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소재원, 소설 소재원을 이야기하다.
지난 3월 26일, 강남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딜라이트샵 1층에서는 다양한 사회 연사를 만나는 딜라이트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이날은 <나는 텐프로였다>의 소재원 작가가 ‘희망과 나눔’에 대한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설가 중에 가장 키가 큰 소재원입니다.”
인사와 함께 강연의 문을 연 소재원 작가는 키 189cm의 훤칠한 키와 배우 같은 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소재원 작가는 어떤 주제보다도 자신이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지체 장애 3급의 아버지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 가난했던 어린 시절, 중학교 배구 선수로 발탁돼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던 그는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인대 손상을 겪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배구를 그만두게 됐는데요.
이후, 돈이 없어 그 흔한 노래방, 분식점 등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체, 친구들과 멀어지게 됐다고 합니다. 결국 사회에 대한 분노로 방황하는 소재원 작가에게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미대에 진학한 소재원 작가는 국문과로 전과하길 바라시는 아버지의 설득에 혼란에 빠집니다.
"내가 국문과를 간다고 글 재주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던 그는 결국 아버지와의 갈등 이후, 집을 나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노숙을 시작했는데요.
힘겨운 노숙생활을 하던 소재원 작가는 숙식을 모두 제공해준다 말에 호스트바에 취직합니다. 차츰차츰 돈을 모아 여관방에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점차 글을 쓰는 데만 몰두해 <나는 텐프로였다>의 1차 원고를 완성합니다. 완성된 초고를 보신 아버지는 아무 말없이 노트북과 모니터 그리고 삼겹살을 사주셨습니다.
이후, 글을 쓰는 작업에만 몰두하길 6~7개월!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그는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선 '시각장애 판정'을 내립니다.
글을 쓰는 소설가에게 시각장애라니…… 소재원 작가는 좌절했습니다. 판정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 장애와 함께 알코올 중독에 걸려 삶에 대한 의욕마저 잃은 그는 30여 번의 자살기도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처음으로 그에게 매를 들며 베토벤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에서 가르침을 얻은 소재원 작가는 26살에 마침내 <나는 텐프로였다>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어머니를 찾아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마침내 어머니를 만나는데요.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어머니와 포옹하는 순간 딱 두 마디로 표출됐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죠. 13년 동안 보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덮기 위한 자신의 포장이었다는 것을요. 또한, 아버지가 그동안 어머니를 위해 12가지의 의료보험을 계속 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절대 헤어지지 않는 것이 가족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모든 일이 술술 풀려가기만 할 것 같았지만, 소재원 작가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옵니다. 어머니와의 만남 이후 세 번째 소설이 실패하면서 절필을 결심한 것인데요. 하지만 그의 인생 스승인 아버지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신도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지 못하거늘 하물며 미개한 인간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느냐. 그렇다면, 너는 사람을 사랑해 본 적이 있느냐?”
아버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소재원 작가는 6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하게 되고 마침내 답을 얻습니다.
“제 기준에 현금 1000만 원이 있으면 그 사람은 중산층이라고 생각을 해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소재원 작가는 자신만의 중산층에 대한 정의를 내린 후, 자신의 통장에 1000만 원이 넘으면 항상 기부했다고 합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청중과의 1대 1 질의응답 시간에는 상처와 나눔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청중: 아픈 기억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소재원 작가: 나의 아픈 기억들을 이야기할 때면 지금도 아픕니다. 그런데 왜 아픈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고 좋은 기억보다 더 오래가는 걸까요? 그 이유는 슬픈 기억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진화해오면서 슬픈 기억이 발전의 발판이 되어왔듯, 슬픔을 보듬어 안고 갔을 때 비로소 더욱 발전이 가능한 것이죠.
소재원 작가는 슬픈 기억이 우리를 발전시키는 힘이 된다며 또 다른 관점에서 희망을 풀어냅니다. 이어서 자신이 몸소 겪으며 내린 나눔에 대한 정의를 청중들과 나눴는데요.
나눔은 우리의 기억을 남기는 저장장치라는 소재원 작가, 여러분에게 나눔은 어떤 의미인가요?
시련이 성장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나눔이 사랑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3월 딜라이트 토크에서 진행된 소재원 작가의 강연은 ‘희망과 나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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