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근무 절반은 베트남서… “저희의 희로애락요?”

2018/04/10 by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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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 예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로망’이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지고 횟수가 잦아지면 마냥 즐겁고 신나지만은 않은 게 사실. 특히 먼 타국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오랜 시간 떨어져 홀로 지내는 건 결코 만만찮은 도전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에서 근무 중인 삼성전자 임직원들
▲1년 중 절반가량은 베트남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장기 해외 출장’ 임직원들. (왼쪽부터)성명제∙김신애∙정현식씨

삼성전자에도 업무 특성상 장기 출장자가 여럿인 조직이 꽤 있다.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도 그중 하나다. 몇몇 임직원은 1년의 절반가량을 베트남 현지 생산법인에서 근무한다[1]. 삼성전자 뉴스룸이 그중 세 명을 만났다. 김신애∙성명제∙정현식씨가 그 주인공. 세 사람이 들려주는 ‘삼성전자에서 장기 해외 출장자로 산다는 것’ 얘길 희로애락(喜怒哀樂) 네 글자로 분류, 정리했다.

희(喜) ‘홀가분’ 현지 주말 여행의 맛!

“모처럼 토요일에 짬이 나 회사 동료와 1박 2일 일정으로 사파(Sa Pa)에 다녀왔어요.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350㎞ 떨어진 라오 까이(Lao Cai, 老街) 지방 산악 지역에 위치한 사파는 ‘베트남의 알프스’로 불릴 만큼 산세(山勢)가 아름답기로 유명해요. 12개 산악 민족이 살고 있는 걸로도 잘 알려져 있죠. 역시 소수 민족 중 하나인 몽족 거주지 깟깟마을, ‘인도차이나의 지붕’으로 불리는 판시판산(Fansipan mountain, 해발 3143m) 등 인근 볼거리도 많고요.” 김신애씨는 “짐작은 했지만 막상 마주한 현지 풍경은 출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싹 달아날 정도로 아름답더라”며 “특히 마을에서 맘껏 뛰놀던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신애씨가 사파 여행 도중 촬영한 깟깟마을과 판시판산 정상 풍경 사진 네 컷▲김신애씨가 사파 여행 도중 촬영한 깟깟마을과 판시판산 정상 풍경

성명제씨는 얼마 전 현지인 추천 여행지 중 한 곳인 하이퐁(Haiphong∙海防)에 다녀왔다.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 “버스터미널에서 한국 돈으로 3500원쯤 요금을 내고 두 시간가량 달려 하이퐁에 도착했죠. 일단 터미널 근처 시장에 들렀는데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답게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물건 가격도 저렴하더라고요. 해산물 요리로 점심 끼니를 해결하고 해변도 거닐었습니다.” 그는 “말도 안 통하는 지역을 대중교통으로 다녀온 게 나름 큰 모험이었는데 생각보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 관광 사진성명제씨는 현지인 추천을 받아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 관광을 즐겼다

로(怒) 고온다습∙매연과의 한바탕 사투

베트남 체류 기간 중 정현식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날씨’다. “여긴 1년 내내 습하고 무더워요. 거기다 매일 한두 시간씩 버스를 타고 출퇴근해야 하니 쉬 지치고 여기저기가 아프죠. 어떨 땐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이동하거나 사내 식당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땀이 주르륵 흐르곤 해요.”

성명제씨를 괴롭히는 건 ‘매연’이다. “베트남 사람들의 주요 이동 수단이 오토바이거든요. 당연히 도로가 종일 오토바이로 꽉 차죠. 거기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 때가 잦아요.” 아무래도 다른 나라이다 보니 말이 안 통하는 데서 오는 고충도 빼놓을 수 없다. “일상적 대화는 그럭저럭 가능한데 업무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법인이 고용한 통역사가 있긴 하지만 늘 다른 업무로 바쁜 것 같고…. 의사소통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 초부터 베트남 공부를 시작했어요.”(김신애)

베트남 교통 지옥▲승용차보다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베트남인들의 특성상 출퇴근 시간 주요 시내 도로는 매일 수많은 오토바이로 꽉 찬다

애(哀)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외로움

응답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베트남 근무 중 가장 슬픈(哀) 순간”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었다. 김신애씨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에선 주로 저 혼자 근무하거든요. 종종 외롭죠. 밥도 혼자 먹어야 하고…. 자연히 한국 생각이 많이 나요. 특히 가족! 말벗이 돼주는 동료들도 그립고요.” 정현식씨는 “밖에 나와 있을 때마다 집밥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이 잦다고 하면 주변에선 절 부러워들 하세요. 물론 어쩌다 한두 번 가는 출장은 즐겁죠. 하지만 정기적으로, 장기간 출장을 다니면 한국에서의 모든 게 많이 그립습니다. 명절이나 기념일이 출장 기간과 겹쳐 난감할 때도 잦고요.”

