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편한 옷, 비즈니스 캐주얼
올해 장마는 참 길었죠? 습한 날씨도 싫고 손에 뭘 들고 다니는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저에게 장마는 정말 싫은 존재입니다. 신발도 양말도 다 젖고 눅눅하고… 아무튼 싫습니다. 강력한 태풍도 종종 올라오죠. 기껏 준비해온 우산을 쓰고 학교나 어딜 갈라치면, 바람이 앞, 뒤, 옆 가리지 않고 불어서 허벅지까지 적셔 놓습니다. 어디 앉아도 x싼 바지 입고 앉아 있는 것 같아서 영 기분이 그랬습니다.
학생이었을 때,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난 왜 하체에(특히??) 저주를 받아서 반바지도 못 입고 다닐까?’ -_-;;
(남자도 저주받은 하체에 반바지 입고 다니면 정말 보기 싫다는 걸 알았거든요…)
남들 이목을 신경 안 쓰는 자신만만 男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사실 뭐 그런 사람도 아니어서 ㅋㅋ
그리고 내가 그러지 못하니 괜한 심통에 들었던 생각이 ‘아무리 요즘 아무리 자기 개성을 표현하면서 자유롭게 입는다고 해도 학교에 수업 받으러 오는데 저렇게 입어서야 되나?’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교수님 앞에 서야 된다거나… 어떤 다른 만남(??)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맨발에 발가락 꼬물꼬물 거리면서 만나게 되면 되려 내가 좀 편하려다가 큰 실례를 범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요맘때쯤에… 비 많이 오는 여름에 시험 점수 나오고 슬슬~ 학점 나오죠? C 학점 D학점으로 내려 달라고 간청하러 교수님께 가던 생각이 종종 나네요 ㅋㅋㅋ)
여러분의 추천 한방이 저희에겐 큰 힘이 된답니다~ ^^
그런데, 이런 여름철 복장 이야기 하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학교, 회사 등등)에서, 왜 여자는 반바지에 맨발에 샌들 질질 끌고 다녀도 관대하고 남자가 그렇게 다니면 허용이 안돼?’라는 (남자들은 왜 안 되는 지도 잘 모르고… 그냥 인정하고 살면서…) 괜한 푸념’ 입니다. 그런데 정말 안될까요? ㅋㅋ Why?
저는 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 직딩이지만 남녀가 공존하는 어느 곳에나 이런 논쟁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제 주변에도 이런 비슷한 가십성 논쟁이 있었습니다.
논쟁의 발단이 된 질문 하나
男사우 1 Q ‘왜 남자는 반바지 입고 출근하면 안되나요?’
언제나 그렇듯 달리는 댓글들!!
男사우 2 A 반바지 말고 비오는 날 긴 바지에 장화를 신는 건 어떨까요.
男사우 3 A 음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줘서가 아닐까요? 저도 남자지만 남자의 반바지라니…
男사우 4 A 여사우들은 반바지, 칠부바지, 치마 등… 심지어 글레디에이터 신발까지 신던데…
男사우 5 A 다리의 털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男사우 6 A 회사에도 분명히 드레스 코드가 있죵! 홍대 클럽에만 드레스 코드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_-;;
男사우 7 A 입고 출근 하세요…!!
(그런데 신기하게 제가 본 댓글까지는 여사우는 한 분도 댓글 안달었더라구요… 논쟁의 가치도 없는 거 맞나봅니다 ㅋㅋ)
지금 이 글에서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은 ‘여자는 되는 스타일이 왜 남자는 안 되나?’가 아닙니다.
회사 다니는 직딩!! 직장인의 편안한 옷!!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자는 되는데 왜 남자는 안돼’라는 주제로 글을 쓰면 제가 누구 편을 들던 엄청 두들겨 맞을테니까요~ㅋㅋㅋ, 비겁한 “중립”입니다 ^^)
삼성전자는 소위 말하는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는데요…
(아주 정중하게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말이죠.)
회사가 권하는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아래 내용은 우리 회사에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 일반적인 내용이지요~)
Q 비지니스 캐주얼이 뭔가요?
