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여성 엔지니어

2010/06/08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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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활동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산업사회 이전에서도 가뭄에 콩 나듯 가끔 모든 이들이 그 이름을 아는 유명한 여자들이 역사서의 한 페이지씩을 차지하고 있다.

이사 도라 덩컨(무용가), 코코 샤넬(디자이너), 신사임당(현모양처), 클레오 파트라(통치자), 퀸 엘리자베스, 마거릿 대처, 힐러리(정치가)… 유명한 여성들의 목록. 그런데 이 중 과학자나 공학자가 있던가?

아하, 퀴리 부인이 있다. 과학자! 남자, 여자를 구분 짓기 전에 그녀의 연구적 삶과 발견은 위대한 과학자다. 그리고 또, 모두가 아는 공학자나 건축가나 의사나 과학자가 퀴리 부인 말고 또 다른 여성이 있던가?

아는 사람만 아는 Ada 란 여인을 잠시 소개하고 싶다.

■ Ada Lovelace(1815~1852,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났으나 아버지와의 인터랙션은 별로 없다.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는 누구인가?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강력한 후보는 이 여인이다. 그녀는 귀족 가문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수준 높은 가정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특이하게도 이 여인은 수학을 좋아하고 재능을 나타냈다. 누가 가르쳤을까 궁금해진다. 그러나 그녀는 19세에 러브레이스란 백작과 결혼을 하고 그냥 가정에 파묻혔다. 그녀의 운명을 바꿔준 것은 Charles Babbage(1791~1871)의 발명품 소개 회에 참석한 것이었다. 거기서 그녀의 관심을 끈 것은 로그와 삼각함수를 계산하는 Difference Engine과 일반 계산기 Analytical Engine이었다. 그녀는 Babbage와 Analytical Engine(일반 계산기) 분석에 관한 책을 출판하게 된다. 여기서 Ada는 Loop, Subroutine, Jump, IF 같은 것에 대한 개념을 고안해 낸다. 그녀는 또한 이런 계산기가 나중에는 숫자 계산뿐 아니라 음악이나 미술에도 쓰이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하지만 그녀는 후에 도박에 빠져서, 도박 계산을 하는 기계 제작을 하다가 실패하고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자궁암에 걸려 죽고 만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파 묻혔다. 그러다가 1975년 미국방부에서 파스칼 기반의 새로운 언어를 제작하면서 그 언어에 그녀의 이름을 붙였다. Ada! 강력하고 광범위한 기능을 갖고 있으나 사양 자체가 너무 광범위한 이 언어는 이제 Ada Lovelace 처럼 C++/JAVA 등에 묻혀서 전문가 아니면 이름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언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영국 컴퓨터 협회는 매년 그녀의 이름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Ada 얘기를 하였으니 여자들 중 개발자로 Focus를 두어 보자.

여자들의 뇌 구조자체가 수학이나 과학, 논리 분석, 공간 인지 등에 어렵다는 통계를 집어 치우고, 공대로 간 여자들이 있다. 가서 뒤늦게 자기 작성에 안 맞아서 피를 보는 여자들도 있고, 암튼 제 3의 성으로 분류되어 대학시절을 보낸 그녀들이 그대로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 삼성 전자일 것이다.

철사 줄 같은 머리, 편한 게 제일인 유행 안타는 그냥 청바지, 스니커즈 그리고, 추레한, 갈아입어도 안 갈아 입어도 똑같이 보이는 심플한 상의, 화장기 없는 얼굴. 삼성전자의 개발자 여성들의 스테레오 타입이다.

세월이 흘러서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지, 요즘은 여자 개발자 중에도 여자 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하지만, 절대 다수는 업무의 특성상 살랑거리는 쉬폰 블라우스에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고 아찔한 킬 힐을 신고 백을 든 체 출근하여 정시 퇴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녀들은 대부분 자기가 여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하지 않는다. 남자 개발자들이 난 남자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일하지 않는 것처럼… 똑같이 납기 맞추려고 새벽까지 야근하고, 문제 발생하면 장기 출장 가서 시험하고 개발한다. 무거운 타겟을 못 드는 건 신체적 차이고, 그런 거 조차 대차 빌려서 씩씩하게 수행하는 후배들도 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 보면 내 위에 상급자들 중에 여성은 몇 %나 되는가? 마케팅이나 디자인이 아닌 곳에 사업부의 개발현장에 여성 임원은 과연 몇 %나 되는가? 있기는 있는 것인가?

