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에세이] 잘 하면 잘하고 잘하면 잘 한다

2015/10/22 by 홍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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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 에세이 잘 하면 잘하고 잘하면 잘 한다 여러분의 취향에 '맛'과 '멋을' 더해줄 에세이스트 8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매주 목·금요일 토모로우 블로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홍정은 맨즈헬스 코리아 에디터


 

라틴어 계열 언어에서 단어에 ‘성(gender)’을 부여하듯 하나의 단어를 ‘긍정성’과 ‘부정성’으로 나눈다면 ‘잘하다(do well)’는 분명 긍정성 단어일 겁니다. ‘잘한다’는 말이 대개 칭찬으로 사용되는 걸 보면 말이에요.

엄지를 치켜세운 손입니다.

뭐든 잘할 필요는 없지만 잘한다는 건 인간 행동에 꽤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개념 같습니다. 심리적으로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고, 그 자체로도 행동을 지속하는 요인이 되니까요. 제 경우, 운동이 그렇습니다. 수많은 트레이너나 코치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말고 운동하라”고 조언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것과 ‘잘 하는(do often)’ 것, 둘은 분명 연결돼 있으니까요.

 

“왜, 어떻게 잘해야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전 어릴 때부터 운동에 관한 한 “잘한다”는 얘길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적잖이 운동을 즐겼고, 적어도 제가 했던 운동은 (그냥 하지 않고) 잘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평균적 여성에 비해선 운동을 잘하는 편이고 웬만한 남성들과도 견줄 정도가 됩니다.

전 그게 좋습니다. 주로 경쟁적 스포츠를 즐겼기 때문에 잘해서 상대방을 이기고 싶었습니다. 칭찬을 듣고도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운동을 잘하는 느낌, 다시 말해 의도한 대로 몸을 움직여 목표를 이루는 순간이 짜릿했습니다. 제멋대로 굴러다니는 공을 ‘내 발놀림’으로 골대까지 몰아갈 때 몸의 통제권이 온전히 제게 있는 그 느낌 말입니다.

남녀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들로 전 몸 쓰는 일을 좋아하고 자주 몸을 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선지 몸에 하는 나쁜 짓에 비하면 건강한 몸을 갖고 삽니다. 정기적으로 운동하진 않지만 여전히 운동을 즐깁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못해도 괜찮으니 함께 운동하자”고 말할 때마다 종종 이런 얘길 듣습니다. “넌 운동신경이 좋잖아!” 사실 이런 상황에선 ‘잘한다’는 말이 그다지 칭찬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잘하기 위해 제가 쏟은 노력을 선천적 요인으로 치부하는 말이니까요. 운동신경이 좋은 건 제 노력의 결과입니다. 네, 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노력했습니다. 잠깐 그 얘길 좀 해볼까요?

 

‘내 몸의 주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동의 의미를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좁혀 얘길 시작하겠습니다. 몸을 움직인다는 건 곧 자기 몸의 근육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운동을 할 땐 그 목적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근육을 사용하게 됩니다. 빠르거나 느리게, 또는 많거나 적은 힘을 쓰면서 말이죠.

한 여성이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목적에 맞게 근육을 통제하려면 일단 많이 써봐야 합니다. 최대한 다양한 자세와 속도, 세기로 근육을 사용해보면서 자기 몸이 어떤 움직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지 몸으로 익히는 겁니다. 이를테면 농구 드리블 동작의 경우 손끝에만 힘을 주고 손목에 힘을 빼면 어떻게 되는지, 손가락을 쫙 폈을 때와 손가락으로 공을 감싸듯 쥐었을 때의 차이는 뭔지 자기 손으로 직접 해봐야 합니다.

수많은 근육의 움직임을 일일이 실험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잘하는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겁니다. 운동할 때 자세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사람마다 체형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와 무관하게 특정 동작을 취하기 위한 최적의 자세는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자세를 흉내 내보고 자신의 몸과 맞는지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자세는 과감히 버리면 되니 부담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두 명의 여성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부딪치며 알아가는 것, 그리고 잘하는 사람의 자세를 모방하는 것.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외형적으론 계속해서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해보고, 내면에선 끊임없이 사고하며 느껴야 합니다. 어떻게 했을 때 자신이 의도했던 움직임을 잘 해낼 수 있었는지, 몸이 가장 편안했는지 스스로 평가해보는 겁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할수록 자신의 몸(근육)에 대한 이해도는 점점 높아집니다.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이는 일도 그만큼 수월해지죠. 비로소 자기 몸의 주인이 되는 겁니다.

 

‘근육을 적재적소에 쓸 줄 안다’는 말의 위력

몸의 주인이 되는 일은 여러 영역에서 중요합니다.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운동에선 말할 것도 없고 일상에서 닥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처할 때, 심신의 즐거움을 챙길 때도 마찬가지죠. 악기 하나를 다루려 해도, 그림을 그리려 해도 해당 동작에 필요한 근육을 사용해야 합니다. 마음 먹고 나열하자면 이런 상황은 끝도 없이 펼쳐질 겁니다. 무슨 일을 하든 늘 근육을 쓰며 사는 게 인간이니까요.

근육을 보여주는 한 여성입니다.

그러니 삶의 여러 영역에서 ‘잘하고’ 싶은 게 있다면, 또는 운동처럼 ‘자주’ 해야 하는 게 있다면 그걸 행하는 데 필요한 근육부터 자주 사용하고 많이 느껴보세요. 잘 하면 잘하게 되고, 잘하면 더 잘 하게 될 테니까요.


※ 이 칼럼은 전문가 필진의 의견으로 삼성전자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by 홍정은

맨즈헬스 코리아 에디터 (삼성전자 에세이 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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