A 비즈니스 캐주얼이란 ‘재킷을 기본’으로 하되 ‘무리하게 튀지 않으면서’, ‘정장보다는 편안하고 일반 캐주얼보다는 품위와 격식을 갖춘 복장’ 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재킷을 기본으로 한다.
사실 저는 엔지니어라서 재킷을 입사 무렵 교육 받을 때 빼고는 입어 본 횟수가 손가락으로 꼽습니다. 엔지니어라서 편하게 입어도 된다고 허용되었다는 것을 어디서 문헌으로 확인한 적은 없지만 통상 엔지니어들은 약간 더 자유롭게 입는 편입니다.
그러나, 업무 관련하여 외부 업체를 방문한다거나 출장을 가게 되면 신경이 쓰이는 게 당연합니다. 특히 출장 시에는 항상 재킷을 착용하고 다니는 편이지요. 굳이 출장이 아니더라도 재킷을 챙겨 입고 다니면 어느 자리를 가든지 복장 때문에 어깨가 움츠러들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
무리하게 튀지 않아야 한다. 이 부분이 좀 심각합니다.
남성 분 중에서도 ‘올백 머리’를 하고 완전 빽(White) 바지를 입고 스치기만 해도 죽음에 이를 것 같은 날카로운 구두를 신고 회사에 출근하시는 분을 봤습니다. (퇴근하고 어디 가시나요?)
그리고 요즘 들어 장마철이 되면서 여성분들 중에서는 유치원 때나 신던 장화를 신고 출근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쩔 수 없이 여성분들 이야기도 섞습니다. 형평성 ㅋ) 글레디에이터 샌들 이후로 제가 겪은 가장 큰 문화적 변화의 충격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무리하지 않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용모와 차림새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장보다는 편안하고 일반 캐주얼보다는
품위와 격식을 갖춘 복장’ !!
‘정장보다 편하게’라는 부분에 주목해서 무난한 캐주얼을 고집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품위와 격식을 갖춘 복장’을 잘 챙겨 입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딱 콤비(사실 콤비는 일본에서 건너온 말)가 생각났습니다. 항상 재킷을 입고 다닐 수는 없지만 어느 자리에 서는지에 따라서 자신이 그 자리에 어울리는 복장을 선택하는 기본적인 마인드만 갖추고 있다면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당황했던 두 번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전에 같이 근무하던 분의 부친의 갑작스런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청바지랑 면티 입고 다니다가 갑자기 부고 소식 듣고 부서원들과 당장 가야 하는 상황이라 엄청 난감했습니다. 가긴 가야겠고 복장은 상가에서 누가 보면 내 낯이 먼저 고춧가루로 물들인 듯 붉어질 것 같고… 그래서 상가에 가서 상주만 밖에서 뵙고 오려고 했는데, 허락해주셔서 고인에게 인사를 드리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연락도 늦게 받고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평소 옷차림을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겨울에 살이 갑자기 엄청나게 불어나 허리가 3인치(-_-;;) 정도 는 적이 있는데, 어느새 봄바람 살랑살랑하니 서로에게 눈 먼 것들이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장 바지가 하나도 안 맞는 겁니다. ㅠㅠ 결국 청바지에 재킷을 입기로 했는데, 재킷 버튼이 안 잠겨서 사진 찍을 때도 땀을 좀 냈었던 기억이… ^^
위 두 가지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옷차림 또한 자기 관리인 것 같습니다.
항상 단정한 옷차림과 용모를 유지하는 것도 자기 관리고, 그러기 위해서 자기 몸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두말할 나위 없는 자기 관리겠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자기 이미지는 어느 자리에 가든지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를 어떻게 각인시킬지(이미지 메이킹) 결정하게 됩니다. 작게 보면 개인적인 발전의 시작이요, 크게 보면 회사의 이익 창출과 직결되는 문제의 발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 복장을 보니, 조금 반성해야겠네요 ^^
여러분들은 지금 무엇을 입고 계시나요?
여러분의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제 이미지 = 개발자, 개발자 비하하는 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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