베트남 쌀국수 혼밥

락(樂) 소소하지만 확실한 ‘나만의 행복’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늘 힘들고 버겁기만 한 건 아니다. 흥미로웠던 건 세 사람 모두 오랜 체류 경험에서 우러나온 각자의 ‘장기 출장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단 사실. 이를테면 정현식씨는 ‘맛집 탐방’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현지 맛집을 찾아 다닙니다. 제 추천 식당은 하노이 미딘(My Dinh)지구에 위치한 ‘본스치킨’이에요. 특히 순살양념치킨 맛은 기가 막히죠. 한국에서 먹던 치킨이 그리울 때 종종 찾는데, 그래서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국식당▲정현식씨의 향수병을 달래주는 ‘한국식 닭튀김’ 전문 레스토랑 본스치킨

성명제씨는 “당일치기로, 혹은 1박 2일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현지 여행”을 즐긴다. “하루 삼사 만 원이면 관광과 식사, 현지 친구까지 사귈 수 있는 코스가 제법 많습니다. 땀꼭(Tam Coc)과 장안(Trang Anh), 퍼퓸 파고다(Perfume Pagoda)[2]와 사파 등이 둘러보기 좋고 한국 여행사가 있어 예약도 간편하죠. 베트남 생활에 좀 더 익숙해졌다면 선상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하롱베이(Ha Long Bay) 여행 프로그램도 추천할 만하고요.”

그는 건강 관리에도 열심이다. “가장 최근 다녀온 출장 기간 중엔 높은 건물 계단을 오르고 서호(西湖) 지역을 걷는 등 ‘건강’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에 도전했어요. 예전엔 ‘피곤하다’는 이유로 일요일에 몰아서 잠자곤 했는데 그러면 오히려 밤에 잠이 안 와 더 고단하더라고요. 해외 출장을 즐기려면 건강 유지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66층 계단오르기▲성명제씨는 출장지에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위 사진은 최근 다녀온 출장 기간 중 짬을 내어 동료와 66층 건물 계단 오르기에 도전했을 당시 모습

김신애씨는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단골 네일숍(nail shop)을 찾는다. “베트남은 한국보다 물가가 저렴해 ‘착한’ 가격으로 네일 아트를 즐길 수 있거든요. 출장 일정이 잡힐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러 기분 전환하곤 해요. 인터넷으로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찾아 보여주면 거의 비슷하게 해줘요. 뭐니 뭐니 해도 지친 맘을 달래는 덴 딱이죠.”

네일아트, 한국보다 저렴하다▲김신애씨는 베트남 근무 도중 울적하거나 지칠 때마다 단골 네일숍에 들러 네일 아트 서비스를 받는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만족도가 높다고

세 사람이 속한 부품제조기술그룹은 3D 글래스와 카메라 모듈, 메탈 소재 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 생산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9과 S9+의 부품 공급을 책임진 것도 부품제조기술그룹 임직원들이었다. 이명섭<아래 사진 맨 오른쪽>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 부품제조기술그룹장은 “나도 작년 한 해의 절반을 베트남에서 보냈기 때문에 후배들이 그곳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너무 잘 안다”며 “안팎으로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지만 ‘넘버원(No.1) 부품 제조 경쟁력 강화’란 목표 아래 한마음 한뜻으로 달려와준 그룹원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한 해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달립시다. 파이팅!”

베트남 출장자들 단체 컷


[1] 삼성전자 베트남 현지 생산법인은 박닌성 소재 SEV(Samsung Electronics Vietnam)와 타이응우옌성 소재 SEVT(Samsung Electronics Vietnam Thai Nguyen) 등 두 곳이다
[2] 흐엉틱(Huong Tich)산의 절과 사원을 일컫는 말

by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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