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실을 ‘홈 시네마’로 만들어주는 간편한 화질 보정 앱 EZCal 개발 스토리
펜데믹 이후 영화관 좌석 대신 거실 소파, 대형 스크린 대신 QLED TV, 이제 극장 대신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CES 2021에서 집에서도 ‘영화관 느낌’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용자들을 위해 TV 화질을 영화 스크린처럼 조정할 수 있는 ‘EZCal’ 앱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화질을 쉽고 빠르게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EZCal 앱은 어떻게 기획했는지, 상용화를 위해 어떤 준비 중인지 삼성전자 뉴스룸이 개발진을 만나 스토리를 들어봤다.
‘영화관처럼 정확한 화질’을 집에서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EZCal 앱
2019년 8월, 크리스토퍼 놀란, 제임스 카메룬 등 할리우드 영화 감독들은 ‘필름 메이커 모드(Film maker mode)’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필름 메이커 모드’는 창작자들이 영상 제작 시 의도했던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탑재된 옵션이다. 이 ‘화질’은 할리우드 영상 제작자뿐만 아니라 TV 화질 전문 엔지니어, 국제 화질 표준 기관 전문가, 화질 조정 솔루션 개발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선호하고, ‘Creator intended 화질’ 또는 ‘국제 방송 영상 표준 화질’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간단한 옵션으로 구성된 ‘필름 메이커 모드’는 ‘영화관처럼 정확한 화질’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쉽게 집에서 ‘영화관 화질’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곤 스마트폰 앱을 통해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주고받은 색상 데이터로 화질을 쉽게 조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김지만 엔지니어는 “앱은 원하는 사용자만 사용하면 되니 비용적인 부담도 덜 수 있고, 조작이 쉬워 쉽게 원하는 화질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질 조정 앱의 이름은 ‘Easy Calibration(쉬운 조정)’의 약자인 ‘EZCal’로 정해졌다. 올해 1월 CES 2021에서 처음 공개된 EZCal은 원작자가 의도한 화질을 앱으로 세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을 받았고, 전문가 포럼인 AVS Forum에서 BEST CES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계측과 패턴 확인 후 화질 조정까지… 고가 장비 압축한 EZCal의 원리
EZCal 개발 전까지 TV의 화질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암실에 가깝게 빛이 차단된 실내와 고가의 장비들이 갖춰져야 했다. 먼저 패턴 제너레이터와 광학 계측기를 화질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설치된 PC에 연결하고, 패턴 제너레이터가 출력해 낸 패턴을 인식하기 위해 광학계측기를 TV 화면에 근접시켰다. 이후 PC를 통해 화질 조정을 진행하는데, 수동인 경우 최대 2시간까지 소요될 만큼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화질에 대한 기본 지식까지 필요로 해 일반 사용자들은 조정을 시도하기도 어려웠다.
우준희 엔지니어는 “어떻게 현존하는 화질 조정 시스템을 벗어나 사용자의 경험에 녹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화질 조정 단계를 하나씩 심플하게 생각하고, 고가의 장비들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고 개발 초기에 고민한 부분과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TV 화면의 광학 데이터를 측정하는 계측기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체했다. 문제는 스마트폰으로 획득할 수 있는 색상값인 RGB 스펙트럼으로는 TV 화질을 조정할 수 없다는 것. 박재성 엔지니어는 “TV 화질은 사람이 눈으로 보는 색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국제 조명 협회(CIE)가 규정한 XYZ 색좌표가 필요했다”며 “RGB 스펙트럼을 색좌표값 XYZ로 변환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 화질 조정의 핵심이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영상 패턴 제너레이터는 TV에서 영상 패턴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꿨고, 화질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PC의 연동은 Wi-Fi로 연결된 스마트폰과 TV로 해결했다. 김지만 엔지니어는 “QLED TV와 갤럭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EZCal 개발에 적합한지 검증을 거치면서 복잡했던 화질 조정 과정을 앱 하나에 압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원하는 만큼 화질을 조정할 수 있는 EZCal만의 세 가지 모드
EZCal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빠르게 TV 화질을 원하는 만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EZCal을 설치해 실행하면 TV에 내장된 타이젠(Tizen) 앱이 백그라운드로 동작하는데, 이때 화질 조정의 세밀도에 따라 ‘퀵 모드’, ‘베이직 모드’, ‘프로페셔널 모드’ 세 가지 옵션 중 원하는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퀵 모드’는 이름처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용이한 조정을 해주는 옵션이다. 처음 나타나는 메인 화면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카메라가 영상 패턴을 촬영한 뒤 획득한 RGB 스펙트럼 데이터를 XYZ 색좌표 값으로 변환한다. 정성운 엔지니어는 “퀵 모드로 화질을 조정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5~30초 정도다. 효과적인 조정을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 단계 높은 ‘베이직 모드’는 퀵 모드보다 조정 범위가 넓다. 2포인트 내로 조정되었던 화이트밸런스가 20포인트 단위로 늘어났고, 영상 신호의 밝기를 관장하는 감마, 신호의 세기별 컬러의 일관성을 담당하는 그레이스케일 선형성도 조정이 가능해 한층 최적화된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재성 엔지니어는 “퀵 모드는 일반 사용자가 영화를 더욱 의미 있게 즐기기 위한 기능이었다면, 베이직 모드는 화질에 조금 더 민감한 영화 매니아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프로페셔널 모드는 일반 사용자가 아닌, 화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을 위한 고급 설정 모드. 조정 시간은 12~15분으로 세 모드 중 가장 길지만, 그만큼 밝기는 물론 색상까지도 세부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정성운 엔지니어는 “프로페셔널 모드는 영화 감상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게임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며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전등을 끈 상태로 삼각대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팁을 전했다.
사용자에게 최상의 화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만큼, 삼성전자의 QLED TV는 오랜 기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3일 출시한 2021년형 QLED TV의 국내 판매량은 출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만 대를 넘어섰다. 큰 화면과 다양한 기능을 강점으로, 집에서도 수준 높은 시청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혁신을 거듭한 덕분이다.
‘최상의 화질’을 향한 삼성전자의 끝없는 고민은 제작자와 사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영화관처럼 정확한 화질’을 QLED TV로 구현하는 EZCal의 개발로 이어졌다. 개발진은 EZCal이 창작자가 의도한 화질을 TV에서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의 목적에 따라 TV 화질 조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성운 엔지니어는 “향후 EZCal은 영화, 사진과 같은 미디어 감상 목적에서 점차 확장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이다”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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