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칼럼] 作作하는 그녀_②글쓰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2013년의 어느 날, ‘책 한 권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전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왜? 어떻게? 제대로 글을 써본 적도 없는데….’ 제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해졌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던 전 ‘일단 한 번 써보고 내 자신을 평가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사내 기자 활동 1년 만에 ‘최우수상’ 받다
글쓰기는 제 어머니의 오랜 꿈이었습니다(전편에 이어 또 어머니가 ‘출연’하셨네요).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꿈꾼 적도 없었지만 마음 한 구석엔 엄마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단 생각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삼성투모로우와 제 인연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몇 년 전 ‘삼성투모로우 블로거스(Bloggers)’란 명칭으로 잠시 활동한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만 해도 신입사원 티를 갓 벗은 시기여서 스스로 흡족할 만큼 열심히 활동하진 못했지만요.
제게 ‘지속적 글쓰기’의 기억은 대학 1학년 때부터 지금껏 매년, 혹은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계속해오고 있는 ‘이력서∙자기소개서 업데이트하기’입니다(앗, 이직을 준비하려는 건 절대 아니니 오해하진 마시고요).
블로거스 활동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제 글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받고 싶어 지난해 사내 임직원 기자 프로그램인 ‘삼성 라이브 리포터즈’에 신청,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최우수 리포터즈’로 선발됐죠. 그 과정에서 전 책 출간 제의를 받을 때 떠올랐던 제 머릿속 물음표가 조금씩 느낌표로 변하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 삼성투모로우 임직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것도 그 덕분이겠죠?
언젠가 제 글에 대해 이런 피드백을 접했습니다. “선임님 기사를 열심히 봤는데 하나같이 ‘밖에서 관찰한’ 게 아니라 ‘안에 직접 들어가 쓴’ 것 같더군요.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을 준다는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이렇게 제 글에 남겨주신 독자들의 댓글과 메일 등은 말로 전해지는 피드백보다 진실되고 값진 것 같아 무척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꽃 사진 찍기와 글쓰기의 공통점?!
전 꽃을 참 좋아합니다. 꽃 사진도 즐겨 찍죠. 왜 갑자기 꽃 타령이냐고요? 꽃 사진을 찍는 일과 글 쓰는 일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섭니다. 꽃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앵글을 맞추다보면 늘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 송이를 모두 담는 게 좋을까, 한 송이를 제대로 담는 게 좋을까?’ 결과물을 놓고 보면 후자가 옳은 선택이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100송이를 다 담으려다 자칫 한 송이의 아름다움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꽃밭을 한 장의 사진에 담으려 하면 개별 꽃송이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죠. 하지만 정성껏 만든 꽃다발 사진엔 그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맨 오른쪽 사진은 제가 직접 만든 ‘미니 카네이션 꽃다발’이에요)
글쓰기도 마찬가집니다. 한 편에 너무 많은 걸 담으려 욕심 부리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낳기 십상이거든요. 사실 이 문제는 비단 글쓰기뿐 아니라 제 인생에 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한 편의 글에 수많은 문장을 넣고 싶은 욕심, ‘이연희’란 사람에 수많은 모습을 담고 싶은 욕심. 넘치는 욕심을 현명하게 누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 말이죠.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 욕심을 장점으로 바꿔볼 순 없을까?’ 비록 한 송이의 아름다움이 오롯이 돋보이진 않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꽃다발이나 꽃바구니처럼 여러 단계의 손을 거쳐 모여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대상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글이나 인생 역시 ‘내 손길을 거쳐 보다 조화로운 모습으로 완성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제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내 글에선 비유와 허세를 비워내고 그 자리에 메시지와 뜻, 향기와 느낌을 담자’고요.
▲좋은 글을 쓰려면 다양한 경험은 필수입니다. 성공한 이들의 꿈과 비전을 엿보는 일도 그중 하나죠. 서진규 희망연구소장 강연을 듣고 그와 나눈 대화 역시 제겐 더없이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삶은 ‘한 권의 책 쓰기’
전 책을 읽을 때 ‘작가의 말(혹은 머리말)’을 굉장히 주의 깊게 읽습니다. 독서할 때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머리말’에 해당하는 시기는 20대, 혹은 30대가 아닐까 합니다.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더더욱 집중하고 고민하며 자신을 성찰해야 하는 시간 말이죠. 청소년 시기에 인생이란 책의 ‘제목’이 정해진다고 했을 때 청년기에 머리말을 어떻게 완성하느냐에 따라 이후 삶을 멋진 본문을 채울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제 인생의 책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제목이 정해졌고 한창 머리말을 작성하는 중이죠. 그 안엔 또 어떤 얘기가 담기게 될까요? ‘(살지 않는다면 모를까, 일단 살기로 했으면) 세상이 기억하는 멋진 존재가 되자!’ 제 좌우명입니다. 제 이름(延姬)의 뜻이기도 하죠. 전 앞으로도 이 세상이 절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let the world remember me)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 기록해나갈 겁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멋진 인생 얘길 글로 한 번 녹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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