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양한 제품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 타이젠(Tizen) 개발 10년의 이야기
삼성전자는 10월 12일(미국 시간)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2(Samsung Developer Conference 2022, 이하 ΄SDC΄)΄를 개최한다. 올해 SDC 주요 화두는 바로 ‘다양한 기기들의 직관적이고 유기적인 연결로 더욱 스마트해진 사용자 경험.’ 이러한 차세대 연결 경험 제공을 위해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OS)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찌감치 OS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고, 2012년 4월, 마침내 리눅스 기반의 오픈 소스 플랫폼 ‘타이젠(Tizen)’의 첫 번째 버전을 선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10년 후, 올해 SDC에서 Tizen 7.0의 새로운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그 시간 동안 타이젠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성장해 왔을까.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타이젠과 함께 해 온 삼성리서치의 정진민 상무와 윤진, 문선아 연구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나의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첫 걸음
타이젠은 삼성전자 주도로 개발된 운영체제로, 저사양부터 고사양까지 다양한 스마트 기기 지원이 가능한 리눅스 기반의 오픈 소스 플랫폼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에 적용해 원활한 제품 구동을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2021년 말 기준 전세계 약 3억 3천만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에 탑재됐다.
타이젠 개발의 배경에 대해 정진민 상무는 이렇게 회상했다.
“삼성전자의 기기를 차별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타이젠이 꼭 필요했다. 타이젠 개발 이후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초기 개발 과정에는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타이젠의 가능성과 활용성을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었고, 삼성전자의 자체 OS 개발 프로젝트를 이끈다는 자긍심으로 연구에 매진해왔다.”
삼성전자는 2014년, 웨어러블 제품인 ‘삼성 기어 2’에 최초로 타이젠을 탑재해 첫 상품화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듬해 2015년형 삼성 스마트 TV에 타이젠을 적용하며 스마트 T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왜 타이젠인가?
타이젠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첫째, 어떤 형태의 스마트 기기에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다. 이를 위해 타이젠은 플랫폼 개선 과정을 거쳤다. 제품군에 따라 여러 개의 프로파일(Profile)을 정립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Tizen Common’과 특정 제품에만 필요한 ‘특화 모듈’로 구성한 것. 새로운 제품에도 빠르게 플랫폼을 수정, 적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때문에, 냉장고, 에어컨, 스마트 TV, 모바일 기기 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 가능하다.
둘째, 삼성전자가 보유한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상품화 경험을 녹여냈다. 타이젠 플랫폼은 적은 메모리 사용과 저전력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 누구나 사용 가능한 오픈 소스인데다가, 바로 상품화에 쓰일 수 있는 최적화된 성능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자체 OS로서 제품 개발에 용이하다.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적시에 추가하기 위해 플랫폼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
정진민 상무는 “전 세계적으로도 자체 OS를 보유한 기업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타이젠이라는 자체 OS를 보유했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강점을 지닌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타이젠 10년, 숨은 주역들
타이젠의 성장 뒤에는 많은 개발진의 숨은 노력들이 있었다.
윤진 연구원은 초기 프로젝트부터 참여해 가장 가까이서 타이젠의 성장과 함께해왔다. 그는 “스마트 TV를 중심으로 타이젠이 적용되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면서 꾸준히 진화, 발전하고 있다. 또, 새로운 개발 언어, 프레임워크, 인프라 등이 도입되며 개발 편의성이 향상됐고, 개발자들의 생산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지금은 타이젠이 적용되는 각 제품군에 걸맞은 사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윤 연구원은 “타이젠의 코드 소스는 실제 상품화 경험을 거쳐 굉장히 안정적인 수준으로, 여기에 성능적 디테일과 보안성까지 갖춰 외부 개발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젠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기로 확장하며 생태계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픈 소스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의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서 서로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소프트웨어의 개선에도 직접 기여하기 때문. 어느덧 8년째 타이젠 개발을 담당하는 MDE 랩 문선아 연구원의 업무에 오픈 소스 유지 보수가 포함되는 이유기도 하다. 타이젠 개발에도 수많은 오픈 소스가 사용됐는데, 문 연구원은 각각의 오픈 소스를 모니터링해 오류를 분석하고 의견을 나누며 외부 개발자들이 타이젠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개발자의 성장과 사업부간 협업을 이끄는 타이젠
타이젠은 삼성전자에, 또 개발팀에게 단순한 OS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일례로, 플랫폼 개발은 끊임없는 유지 보수가 필요하므로 그 과정에서 개발자의 꾸준한 역량 강화를 요구하기도 한다. 타이젠은 개발팀 개개인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기가 됐다. 타이젠 개발 팀원들은 지난 10년간 제로에서부터 플랫폼 코드를 쌓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분야별 전문가로 성장했다. 자발적으로 스터디에 참여하며 꾸준한 학습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문선아 연구원은 “타이젠은 삼성전자 제품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징검다리와 같다”며 “OS를 제품에 탑재하기 위해 사업부 간 협업은 필수적이다. 이때 서로의 개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고, 우리 OS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타이젠이 그리는 미래, “더 많은 기기에서 연결된 경험을 제공”
TV, 냉장고, 세탁기, 로봇 청소기까지 우리 주변의 많은 기기들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진화해 온 타이젠. 앞으로 타이젠이 그려 나갈 미래에 관해 물었다.
윤 연구원은 “IoT로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는 시대다. 타이젠 앱 개발의 생산성을 높여 삼성전자의 수많은 제품이 서로 연계된 생태계에서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문 연구원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더 발전된 기술을 적용해 나가며 타이젠의 다채로운 활용을 주도하고 싶다”며 “타이젠과 함께 성장하면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핵심 기여자인 ‘메인테이너’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상무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타이젠이 탑재돼, 여러 기기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며 메타버스와 같은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리서치는 다양한 타이젠 기기들의 다중 기기 경험(MDE, Multi-Device Experience) 연동 기술, 모듈러 AI 등 타이젠으로 연결된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기술을 다양한 부서와 협력 개발하고 있다.
이번 SDC에서도 타이젠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들어볼 수 있다. 삼성리서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타이젠 7.0의 유연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기를 얼마나 쉽게 만들 수 있는지, 새로운 버전의 타이젠이 어떻게 지능형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초연결∙지능화 시대를 맞아 새롭게 진화할 타이젠의 앞날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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