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한 1박2일 제주도 자전거 완주기 – 1편
여느 대한민국 국민이 그러하듯, 저 역시 제주도를 사랑합니다. 지금까지 제주도는 5번 방문해봤습니다만, 제주도가 주는 매력은 방문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차 강렬해집니다. 육지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열대식물과 자연경관 그리고 바다… 쉽게 알아듣기 어려워 간혹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는 사투리.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휴양지로서, 제주도는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설렘과 동경을 주는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올레길이 큰 인기를 끌며, 그야말로 올레꾼들의 천국이 되었지만 저는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하기를 좋아합니다. (물론, 기회만 된다면 올레길도 걷고 싶습니다. 한두 달 동안 천천히 전부를!) 보통 자전거 일주는 중간중간 여행지 관광을 포함해서 일주일 이내로 잡습니다. 관광 도중의 교통수단을 대신할 뿐 아니라 자전거 여행을 통해 자동차로는 체험할 수 없는 제주도의 숨은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아내와 함께 무턱대고 도전한 첫 번째 자전거 일주는 약 50km 이동한 시점에서 아내의 탈진으로 실패, 두 번째 도전은 자전거를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3박4일 도전에 성공, 그리고 이번엔 아버지와 1박2일 완주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의 여행은 그만큼 고단함과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고두고 오래 남을 추억과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시간이 짧다고 여행이 주는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닌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을 통해 그 1박2일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여행일정표 (기차-선박-자전거 포함 전체 시간표)
3일간의 총 이동 시간은 39시간 25분이며, 총 이동 거리는 1,304 km입니다. 순수 자전거로만의 이동 시간은 22시간, 이동 거리는 256 km 입니다! (점심식사 및 중간 휴식시간 포함) 시간당 약 11.6 km를 이동했습니다. 결코 빠른 속도가 아니죠, 즉 시간과 체력의 문제이긴 하지만, 누구나 마음먹으면 충분히 1박2일에 완주가 가능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60대 중반의 아버지께서도 완주하셨으니…) 단, 중간중간 힘들어 죽을 것 같을 때가 몇 차례 오곤 합니다…^^;
Day 1 – 설렘과 함께한 시작
이른 아침 마포(부모님 댁)에서 용산역까지 이동합니다. 당시 6월 초순이라 새벽 공기가 싸늘합니다. KTX의 열차와 열차 사이에 가까스로 자전거를 묶어둡니다. 이 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KTX에 자전거 적재는 반드시 접이식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통행에 불편하기 때문에죠. 이를 모르고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쳐 얼마나 죄송했던지… 자전거로 여행하실 때 꼭 기억해 주세요~
원래는 안쪽 수납 공간에 접이식 자전거만 적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렇게 통행에 불편을 주고 말았으니…ㅠㅠ
3시간 반 만에 목포역에 도착합니다.
목포역에 도착한 후 배를 타기까지 약 4시간 가량 시간이 남습니다. 이때 목포 시내 주변을 돌던 중 자전거 고장 발생! 페달이 떨어져나가는 사고(?)를 당합니다. 구입한 지 얼마 안된 자전거였는데… 어쨌든 액땜하는 마음으로 수리 완료.
이곳이 배를 타게 될 국제여객터미널입니다. 국내 터미널은 별도로 있기 때문에 꼭 ‘국제’ 여객터미널로 가셔야 합니다. (제주항도 마찬가지~)
조금 일찍 왔는데… 이런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섰습니다. 도대체 왜?? 어차피 좌석도 없고 방 배정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리 일찍 와서 줄을 서 계신지 처음엔 몰랐습니다…ㅠㅠ
철망에 좀 가렸지만, 철망 넘어 보이는 카페리로 승객들이 분주히 탑승하고 있습니다.
카페리 탑승 후 전경(뒤로 보이는 배는 고속 페리로 2시간 반 정도면 제주항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자전거는 무료로 적재가 가능하나, 본인이 ‘알아서’ 잘 싣고 보관해야 합니다. 선박 내 주차행렬 옆 공간에 잘 세워 놓았죠.
객실(방)의 모습입니다. 이런! 방 배정이 되어 있음에도 앞서 승객들이 줄을 선 이유는 위 사진에 답이 있습니다. 자리가 턱없이 모자라는 거죠. 객실 정원이 30명이라고 하면 모두 책상다리로 바닥에 빈 공간 없이 앉았을 때의 기준이라고 합니다…(이런) 그러나… 대부분 음식(술/안주)을 주위로 둘러 앉아계시거나 일찌감치 누워서 잠을 청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늦게 가면 앉을 자리는커녕 제대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법적으로 5시간 이상 운행하는 선박의 객실 정원은 누웠을 때를 기준으로 하지만, 5시간 미만의 경우는 앉았을 때를 기준으로 한답니다.)
그러다보니 배의 이곳 저곳에 승객들이 쉴 곳을 분주하게 찾고 있습니다. 복도에도 휴게소에도 옥상(?)에도…
5시간이 결코 길지 않은데 쉴 곳이 없다 보니 좀 피로해집니다. 그러다 바람이 없는 장애물 뒤를 찾아 잠시 취침 중 아버지께 찍힌 사진^^
5 시간 만에 도착한 제주항. 가까이에 터미널이 보입니다.
제주항을 빠져 나오자마자 찍은 사진. 보시다시피 해가 거의 질 무렵이므로, 19:30경부터 약 한 시간 가량 자전거를 타고 이동합니다. 더 이상은 너무 어두워 다음날을 기약합니다.
숙소 전경. 올레꾼들이 늘어나면서 게스트하우스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남/녀 구분된 객실에서 공동으로 침실과 부엌을 사용하는 숙박 형태입니다. 편안한 호텔보다는 부족한 게 많겠지만, 저렴한 비용(1만5천원/1인)과 더불어 아버지와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보는 1박은 결코 호텔 못지 않은 경험을 전해 주더군요.
본격적인 자전거 완주기는 2편부터 시작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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