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칼럼] 징징 손언니_⑤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중국 음식 이야기<下>음식 재료와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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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칼럼 징징 손언니.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중국 음식 이야기. 음식 재료와 이름. 개성 넘치는 임직원 네 명이 매주 색다른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우리 삶 가까이 있는 IT와 일상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징징 손언니입니다. 벌써 오늘이 마지막 시간인데요. 제 글로 여러분이 조금이나마 중국을 가깝게 느끼실 수 있었길 바라봅니다.

오늘은 지난 편에서 예고해 드린 대로 중국 음식, 그 두 번째 얘깁니다. 주제는 '중국 요리에서 많이 쓰는 조리법과 재료'인데요. 특별히 제 단골 음식점의 메뉴판 사진을 (사장님의 양해를 구하고!) 촬영해왔으니 실제 어떤 메뉴들이 판매되고 있는지도 한 번 살펴보시죠.

우선 중국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식재료들을 살펴볼까요? 물론 여기서 언급되는 재료는 중국의 방대한 요리 문화를 생각하면 '새 발의 피'지만 그래도 대표적인 것들만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1. 육류
중국 생활을 하면서 육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요. 바로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몸에도 좋고, 중국에선 가격도 더 비싸다는 사실입니다. 국내에선 여전히 소고기를 육류의 으뜸 재료로 얘기하는데요. 중국 음식을 많이 먹다보니 돼지기름이 들어간 요리의 맛이 한층 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게다가 흔히 '마블링'이라고 부르는 소고기 지방은 생각보다 몸에 좋지 않다고 하잖아요. 

중국에선 하루에 적어도 한 끼는 육류 요리를 먹는 게 일반적인데요. 개구리와 뱀부터 비둘기, 원숭이까지 수많은 식재료가 활용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많이 쓰이는 건 돼지고기·소고기·닭고기·양고기랍니다. 양고기는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식재료지만 중국인들의 '양 꼬치 사랑'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중국 식당의 메뉴판에서 자주 보이는 육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음식당에 가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고기들


2. 해산물 
해산물 재료 역시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한데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재료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같은 양념을 사용해 맛은 비슷하지만 고기를 쓰느냐, 해산물을 쓰느냐에 따라 음식 이름의 뒷글자만 달라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예를 들어 한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탕수육을 중국에선 '糖醋里脊[tángcùlǐjǐ]’라고 합니다. 여기서 ‘糖醋’는 달고 신맛을 내는 양념을, ‘里脊’는 고기 등심 부위를 각각 일컫습니다. 여기에 ‘어류’를 뜻하는 ‘鱼[yú]’가 붙으면 생선에 달고 신 양념을 한 요리 ‘糖醋鱼[tángcùyú]'가 되죠. 아래 그림을 보시면 비슷한 양념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양념으로 만드는 탕수육(왼쪽)·탕수어

▲비슷한 양념으로 만드는 탕수육(왼쪽)·탕수어

참고로 중국 요리에서 자주 쓰이는 해산물의 주요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중국에서 주로 쓰이는 해산물 재료. 물고기, 새우, 바닷가재, 게, 상어 지느러미

3. 채소류
중국인이 한국인에 비해 월등히 많이 먹는 채소는 청경채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중국에 있을 때 제일 좋아했던 음식이 훠궈(火锅)이고 거기에 넣어 먹는 채소 중 가장 좋아했던 게 배추(白菜)와 청경채(油菜)랍니다. 훠궈는 먹는 이가 좋아하는 재료는 뭐든 넣어 먹을 수 있고 20여 가지 이상의 재료로 '나만의 소스'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어 생각 없이 먹다간 어느새 배가 불러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답니다. 그리고 한국엔 없지만 간단하게 식전 음식으로 먹으면 좋을 만한 채소도 하나 소개드릴게요. 바로 콩신차이(空心菜)란 건데요. 중국인들은 속이 뻥 뚫려 있는 콩신차이에 기본 간만 해서 볶아 먹곤 한답니다. 입맛 돋우고 몸에도 좋은, 고마운 채소죠.  
 

훠궈와 콩신차이 

▲훠궈(왼쪽 사진)와 콩신차이 

무, 당근, 시금치, 양파, 파, 마늘, 부추, 토마토, 고추, 가지, 호박, 오이. 청경채 등 중국음식에서 쓰이는 채소들

'炒'는 볶음 요리, '炸'은 튀김 요리 


이번엔 조리법 관련 어휘, 그리고 중국요리 명칭의 유래를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음식 냄새=기름 냄새'라고 할 수 있을만큼 중국엔 볶음 요리가 많습니다. 처음 볶음 요리를 먹고 난 후 남은 기름을 마시는 중국인이 마냥 신기했었는데요. 알고보니 그 기름이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한 식용유는 아니었습니다. 중국 요리에서 기름은 고추·마늘·파 등을 활용, 특유의 향을 내는 데 1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중국 볶음 요리엔 ‘炒[chǎo]’란 말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가장 흔히 먹는 볶음밥과 볶음면은 각각 ‘炒饭[chǎofàn]’과 ‘炒面[chǎomiàn]’이라고 발음하죠. 한국인이 육류를 먹는 가장 보편적 방법인 구이 요리는 ‘烤[kǎo]’라고 하는데요. ‘고기를 굽다’는 간단하게 ‘烤肉[kǎoròu]’라고 하면 됩니다. 역시 기름을 넣긴 하지만 부침개처럼 지지는 요리는 ‘煎[jiān]’이라고 하는데요. 부침개나 전 방식의 요리를 보통 ‘煎饼[jiānbing]'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전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중국 부침개도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드셔보세요. 

