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기대된다, 갤럭시 S6가 바꿀 모바일 생태계!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
지난달 2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MWC) 2015’가 개최됐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갤럭시 S6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일단 전반적 평가는 나쁘지 않은 듯하다. 특히 디자인에 관해선 호평이 많았다. 나 역시 그 의견에 동감한다. 본디 디자인은 뭔가 확실히 달라진 부분이 있으면 눈에 확 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변화가 커서 혁신적으로 느껴지는’ 디자인보다 ‘그리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은데 어쩐지 기존 제품보다 예쁘고 맘이 가는’ 디자인이 구현하긴 더 어렵다. 후자가 더 ‘수준 높은 디자인’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갤럭시 S6 디자인이 그랬다. 기존 스마트폰의 형태와 크기를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 폼팩터(form factor)가 추가된 것도 아닌데 확실히 “전작에 비해 디자인이 좋아졌다”는 인상을 준다. 제품을 만든 사람들의 노력이 느껴진다.
#1. 무선충전_‘웨어러블 컴퓨팅’ 시장 확대에 기여
외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채택된 변화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갤럭시 S6에서 눈에 띄는 기술은 무선충전과 보안, 핀테크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갤럭시 S6가 채택, 구현한 기술이 모바일 생태계를 크게 바꾼다”고 말하면 (내가 삼성투모로우 블로그 전문가 칼럼 필진이란 사실을 감안한다 해도) 과도한 칭찬이 될 것이다. 하지만 새 모델에서 채택된 이 기술들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이 자리를 빌려 한 번 되짚고자 한다.
먼저 무선충전이다. 갤럭시 S6엔 충전 코일이 내장돼 있어 별도의 무선충전 커버나 커넥터 연결 없이 무선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가능하다. 무선충전 표준을 충실히 지켰기 때문에 향후 늘어날 무선충전 인프라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갤럭시 S6를 시작으로 무선충전 기능이 스마트폰의 ‘대세’로 자리 잡지 않을지 조심스레 점쳐본다. ‘급격한 배터리 소모’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여기는 문제 중 하나였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위해 콘센트를 찾아 돌아다니는 이를 주변에서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무선충전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무선충전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무선충전 인프라도 탄탄해진다. 공공시설이나 카페, 식당 등 고정형 장소는 물론이고 자동차나 지하철, 기차 등에도 표준화된 무선충전 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올해 발매되는 산타페 신형 모델 기본 사양으로 무선충전기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로선 에너지 효율 문제로 인해 근거리 무선충전만 가능한 상황이지만 향후 기술 발전이 계속 진행돼 차세대 무선충전 기술이 도입된다면 “지구 어느 곳이든 무선으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니콜라 테슬라의 예언이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기술이 1세기가 지난 현시점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1900년 57미터 높이의 워든클리프 타워(Wardenclyffe Tower), 일명 ‘테슬라 타워’ 공사를 시작하며 “이 타워를 통해 지구 어느 곳이든 무선으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1906년 자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당시 그의 주장은 실현되지 못했다.
무선충전 기술이 바꿀 모바일 생태계의 변화는 단순히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한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무선충전 인프라가 현재의 유선 전력 체계 이상으로 곳곳에 도입된다면 사실상 무선으로, 끊임없이, 어디서나 전력을 공급 받을 수 있게 되므로 배터리 크기도 비상 시 몇 시간만 버티면 되는 수준으로 작아질 수 있다. 이는 웨어러블 컴퓨팅 시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무선충전과 함께 특정 정보를 제공하거나 서비스와 연계된 사업을 구상해볼 수도 있다. 무선충전 기술이 이 단계까지 발전하면 현재로선 실현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도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2. 보안_사용성 놓치지 않는 ‘세련된 기술’ 구축
두 번째로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는 건 보안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는 지금도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본 보안 기술로 탑재할 만큼 인정 받고 있다. 그런 만큼 갤럭시 S6가 ‘보안’을 강조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갤럭시 S6 보안 문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취약성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 안드로이드 진영이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 받는 부분도 바로 보안이다. 스마트폰 보안 문제는 안드로이드의 개방적 플랫폼 성격과 관련 있을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생태계나 시장 상황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므로 해결책이 쉬이 도출되기 어렵다. 하지만 ‘보안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경우, 자칫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체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철저한 보안 대비가 중요한 건 그 때문이다.
보안을 강화할수록 사용성은 떨어지는 게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러므로 양자 간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지문인식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 기술을 도입하고, 보안 솔루션이 작동되는 도중에도 기존 서비스나 앱 사용 시 지나치게 느려지거나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세련된 보안 기술’의 중요성은 날로 중요해질 것이다.
#3. 핀테크_단순 ‘지불 결제 수단’ 넘어서려는 고민
마지막 기술은 핀테크다. 최근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핀테크를 ‘초강력 무기’로 활용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애플도 애플페이를 발표하면서 핀테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삼성전자 역시 루프페이(LoopPay)란 스타트업을 인수, 이들의 기술이 탑재된 일명 ‘삼성 페이’를 갤럭시 S6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 페이가 시장에서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진 선뜻 점치기 어렵지만 핀테크가 모바일 생태계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핀테크 기술의 미래를 논하려면 단순히 ‘지불 결제 시장’ 수준을 넘어선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모바일 생태계에선 간단하고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 각광 받고 있지만 앞으론 현행 금융 시스템 전반이 지닌 문제점 해결 차원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애플페이보다 먼저 발표됐고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무선통신) 활용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던 구글지갑(Google Wallet)은 왜 큰 방향을 이끌어내지 못했을까? SK텔레콤 등이 선보였던 ‘모네타’ 서비스, 그리고 ‘T머니’ 같은 서비스가 전방위적 확산을 끌어내지 못한 이유는 뭘까?
핀테크 서비스를 설계할 땐 모바일 생태계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기대, 그리고 개인에게 좋은 가치가 전달되리란 확신 없이 도입된 기술은 오래가지 못한다. 따라서 향후의 핀테크 서비스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공유’란 목적 아래 다양한 서비스와의 결합, 중소기업들과의 연계 등 다양한 차원에서 시도돼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핀테크는 향후 모바일 생태계 혁신의 핵심 기술로 도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갤럭시 S6에서 주목할 만한 3개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봤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가 현 단계에서 이 기술들에 주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크게 공감한다. 다만 모바일 생태계에선 앞으로도 다양하고 파격적인 실험이 지속될 것이므로 삼성전자 역시 관련 기술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상당 부분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 칼럼은 전문가 필진의 의견으로 삼성전자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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