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클리닉] 당신을 위한 깨알 처방전_㊲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조울증 다스리기

2015/10/26 by 홍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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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문의들이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조울증을 꼽습니다.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유명인의 자살도 정신병리학적으론 우울증이 아니라 조울증 때문일 확률이 더 높다는 게 의학적 견해입니다. 최근엔 우발적 범죄의 가해자의 상당수가 조울증을 앓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조울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울기’, ‘조증기’의 최대 3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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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은 기분이 들떠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인 ‘조증기’와 마음이 가라앉는 ‘우울기’가 일생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보통 조증기보다 우울기가 더 자주 나타나며 기간도 적게는 3.7배에서 많게는 37배로 긴 편입니다. 우울증의 우울기와 비교했을 때, 조울증의 우울기는 더 젊은 나이(10대나 20대)에 시작돼 자주 반복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집니다. 짜증, 분노, 충동적 행동이 동반되기도 하며 지나치게 많이 먹고 많이 자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심코 넘긴 증상, 혹시 당신도?

조증기엔 에너지와 의욕이 크게 증가해 충분한 수면이나 영양 섭취 없이도 머리 회전이 무서울 정도로 빨라집니다. 우울기에 접어들면 삶에 재미와 의욕이 없고 입맛도 떨어지게 되는데요. 주요 증상으론 △불면증 △불안·초조 △무기력증 △이유 없는 통증 △집중력 저하 △부정적 생각·후회·자책 △자살 충동 등이 있습니다.

#1 조증기의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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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들뜨거나 불안정하면서 지나치게 활동이 많아지는 상태가 1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아래 증상 가운데 세 가지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

① 팽창된 자존심 또는 심하게 과장된 자신감이 있다

② 수면에 대한 욕구가 감소한다. 예를 들어 세 시간밖에 못 자고도 “충분히 잤다”고 느낀다

③ 평소보다 말수가 크게 늘어난다

④ 사고가 제멋대로 비약되거나 쉴 새 없이 빠르게 이어진다

⑤ 주의가 산만해진다. 불필요한 외부 자극에 너무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⑥ 새로운 일을 많이 벌이고 활동량이 늘어난다. 늘 초조해하며 안절부절 못한다

⑦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쾌락 추구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2 우울기의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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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증상 중 다섯 가지 이상 (① 혹은 ②는 반드시 포함)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①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

② 어떤 일에도 흥미를 못 느끼고 즐겁지 않다

③ 식욕이 지나치게 왕성하(거나 적)고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한(혹은 감소한)다

④ 잠을 못(혹은 너무 많이) 잔다

⑤ 각이 느려지고 매사 굼떠진다. 혹은 늘 초조해하며 어쩔 줄 모른다

⑥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

⑦ 모든 게 무가치하게 느껴지고 죄책감이 든다

⑧ 머리가 안 돌아가고 집중이 안 된다. 어떤 결정도 쉬이 내리지 못한다

⑨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한다

 

조울증 환자라도 조증기와 우울기가 늘 번갈아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우울기는 몇 주에서부터 몇 년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조증기 또한 짧게는 1주, 길게는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심지어 우울증과 조증이 혼합돼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조울증은 굉장히 복잡한 조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때문에 한 번이라도 조증이 나타난 환자는 우울증 증상이 있더라도 조울증으로 봐야 합니다.

 

호르몬 변화 주의… 일조량도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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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은 신경전달물질과 뇌세포 회로 활성도, 호르몬 균형 등에 문제가 생기는 뇌질환입니다. ​발병과 악화 모두 스트레스나 생체주기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요. 생체주기의 기본은 일주기 리듬입니다. 불면이나 과수면은 조증기나 우울기의 증상이기도 하지만 ​잠을 못 자거나 수면과 각성의 리듬이 깨지면 없던 증세가 생길 수도, 약한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에 따라(특히 생리 시작 전 1주일), 혹은 호르몬 변화가 심한 출산 후나 갱년기에도 우울기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생리 전 증후군’, ‘산후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등의 특별한 명칭이 붙기도 합니다. 조울증은 계절이나 일조량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낮이 점점 짧아지는 늦가을과 초겨울에 특히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한국은 장마가 오는 7월의 일조량이 겨울보다 적을 수도 있는데 이 시기도 주의해야 합니다.

 

인지·가족치료 등 약물치료와 병행해야

조울증의 치료방법엔 약물치료, 면담치료, 교육·사회적 지지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중 가장 핵심적인 건 약물치료인데요. 약을 선택할 땐 증상의 특징과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증상에 대한 완화뿐 아니라 앞으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약물 유지 계획이 세워져야 합니다. 조울증은 만성 질환이므로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돼도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약물치료를 할 땐 약물을 규칙적으로 장기간 동안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환자는 물론, 가족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요. 인지치료나 가족치료 등을 약물치료와 병행할 경우 약물치료를 단독으로 실시하는 경우보다 재발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재발·악화와 관련된 스트레스 요인·일주기·계절과 관련된 생활 리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조울증(양극성장애) 치료를 위한 생활 수칙

○ 충분한 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인 생활리듬 유지하기

○ 일조량 적은 계절엔 충분한 햇빛 쬐기(특히 아침)

○ 생리 전 미리 대비하기(가족·친구에게 협조 구하기, 충분한 휴식 취하기)

○ 욕심 줄이고 과도한 부담(스트레스) 덜어내기

○ 술이나 습관성 약물(식욕 억제제 포함) 자제하고 폭식하지 않기

 

조울증 환자도 ​꾸준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건강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므로 조울증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by 홍경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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