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렌즈를 통해 담아낸 세상…스티브 맥커리, 삼성 아트 스토어와 만나다
상징적인 인물 사진 ‘아프칸 소녀(Afghan Girl)’의 사진작가로 잘 알려진 보도사진 작가 모임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의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는 지난 40여 년간 현대 사진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전쟁, 사라져가는 문화, 고대 전통, 현대 사회 등을 독특하고 개성 있는 방식으로 담아낸다. 인도 번화가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 이르기까지 맥커리의 작품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휴먼 스토리가 담긴 창 역할을 해왔다.
매그넘 포토스 (Magnum Photos)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도사진작가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다. 뉴욕, 런던, 파리에 위치한 네 개의 편집국을 통해 전 세계 언론, 출판사, 광고, 텔레비전, 갤러리 그리고 박물관에 사진을 제공한다. 매그넘의 사진 라이브러리는 전 세계에서 매일 새로운 작품이 업데이트되는 살아있는 기록 보관소로, 방대한 양의 사진을 소장하고 있다.
대륙과 문화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이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TV ‘더 프레임’과 만났다. 이제 삼성 아트 스토어를 통해 집에서도 스토리가 담긴 맥커리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삼성 뉴스룸이 스티브 맥커리와 만나 그의 작품에 대한 영감의 원천에 대해 살펴보았다. 또한 스토리로 가득한 그의 작품을 기술이 어떻게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메라 렌즈로 담아내는 보편성
Q: 사진가로서 지금까지 작업 방식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요한 순간이나 경험이 있다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경계를 허물고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졸업 후 신문사에서 2년간 일해 모은 돈으로 인도행 편도 티켓을 샀다. 2년간 인도와 네팔 전역을 다니며 다양한 잡지 사진을 촬영을 했다.
1979년 봄, 파키스탄 북서부 치트랄(Chitral)에 있는 마을의 작은 호텔에 묵으면서 누리스탄(Nuristan)에서 온 아프간 난민들을 만났다. 사진작가라고 소개하자 그들은 격렬한 내전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자고 말했다. 하지만 분쟁 지역에서 촬영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며칠 후, 그들과 함께 산을 넘어 아프가니스탄에서 약 3주간 촬영을 했다. 대부분의 마을이 폐허가 되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전할 사람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도로가 모두 막혀 있거나 정부가 통제 중이었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을 해야만 했다. 그곳에서 만나 친해진 사람들도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와 아름다움에 큰 영향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생활 방식은 색달랐다. 현대 편의시설이 없었으며, 모든 것이 기본으로 돌아가는 심플한 라이프스타일 방식에 흥미를 갖게 돼 이후로 몇 번이고 그곳을 다시 찾기도 했다.
Q: 작가님의 사진은 날것 그대로의 감정과 친숙한 모습을 잘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어떻게 다른 문화권의 피사체와 신뢰를 쌓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의적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배웠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는지 잘 설명한다면 사람들은 열린 마음으로 촬영에 응한다.
내 작품에는 세상을 관찰하고 주변을 바라보는 방식이 담겨 있다. 다양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보편성을 찾고자 한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와 상관없이 인간의 삶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Q: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는 인도 라자스탄(Rajasthan)의 오래된 마을에서 찍은 것이다. 마을 전체가 아름다운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코너를 돌다 아이들이 축제 때 벽에 남긴 손자국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이 프레임 속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담으면 멋진 그림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 자리에 두 시간 동안 서 있던 중 마침내 한 남자아이가 프레임 속으로 달려왔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매우 만족하는 사진이다.
작품을 거실로, 더 프레임이 선사하는 아티스트와의 만남
Q: 올해 더 프레임에 전시된 작업에 대한 반응은 어땠는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더 프레임을 통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늘 색다른 인테리어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것 같다.
더 프레임은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다채로운 작품과 만나게 해준다. 반 고흐(Van Gogh)나 다빈치(Da Vinci)의 고전 명화뿐만 아니라 신진 아티스트의 작품과 나란히 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Q: 더 프레임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과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차이가 있는가?
더 프레임은 스크린을 다이내믹한 아트 디스플레이로 전환해 미술관에서 직접 볼 수 없는 작품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오리지널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집에서 더 프레임으로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것 또한 묘미다.
Q: 더 프레임에 전시된 작가님의 작품을 추천한다면? 각각 간단한 설명 부탁드린다.
티베트는 수 세기 동안 신성한 글귀로 장식된 기도 깃발을 걸어왔다. 바람으로 깃발이 펄럭이면 특별한 기도와 진언이 바람을 타고 모든 생명체에게 선의와 자비를 베풀어준다고 믿는다.
카슈미르 달(Dal) 호숫가에서 꽃을 파는 상인들과 2주간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꽃을 선물하는 것은 카슈미르의 오래된 전통이자 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꽃으로 가득한 시카라(shikaras)를 보면 번잡한 주변 도시와 대조되는 깊은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사진 예술
Q: 기술이 그간 작업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커리어 전반에 걸쳐 필름 사진으로만 작업을 했지만 요즘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작품을 보는 방식이나 사진 촬영 기법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조도가 훨씬 낮거나 열악한 상황에서도 촬영이 가능해지기는 했지만 촬영 기법과 관계없이 모든 사진에 적용되는 진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영원한 것은 없고 과거에 대한 향수도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미래를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Q: 갤러리, 미술관, 매거진 표지 등 작품을 전시했던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더 프레임의 디지털 포맷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매체마다 장점이 각각 다르다. 디지털 아트는 사실상 영구적이며 열과 빛에 노출되어도 색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개인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많은 미술관에서 다양한 포맷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으로 기존 전시를 보완하는 추세다.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살펴보는 것 또한 재미 요소이다.
더 프레임은 가정에서도 편안하게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뉴욕 존에프케네디국제공항(JFK)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내 작품을 본 것이 기억에 남는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터미널을 지나가며 작품을 즐기는 모습이 초현실적이었고 즐거웠다. 더 프레임에 작품을 전시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새로운 차원의 경험이라 생각한다.
Q: 휴대폰을 카메라처럼 사용하는 디지털 시대에 전문 사진가의 역할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인스타그램, 디지털, 필름 등 매체나 플랫폼, 기술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사진은 스토리텔링과 창의력, 자신만의 해석과 목소리를 통해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고, 사진으로 이를 전달하는 것이어야 한다.
Q: 2024년 계획은?
내년에는 남극으로 떠나 짧은 스토리를 담은 신간을 제작할 예정이다.
스티브 맥커리의 더 많은 작품은 더 프레임 아트 스토어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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