튀김 요리엔 ‘炸[zhà]’를 씁니다. 닭튀김, 즉 프라이드치킨은 ‘炸鸡[zhájī]’라고 하죠. ‘烧[shāo]’는 굽거나 졸이는 방법을 말합니다. 구운 닭을 ‘烧鸡[shāojī]’라 하기도 하고 돼지고기를 볶아 간장으로 맛을 낸 ‘红烧肉[hóngshāoròu]'는 졸이는 요리법을 썼다고 보면 됩니다.

중국의 대표 음식인 '빠오즈(包子)'는 굽는 것, 튀기는 것, 찌는 것 등 그야말로 다양한 조리법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전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찌는 빠오즈를 좋아합니다. 이런 조리 방식은 '蒸[zhēng]’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한국 대표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비빔밥의 경우엔 ‘비비다’는 뜻의 ‘拌[bàn]’을 사용해 ‘拌饭[bànfàn]'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 용어를 기본으로 익힌 후 중국 음식 메뉴판을 한 번 살펴볼까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약속이나 한 듯 네 글자 요리가 많습니다. 이 음식점의 경우, 중국어 발음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게 재미있죠?  

한국어로 음식을 설명해둔 중국 음식점 메뉴판의 모습

▲한국어로 음식을 설명해둔 중국 음식점 메뉴판 

중국 음식명은 보통 '음식의 특징'에 '주재료(또는 부재료) 명칭'을 더해 구성됩니다. 음식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어떤 용기에 담겨 나오는지, 혹은 어떤 그릇에 요리했는지 나타내기도 하고(위 메뉴의 24번 '铁板牛肉'는 철판에 볶은 소고기 요리입니다. 한국인 입맛에 무난하게 맞고 보통 철판에 담겨 나옵니다) 요리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위 메뉴의 28번 '水煮牛肉'을 직역하면 물에 끓인 소고기 정도가 됩니다. '매콤한 소고기탕'인 셈이죠) 이 외에도 탕수육이나 탕수어와 같이 음식의 향이나 맛, 소스 등을 표현한 명칭도 있답니다(위 메뉴 22번 '荷香牛肉/荷花'는 연꽃입니다. 즉 '연꽃 향(荷香)이 나는 소고기'란 뜻이죠.)

'铁板牛肉' '水煮牛肉' '荷香牛肉' 

▲(왼쪽부터) '铁板牛肉' '水煮牛肉' '荷香牛肉' 

 

지금까지 중국 음식의 재료와 음식 명칭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간단하게 소개해드렸는데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특히 사랑 받는 중국 요리 몇 가지만 더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에선 고급 음식으로 통하는 팔보채(八宝菜)를 직역하면 '여덟 가지 보물이 들어있는 음식'이란 뜻입니다. 여기서 '八宝'는 꼭 여덟 가지가 아니라 ‘(그만큼) 많은’ 재료가 들어갔다는 걸 뜻하죠. 보통 육류·해산물·버섯류·채소가 다 들어가는데, 사실 재료는 요리사 맘이랍니다. 그래서 귀한 재료가 여럿 들어간 죽(八宝粥)이나 밥(八宝饭), 차(八宝茶)에도 동일한 용어가 사용된답니다. 

깐풍기와 유린기는 중국어도 한국어도 아닌 발음으로 우리에게 익숙한데요. 이 칼럼을 읽으신 분이라면 중국어 발음이 어떤지 아실 수 있게 설명드릴게요. 우선 깐풍기는 '干烹鸡', 한국어로 읽으면 ‘건팽계’, 중국어로 읽으면 ‘깐펑지[gānpēngjī]’입니다. 왜 깐풍기가 됐는진 모르겠지만, 이 이름도 조리법(국물 없이 마르게 볶아낸)에 주재료(닭고기)를 더해 만들어졌습니다. 유린기는 ‘油淋鸡’, 한국어로 읽으면 ‘유림계’, 중국어론 ‘요우린지[yóulínjī]'입니다. 기름(油)에 젖은(淋) 닭, 직역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조리법과 재료로 만든 조합이라고 할 수 있죠. 

소고기(牛肉), 돼지고기(猪肉), 양고기(羊肉) 모두 주재료인 육류가 두 글자지만 닭고기는 '鸡肉'라 적지 않고 '鸡'만 음식명에 사용되기 때문에 깐풍기나 유린기 같은 닭고기 요리는 이름이 세 글자로 이뤄진 게 특징이죠. 끝으로 단골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찹쌀 탕수육, 꿔바로우(锅巴肉)를 소개하고 마칠까 하는데요. '锅巴'는 원래 중국애서 ‘누룽지’란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한국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꿔바로우를 주문하면 넓게 썬 돼지고기에 찹쌀을 더해 튀겨낸 다음, 새콤달콤한 소스가 뿌려져 나옵니다. 지금까지 얇고 긴 모양의 바삭한 탕수육만 드셔보신 분이라면 바삭하고 쫄깃하면서 새콤달콤한 꿔바로우의 매력에 꼭 한 번 빠져보세요.           

돼지고기와 찹쌀로 만든 꿔바로우 

▲돼지고기와 찹쌀로 만든 꿔바로우 

여러분의 식욕을 자극할 꿔바로우 사진을 끝으로 제 모든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쉽고 재미있는 칼럼을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마음과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어 정신이 없었던 것 같네요. 처음에 말씀 드렸듯 저도 계속 배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현재 알고 있는 내용을 최대한 설명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제 칼럼에 관심 갖고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이웃 나라 중국의 흥미롭고 다양한 역사와 언어에 계속 관심 가져주세요. 
 

by 징징 손언니(손경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E/M-Commerce그룹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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