임원은 누구에게나 힘든 고지니깐 차치하고, 여자 부장급은 몇 %나 되는가? 간부의 여성 비율이 적은 것은 입사한 여성의 비율이 적어서일까? 예전의 선배들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서일까? 능력이 없어서일까? 내 생각엔 나보다 전에는 여자 입사 자체가 더 적었다고 본다. 또한 그들의 업무는 비 엔지니어 직군이 대부분이었고 간접 지원이었을 것이다.

80~90년대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던 그 시절, 내가 모르던 시절 회사를 다녔던 삼성의 직장 선배 언니들 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언제나 여자 엔지니어는 수가 적다.

미국의 경우에도 IT 업계의 성비 불균형은 심하다. 모든 기술 기업의 SW 엔지니어 여성 비중은 22%이고 HW나 Programmer 비중도 해마다 오히려 더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소비의 주체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에 대한 마케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IT업계에는 아직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여성 리더 성공 사례가 없기 때문에 롤 모델도 없고 여학생들이 매력을 느끼지도 못한다"고 한다. 롤 모델! 나보다 윗사람들 중 직장내의 여성 롤 모델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 아예 사람이 없다. 내 세대의 롤 모델은 내 직장이 아닌 다른 연구기관의 잘된 여성들을 삼아야 한다.

"여성이 있을 거 같지 않은 곳에 여성이 있다고 더욱이 그런 곳에서 최고 책임자가 되었다는 국과수 소장, 남자들만 뛰어든 건설업계에서 자신의 주민등록증 번호를 자동으로 10XXXX로 정정해 주는 일을 매번 겪은 건설 업체 여사장 이야기 등 여자 물리학자, 여자 건축가, 여자 비뇨기과 의사 등등" (책 : 여성 엔지니어 공학기술과 사랑에 빠지다)

언젠가 나랑 비슷한 연배의 여자 동료와 얘기 나눈 적이 있다.
"우리가 얼마나 더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글쎄 열심히 해서 임원까지 목표로 두고 일해야 하지 않을까?"
"여자들 중 기술직 임원을 본적이 있어?"
"없어, 자기가 되구려"
"우리가 1세대라서 그럴 거야, 임원도 아마 우리 세대에서 나오겠지, 된다면"

직장내의 성적 차별이 거의 없다는 미국에서도 Glass Ceiling이란 단어가 존재한다. 유리 천장, 여성과 소수인종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 회사는 어떨까? Glass Ceiling과 전혀 무관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 외에 여자들에 대한 편견을 여자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일은 없는지 한번 따져 보자. 어떤 개발 모듈에 대해 여자 개발자가 담당하고 있을 때 그 일에 대한 신뢰도에 차별을 둔 적은 없는지.

이제까지 여자 상사를 만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뭐라고 경험담이 없지만, 혹시 내가 후배들에게 남자상사와 달리 불합리하게 보인 적은 없을까 생각해 보자.(쉽게 삐진 다던지) 아, 다시 말하면 내 후배들이 '난 저래서 여자 상사가 싫어' 이런 생각을 하게 한 건 없는지…

마케팅이나 디자인 부분에 있어서 성공한 여성 임원들을 볼 수 있다. 여자로서의 꼼꼼한 일 처리, 감성 등을 업무의 강점으로 응용하였다는 인터뷰 내용을 볼 수 있었다. 기술 개발 사업 부분에서 우리 세대에서 여성 리더들이 나오려면, 두 가지 결론을 맺을 수 있다.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인정 받아야 한다. 더 꼼꼼하게 일 처리를 해보자. 냉철하게 판단하고 더 진취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후배들의 의견에 열린 귀를 갖자. 性적 차이를 인정하고 강점으로 만들어 보자. 그리고, 기다려보자. 아직은 롤 모델도 없고, Generation이 도착할 시간이 안되었다.

도산공원을 걷다 보면 '도산의 말씀'이라고 적힌 커다란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거기에는 이렇게 써있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하는가."

 

전성희, SQE(IT solution)/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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