖에 없는 시대이기 때문. 이지영 작가는 아이들에게 되도록 자연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그는 “인간은 결국 자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며 “자연과 만나고 소통해야 일상에서 받는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주로 이용하는 매체는 TV. 공간·시간적 제약이 있는 만큼 화면을 통해서라도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리프 TV

얼마 전 그가 플레이포켓에 세리프 TV를 들여놓은 것도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아이들이 작업할 때 자연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TV를 통해서라도 아이들에게 많은 걸 보여주고 또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세리프 TV

다양한 제품 중에서도 그가 세리프 TV를 선택한 건 아이들에게 TV가 딱딱한 전자제품으로 느껴지지 않길 바랐기 때문. 이 작가는 “세리프 TV를 처음 봤을 때 ‘꼭 창틀 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다”며 “공간과 잘 어울리면서도 아이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친근한 소통의 수단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세리프 TV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핸드크래프트 작가 이지영

이지영 작가는 “내가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경험이 하루하루 이어져 에너지와 만족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자신이 핸드크래프트를 통해 얻은 것들을 좀 더 많은 이와 공유하는 일이다. “기회가 된다면 제가 얻은 경험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감성 콘텐츠 연구소를 만들고 싶어요. 보다 많은 아이들이 감성 교육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건강한 열정 가득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요.” 그 바람, 꼭 이뤄지길.

Photo by Park Woo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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