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사라질 프린터가 차세대 성장엔진?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
종이는 천년 가고 비단은 오백년 간다.
‘세상은 내 손바닥 위에 있다. 지금, 세상이 내 손 안에 있다는 이 말을 흘려듣지 마라. 실속없이
내지르는 헛장이 결코 아니다. 내 할 일이 없어지리라 기대하는 사람들의 말에 현혹돼선 안 된다.
그대는 당장이라도 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빛이 있되 캄캄하며, 소리가 있되 고요하지
않겠는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0여 년 전에 쓴 제3의 물결 에서 내가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던
대목을 나는 기억한다. ‘컴퓨터의 황제’라는 빌 게이츠가 2005년 5월 4일 워싱턴 대학교에서 호언했던, 내 시대는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한 그 말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세상이 내 손 안에서 움직일 것이다. 물론 나는 또 안다. 새로운 나의 시대를 믿어 의심치 않는 그대들이 있어, 나는 행복하다. 2005년 11월 삼성전자가 많은 사람들의 전망을 거스르는 사업계획을 내놓으며 세간 이목을 끌었던 때를 그대는 기억하라. 사업계획을 발표하던 자리에, 잊지 마라, 내가 있었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프린터·복합기 사업을 <8대 차세대 성장엔진>의 하나로 삼고 ‘프린터사업
초일류화’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2010년을 지켜봐주십시오. 프린터사업은 삼성전자 사업 부문 중에서 최고 수익을 내는 캐시카우가 돼 있을 겁니다.”
그대, 희망차거라. 나는 그대가 어디에 있더라도 언제나 그대와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마라. 그대가 웃으면 내 가슴이 환해지고, 그대가 아파하면 내 몸이 힘들어 진다는 것을.
사업구조 전환
사업구조 전환
그대가 태어나기 전에,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가 1990년 사업개시 이래 10년 동안 만성 적자에
허덕인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사업비율이 85%나 되던 OEM은 단기 물량 확보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항상 불안정했다는 사실을 그대도 수긍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업부가 이를 벗어나기 위한 근본책을 실행하지 못한 까닭은 사업구조상의 한계로
말미암은 장벽이 워낙 높아서 뛰어넘겠다는 엄두를 내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대도 알다시피 주문생산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자기 브랜드를 내놓아야 한다. 사업구조의 일대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의도가 얼핏 비쳐지기만 해도 OEM주문은 하루아침에 끊어질 것이다.
삼성전자가 자기 브랜드 제품을 출시한다는 것은 그동안 OEM주문을 낸 회사들과 경쟁하겠다는 뜻이지 않은가. 그래서 주문이 급작스레 끊기면 사업부는 자기 브랜드 제품을 내기도 전에
원가상승 압박에 시달릴 것이고, 그 상태로는 새 제품을 출시해도 가격경쟁에서 버티기가 어렵다.
그런데 새로 프린팅사업부장으로 부임한 박종우 전무가 이런 장벽을 넘어보겠다고 대들었다.
한 번도 드높이 비상해보지 못한 사업부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침체돼 있던 사업부에 도전이라는 새 바람이 불고, 사업부는 이내 시장분석에 들어가 방향을 어디로 잡아야 할지 검토해 나갔다.
그대 탄생의 징후는 오래 전에 진행돼 왔다.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는 프린터사업에 주목했다. 자체에 레이저엔진 설계기술을 보유했고, 그동안 축적한 반도체·전자·LCD·통신 기술을 접목할 경우의 시너지가 크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 세트·솔루션·SVC 비지니스를 결합한 B2B IT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로 프린터시장만한 것이 없다고 내다보았다.
2001년 분야별 시장에서 상위 5대기업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컬러 쪽은 레이저시장에서 75%, 잉크젯시장에서 96%에 달했다. 상위 5대기업이 PC시장에서는 50%, TV 시장에서는 60% 수준의 점유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이 통계는 프린터사업이 그만큼 초기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한편으로는 그만큼 경쟁자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동안 OEM으로 생산 노하우를 쌓아온 컬러 잉크젯 프린터가 만만했지만,
그대 탄생의 징후는 오래 전에 진행돼 왔다.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는 프린터사업에 주목했다. 자체에 레이저엔진 설계기술을 보유했고, 그동안 축적한 반도체·전자·LCD·통신 기술을 접목할 경우의 시너지가 크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 세트·솔루션·SVC 비지니스를 결합한 B2B IT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로 프린터시장만한 것이 없다고 내다보았다.
2001년 분야별 시장에서 상위 5대기업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컬러 쪽은 레이저시장에서 75%, 잉크젯시장에서 96%에 달했다. 상위 5대기업이 PC시장에서는 50%, TV 시장에서는 60% 수준의 점유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이 통계는 프린터사업이 그만큼 초기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한편으로는 그만큼 경쟁자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동안 OEM으로 생산 노하우를 쌓아온 컬러 잉크젯 프린터가 만만했지만,
컬러잉크젯 쪽은 상위 5개 기업이 형성한 카르텔 방어막이 원체 견고해서 좀처럼 파고들기가 어려웠다. 잉크젯 쪽은 카르텔에서 보유한 특허가 자그마치 7000여 개나 됐다. 그 많은 특허기술을 피해 경쟁력 있는 신기술을 새로 개발하는 것은 비용·인력·시간 제약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레이저 쪽은 자체에 엔진과 기술을 확보해둔 상태로서 시장성장 가능성이 큰 복합기 시장으로 진입할 때 기반이 될 수 있었다. 사업부는 결국 레이저프린터로 방향을 잡았다. 레이저 쪽은
잉크젯에 비해 카르텔이 그리 견고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시 시장 상황으로는, 잉크젯이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분야인데 반해 레이저 쪽은 고객이 주로 기업이다. 공세적 영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동안 OEM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B2B비즈니스 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없었다. 제품을 생산한다 한들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솔루션, 마케팅, 서비스 등의 지원역량이 갖춰져있지 않은 그 상태로는 경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릴 것이 불 보듯 훤했다.
당시 시장 상황으로는, 잉크젯이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분야인데 반해 레이저 쪽은 고객이 주로 기업이다. 공세적 영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동안 OEM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B2B비즈니스 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없었다. 제품을 생산한다 한들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솔루션, 마케팅, 서비스 등의 지원역량이 갖춰져있지 않은 그 상태로는 경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릴 것이 불 보듯 훤했다.
by 삼성전자 블로그 운영자 블루미
갑자기 ‘그대’, ‘내가’ 라는 명칭이 나와서 놀라셨을텐데요~
삼성전자의 프린터 ‘레이’를 의인화하여, 직접 독백형식으로 만들어본 이야기랍니다.
오해가 없으셨으면 하구요~ 다음 번엔 험난한 경쟁으로 뛰어든 레이 2편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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