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G ‘초고주파-전자파’ 표준, 세계 최초로 제안했죠”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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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의 ‘숨은 조력자’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수상 우정수·권혁춘 씨

막힘없는 정보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5G

‘막힘없는 정보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한국에서 가장 빨리 개통됐다. 8K 영상서비스, 자율주행, 로봇 등 차세대 서비스를 현실화할 5G의 상용화는 보이지 않는 국제 표준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5G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기 삼성전자는 국제 표준화를 위한 전방위적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산업계(3GPP[1]) 주도의 5G 기술 표준화. 이는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이를 바탕으로 정부 주도의 ‘공적 표준(de jure standard)’을 이뤄야 5G 주파수(ITU-R)·전자파(IEC) 표준화가 성립된다. 쉽게 말해 기술 표준화가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같다면, 주파수·전자파 표준화는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를 선정하고 해당 교통 규칙을 만드는 셈이다.

산업계·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5G 주파수·전자파 국제 표준화를 이뤄낸 공로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은 삼성전자 우정수·권혁춘 씨(이상 삼성리서치 표준리서치팀)를 뉴스룸에서 만났다.

▲ 삼성리서치 표준리서치팀의 우정수(왼쪽)•권혁춘 씨

▲ 삼성리서치 표준리서치팀의 우정수(왼쪽)·권혁춘 씨

초고주파 표준화,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초고속, 대량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5G는 기존 6GHz 이하 저주파 외에 밀리미터파(mmWave)라 불리는 초고주파를 사용한다. 이는 5G 이동통신에 처음으로 적용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28GHz라는 최적의 5G용 초고주파 대역을 발굴해 국제 표준화와 상용화 작업을 병행해왔다.

우정수 씨는 “1세대~4세대(1G~4G)가 단계적으로 통신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이었다면, 5G는 전에 이동통신으로 사용된 적이 없는 초고주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았다”면서 “회사와 연구원들이 업계에서 가장 앞서 28GHz 발굴과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값진 경험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8GHz 초고주파 대역은 지난해 국제 표준화와 함께 한국, 미국 등에서 5G 상용서비스를 위한 주파수로 채택이 된 상태다.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초고주파 관련 기술 개발 외에도 △28GHz를 위성 등 이미 다른 용도로 쓰고 있는 국가들의 견제, △초창기 5G 서비스에 대한 무관심 등 장애물이 만만치 않았다.

삼성리서치 표준리서치팀의 우정수 씨가 설명중인 모습

무엇보다 28GHz 대역이 5G 국제 표준이 되기 위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R)[2]의 채택이 필수였다. 이곳의 승인을 거쳐야 세계 ITU 회원국들이 해당 주파수 대역을 5G 서비스에 공통으로 할당해 국가 간 5G 통신서비스 호환성과 로밍 사용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와 기업들의 미온적인 반응 속에 ITU-R 채택은 ‘가시밭길’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

“오뚝이처럼 계속해서 일어났다”는 우정수 씨 표현처럼, 28GHz 대역 활용은 초고주파 기술이 나온 후 9년에 걸친 세 번째 도전 만에 ITU-R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그는 “그동안 한국 ITU-R 연구위원회에서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기술 이론과 연구 결과를 축적한 게 큰 도움이 됐고, 함께 머리를 맞대 국가 기반 표준화를 진행했다”며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초고주파 대역 연구와 기술 개발에 나섰기에, 글로벌 리더십을 가지고 국제 표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5G 초고주파 국제 표준화 과정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뉴스룸 기사 [5G 표준 선구자] (상) 초고주파 ‘기회의 땅’ 발굴, 차세대 통신기술 선도[5G 표준 선구자] (하) ‘48개월→27개월’…숨가빴던 표준화 여정을 참조

“5G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전자파 측정방법 새롭게 제시”

통신, 전자기기가 빛을 보기 위해선 전자파 규제 역시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전파를 집중해 수신 신호의 세기를 높이는 5G 초고주파용 빔포밍(Beamforming) 기술[3]은 전자파 측정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방법론을 필요로 했다.

권혁춘 씨는 “5G 논의 초기, 업계에서는 초고주파 사용의 기술적인 어려움과 전자파 측정 방식 개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5G와 초고주파에 대한 치밀한 연구 끝에 기존 전자파흡수율(SAR) 평가방법 대신, 새로운 전력 밀도(PD) 평가방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4G를 비롯한 현 이동통신 기기는 국제 표준인 전자파흡수율 측정방법을 적용해 전자파를 규제한다. 이와 달리 5G 초고주파용 전력 밀도 평가방법은 빔포밍에 따라 전자파가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노출되는지 등을 고려하여 기지국과 단말기의 전력 밀도를 측정·평가하는 형태다.

권혁춘 씨는 “인증기관과 산업계, 그리고 학계 등 여러 기관의 아이디어를 모아 지난해 5G 전자파 측정 방안을 마련했다며 “5G 전자파 측정 방식을 제도화한 건 한국이 세계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2015년부터 연구·개발해온 5G 전력 밀도 평가방법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4]에서도 받아들여져,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활용하는 국제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리서치 표준리서치팀의 권혁춘 씨가 설명중인 모습

여기서 잠깐, 5G 전자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권혁춘 씨는 “기존 세대 통신들과 마찬가지로 5G 초고주파 기술 또한 국가가 관리 감독하는 기준치에 적합하게 적용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전자파 또한 4G와 비슷한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신규 서비스·단말기, 차세대 통신 연구도 박차”

5G 상용화가 첫 발을 내딛고 있는 이 시점, 삼성전자 연구원들은 이미 미래를 보며 뛰고 있다.

우정수 씨는 “5G 고도화 주파수 표준은 물론 차세대 통신 서비스에 대한 주파수 표준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관련된 새로운 주파수 대역 확보와 국제 표준화는 세계 각국이 처한 상황과 맞물려 다년간에 걸친 시일이 필요한 만큼, 미래를 내다보며 연구 활동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리서치 표준리서치팀의 우정수(왼쪽)•권혁춘 씨

권혁춘 씨는 “5G 서비스 본격화와 함께 지금껏 보지 못했던 차세대 통신 서비스가 복잡다단한 단말기들을 통해 출현할 전망”이라며 “이들에 대한 전자파 측정 방법에 대해 연구를 지속할 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에 대한 대응 역시 선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무선 통신 관련 국제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창설된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 세계 전자‧이동통신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2]ITU-R(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 Radiocommunication), 국제연합(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전파통신부분. 193개 국가 간 주파수 사용 협력, 전파혼신방지 규칙 제정
[3]전파 도달거리가 짧은 초고주파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스마트 배열 안테나를 이용, 전파를 사용자가 있는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기술
[4]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 전기, 전자 및 통신과 관련된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을 개발/제정하고 공표하는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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