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은메달리스트를 아시나요?
4인승 1,2차 시기 합계 1분 55초 42를 기록하면서 금메달인 미국과 불과 0.08초 차이로 아쉬운 은메달을 거머쥐었죠. 0.08초 차이가 아쉽기는 하지만 대단한 성적이었습니다.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거둔 사상 최고의 성적이죠.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봅슬레이 상황은 굉장히 열악합니다. 국내에 봅슬레이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봅슬레이 조차도 마련되지 못해 국제 대회에서 봅슬레이를 대여해서 경기를 치를 정도였으니 열악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대표팀은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선천성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대표팀 선수까지 발탁되었던 김동현 선수에게 남다른 관심이 가더군요.
김동현 선수는 삼성전자 디딤돌 장학회의 장학생으로 삼성전자와도 인연이 깊은 선수였습니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인 김동현 선수를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나보았습니다. 그냥 봐도 선한 눈매에 미소 띤 얼굴은 요즘 말로 ‘훈남’에 가까웠는데요. 하나의 질문만 던져도 술술 풀어 놓는 입담 또한 최고였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봅슬레이 역사상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은메달의 쾌거를 이룬 김동현 선수에게 삼성전자에서 작은 선물을 전달하였습니다. 디지털 액자인데요. 선물을 받은 김동현 선수는 “밴쿠버 대회 나갔을 때, 이 액자를 보고 신기해 했었는데 선물로 받아서 너무 좋다”며 기뻐했습니다.
듣지 못하면 말할 기회가 많지 않고, 생각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히나 선천성 청각장애라 하면 교육이 활발히 받아들여져야 할 나이에 바로바로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김동현 선수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철저히 혼자 힘으로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당당히 입학한 당찬 학생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인생이었습니다. 청각장애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은 물론 학교 선생님에게까지 무시를 당했었죠. 선천적 청각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보청기를 착용했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해도 미세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였죠. 잘 들리지 않으니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듣지 못하니 내 의견도 전달하지 못하고, 표현도 못하고.. 그렇다 보니 많이 소외되고 위축되기도 했었습니다.
중학교 때로 기억됩니다. 아직까지도 그 선생님의 성함이나 그때 상황이 생생해요. 어찌보면 지금의 나로 성장하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수업도중 선생님이 저를 보며 굉장히 짜증나는 말투로 말씀하셨죠. “너 같은 녀석이 왜 이 학교에 왔냐? 너 같은 애는 장애인 학교에 가야지!”라며 친구들 앞에서 망신 아닌 망신을 주었어요. 그 어린 나이에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죠. 상처도 많이 받았고요. 그때 받은 충격과 상처가 오기로 변했어요. 오기가 생겨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사질 공부라는게 마음만 먹는다고 다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남에 의해서 생긴 오기보다는 내 스스로에게… 내 자신에게 생긴 오기가 진짜 오기더라고요.
고등학교 3학년 첫 모의고사에서 제 성적표를 보자마자 ‘이 성적으로는 전문대도 힘들겠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도 스스로 할 수 있다라는 걸 다짐 했었는데, 고3 때 성적표를 보니 앞이 캄캄했습니다. 이때 저는 저 자신과 다시 한번 약속을 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봅슬레이 선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디딤돌 장학생도 되었고요.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학교 생활도 정말 열심히 했죠. 친구가 너무 많아서 걱정일 정도로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삼성전자 디딤돌 장학회와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디딤돌 장학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단순히 돈 있는 사람들이 혹은 기업들이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후원하는 장학회가 아니잖아요. 다들 월급쟁이인데 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신다는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형편도 어렵고, 장애 때문에 공부를 하기 힘든 학생들이 참 많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장학회의 의의가 장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요. 1년에 20여명의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디딤돌 장학회인데요. 저희 장학생들도 우리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연결해주는 끈끈한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생활하고 있고, 바쁘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디딤돌 장학생이라는 것만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서로서로 정신적인 도움을 많이 주고 받고 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는 디딤돌 장학생들이죠.
그러면 반드시 우리 디딤돌 장학생들이 추후에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사회가 하지 못하고 있는 장애우들의 복지시설, 복지문화 우리가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꿈은 선수로서의 꿈과 학생으로서의 꿈이 있습니다. 선수로서는 우리나라가 꼭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서, 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입니다. 학생으로서 또는 인간 김동현으로서의 꿈은 ‘특수체육’을 깊이 있게 공부해서(현재 대학원 준비중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특수체육 발전을 위해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 최종 꿈은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되는 것이고요.
디딤돌 장학사업은 삼성전자 서울지역 임직원 후원금 사업으로 97년부터 시작하였으며, 본인이 장애우이거나 가족이 장애우인 장애가정 대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약 10~15여명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약 140여명의 대학생들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원하였으며, 2009년에도 18명의 장학생을 선발하였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학기당 2백만원의 장학금 지원을 통해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디딤돌이 되어주고자 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주요 추진실적
-장학금 지급 : 2001년부터 총 112명에게 3억 800만원 지원
-삼성전자 임직원 걷기행사 : ’07~’08년 2회 실시. 6,517만원 모금
-디딤돌장학생 여름캠프 : ’04~’09년 6회 실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등 초청 특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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