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이면서 세계표준인 바로 그것

201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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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가 세상에 처음 나타난 1983년 이래 무선전화는 공간 제약을 받던 의사소통의 광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유선전화만 사용하던 시절에, 처음 등장한 휴대전화는 들고 다니며 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초기 휴대전화는 기능이 음성통화와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는 정도였지만, 수요가 커지면서 음성통화만 되던 1세대를 넘어 메시지 전송기능이 추가된 2세대, 화상통화가 가능해진 3세대까지 빠르게 진화했다. 또 어떻게 바뀔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었다. 한 가지가 가능해지면 다른 것도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원천기술 확보까지 가능합니다!, 휴대전화처럼 인터넷도 무선이 되지 않을까요?, 이동중에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되는 최첨단 통신수단을 만들어 보자는 겁니까?
“휴대전화가 있으니 집 밖에 나와도 통화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인터넷도 선이 없는 밖에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인터넷을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꿔보자는 것입니까?”

유선으로도 초고속 인터넷을 잘 이용하고 있는데 이를 무선으로 개발해보자는 말에 회의에 모인 사람들은 처음에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이론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런 최첨단 기술을 정말로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유선전화 때부터 한국의 통신역사를 이끌어온 주역들이 모인 자리였다.

“그렇습니다. 3세대는 사실 동영상 이용에 제한을 받습니다. 그러니, 이동 중에도 동영상이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최첨단 통신수단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개발한다면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발언은 삼성전자가 디지털 무선통신 서비스의 핵심인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원천기술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현실을 일깨웠다.

2003년 1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개발이 정부의 정책과제로 채택되었다. 삼성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휴대인터넷 개발과 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에서는 대외업무와 운용업무를 김운섭 전무가, 기술을 김영기 전무가 각각 담당했다.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필요 정보를 얻기 원했고, 통신사업자는 과부하가 걸린 통신시장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또, 정부는 정부대로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했다. 물론 새로운 기술 개발은 항상 그 결과 여부에 양면성이 따랐다. 성공하면 칭송 받고 원천기술도 확보하지만, 실패하면 시간과 비용을 잃는다. 경험으로 본다면 대체로 실패 확률이 더 높았으므로 이러한 도전에는 무모함이 잠복하기 마련이었다.

왜 '한국표준'을 만들어 장비가 들어올 수 없게 한다는 겁니까? Why? -美 장비공급업체-, 바로 '세계표준'만듭시다, 그럴까욧?
“CDMA상용화는 미국 ‘퀄컴’사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발전시킨 것이지만 와이브로는 이전에 없는 기술이라 인력도 경험도 없을 텐데, 해낼 수 있겠습니까?”

“타이밍과 스피드가 중요한 통신시장에서 이전에 없던 기술을 금방 개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삼성전자와 ETRI가 와이브로를 개발한다고 하자 모두들 ‘가능할까?’ 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엉뚱한 문제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먼저 다가왔다. 하지만 이 뜻하지 않은 문제가 결국 와이브로 개발을 국제표준화로 이끌었으니 세상일은 참으로 오묘했다.

“왜 한국표준을 만들어 장비가 들어올 수 없게 한다는 겁니까!”

한국표준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와이브로였는데, 한국에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측이 그로 말미암아 자신들의 장비가 비표준이 될 것이라고 항의해왔다. 막상 와이브로 개발에 뛰어들기는 했으나 이를 세계표준으로 끌고 갈 만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으므로 ETRI 역시 ‘한국표준’ 와이브로 개발이라는 정도에 동의한 상태였다.

여기서 삼성전자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미국 측의 항의도 일리가 있다고 본 삼성전자는 차라리 한국표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세계표준으로 가는 것도 좋으리라 판단했다. 같은 노력인데 한국표준과 세계표준에 이중으로 투입해서 얻을 실익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성공 확률이 한국표준이라서 더 높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CDMA 개발 때도 처음에는 백지상태였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던 전자교환기 개발도 처음 도전해서 성공했고, 페이저(일명 ‘삐삐’)도 자체 개발하지 않았습니까. 성공하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큰데, 세계 표준에 도전해서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표준을 거친 다음에 국제표준으로 가는 것은 시간과 개발비만 이중 부담하게 됩니다.”

공동개발 당사자인 ETRI가 동의하기까지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았으나 결국 와이브로 개발은 세계표준화로 방향을 돌렸다. 세계표준화로 방향을 결정한 뒤로 삼성전자는 파트너를 물색하여 당시 통신시장에 진출한 인텔과 손을 잡았고, 삼성전자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뽑아 와이브로 개발팀에 합류시켰다. 규격을 의논하는 회의실에는 삼성전자 인력들이 대거 포진하여 열기를 더했다.

“그럼, 이 건은 그렇게 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내용들이 나중에는 세계표준이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럴 겁니다. 우리가 처음 개발하는 것이고, 기술도 앞서 있으니까요. 그 대신, 세계표준으로 인정받으려면 빨리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겠지요.”

세계표준이라니! 개발팀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커진 만큼 일하는 즐거움도 커졌다. 이른바 ‘글로벌 플레이’를 처음 겪는 것이다.

2004년 삼성전자가 세계최초 와이브로 기술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와이브로 상용화의 기반, 4G포럼에서 닦았습니다, 체험 Good!, 해마다 출첵!
와이브로 국제표준화 이후의 상용화를 위한 길 닦기는 4G포럼이 큰 역할을 해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통신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4G포럼을 2003년부터 개최했다. 4G포럼은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행사였지만 세계 유수의 통신서비스사업자와 제조업체들을 초청해 정보 교환의 장으로 활용하게 함으로써 국제적 이벤트로 치러졌다.
“개발은 기어이 성공하겠지만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고 바로 상용화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진행하는 작업 정보를 세계에 알려 상용화 기반을 닦아둬야 합니다.”
4G포럼은 처음에 참여율이 낮았으나,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시연을 체험하게 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보이고 4세대 통신에 대한 윤곽이 논의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각국 유수 기업에서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개발팀은 자신감을 다지며 열정을 끌어냈다.
개발에 착수하고 일 년이 지난 2004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기술을 개발하여 처음으로 인터넷 무선접속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by 삼성전자 기업블로그 운영팀 블루미

다음편에는 계속해서 흥미진진한 와이브로 개발사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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