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배신자? – 낙타의 마음 읽기
오늘은 낙타의 마음을 조금 읽어보겠습니다.
낙타의 마음을 읽어보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에 조직에서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조직의 건강함을 진단하는 한 가지 key word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이라는 단어로 키워드 검색을 하다가 얼마 전에 보게 된 글이 다음과 같이 ‘낙타는 소통할 줄 모르는 우직하기만 한 동물’이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조직에서 의사 소통의 중요성을 피력한 글입니다. 물론 이 글이 전달하려는 바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낙타의 입장에서 살짝 딴지를 걸어보겠습니다. ^^
왜냐구요? (틀리게 생각하기가 아닌…)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또 새로운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고 더 발전된 생각이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전에 출근할 때 그냥 시니컬 해져서 쓰는 제 글에 대한 합리화입니다 ㅋㅋ)
일단 모르시는 분을 위해 ‘낙타의 배신’의 내용을 조금만 소개하겠습니다.
(중략)…
일견 고상해 보이는 ‘침묵’과 ‘무던함’, ‘오래 참음’ 따위의 성향은 저 혼자, 저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에게는 미덕일 수 있지만, 누군가와 ‘동행’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게다가 그들이 사막처럼 고되고 두려운 여정 중에 있다면 더더욱)대단히 치명적인 결함일 수도 있다.
(중략)…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와 동행하고 있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고된 길을 걸어야 하는 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동행하는 그와 함께 성공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와 동행자가 서로의 언어를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희생’이라는 아름답고 고급한 단어에 취해서 낙타처럼 미련한 침묵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불행하게 하는 배신의 때를 향해 한발 한발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딴지 들어갑니다. (괜한 딴지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시길… 댓글 무서워요 ^^)
본문에서는 낙타의 입장을 너무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은… ‘낙타는 머나먼 사막 길을 끌려갔습니다.’ 낙타는 머나먼 사막 길을 동행자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이 등에 얹어 놓은 짐을 지고 가기 싫은 길을 갔을 뿐이지요.
낙타가 동행자와 동등한 입장이었다면, 내가 가기 싫다고 말하고 안가면 그만이죠.
하지만 낙타가 거부할 수 있는 입장이었을까요? 낙타가 과연 동행자와 동등한 입장이었을까요? 만약 제가 낙타라면 모든 상황이 불평등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의사 소통의 도구가 있었더라도 잘 말하지 못했을 겁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낙타를 끌고 사막을 건너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서 낙타를 잘 보호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낙타를 끌고 가는 사람은 낙타 그들만의 언어를 온전히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죠. 낙타와 진정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면 낙타가 발걸음을 늦추고 고삐를 잡아 당길 때마다 쉬게 해주면 해결 될 수도 있는 문제였죠.
낙타를 끌고 가는 사람이 낙타가 힘들다고 발걸음을 늦추면 처음에는 조금 쉬게 해주고 물도 주겠지만, 정말 힘들어서 자꾸 발걸음을 늦추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사막 길에 단련되고 물도 몸에 축적하고 평소 말도 없이 묵묵히 잘 걷는다던 놈이 왜 이래?’ ㅡ_ㅡ;;
결국 소통은 ‘양쪽으로 통(通)‘해야 하는 것인데, 낙타가 아무리 자신의 언어로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 한들, 받는 쪽에서 그 의미를 알아차려 주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엄마와 아기는 왜 의사 소통이 잘 됩니까? 엄마는 아기의 울음소리 표정 몸짓 등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고 한다는 점을 아이에게도 충분히 전달하려고 하고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잘 못해주지만, 서서히 아이와 ‘교감’을 하면서 진정한 소통을 하기 때문 아닌가요?
어떤 조직이든 간에, 서로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낙타의 배신 본문 내용에서 ‘나와 동행자가 서로의 언어를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서로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공감하는 것이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아무 분위기 조성도 안되어 있는데, 소통~ 소통~하면 안되던 소통이 잘 이루어질리 없죠? 분위기의 조성은 아래로부터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닌 위로부터의 배려에 의해서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랫사람이기 때문에???? ㅋㅋㅋ)
얼마 전에 사내에는 ‘아주 간단하지만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대화법’ 이라는 강좌가 생겼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써있더군요. ‘관리자급 임직원 필수 course.’ 관리자급부터 변해야 조직도 상에 밑에 있는 임직원이 변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위 낙타와 동행자의 예에서 보듯이 아랫사람이 느끼기에 ‘힘(?)’의 불균형 상태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 어떤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위에 말씀 드린 강좌에서 관리자급에서부터 대화법의 변화를 통해서 분위기의 변화를 꾀하려는 부분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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