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비크람의 결혼식으로 엿본 인도 문화

2011/12/01 by 블로거스
공유 레이어 열기/닫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77블로거스와의 만남 삼성전자 사람들의 진실하고 솔직한 이야기! 77명 임직원 필진(블로거스)들이 전하는 세상사는 이야기와 삼성전자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제가 있는 부서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습니다. 보통 중국, 인도, 러시아, 유럽 각국에서 외국인 직원들이 많이 채용되어 삼성전자 본사인 수원 디지털시티에도 많이 오는데, 얼마 전 우리 부서에 인도 친구 비크람(Vikram)이 신입으로 들어왔습니다. ^^ 이 친구가 결혼을 하면서 처음 접했던, 인도 결혼 풍습과 문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여러분의 추천 한방이 저희에겐 큰 힘이 된답니다~ ^^
 
비크람에게 청첩장을 받고 사실 좀 놀랐습니다. 수많은 청첩장들을 받아 봤지만, 이렇게 크고 고급스럽고 엘레강스한(?) 청첩장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ㅋㅋ 인도에서 제작해서 한국까지 공수한 이 청첩장부터가 신기했습니다. ^^ 마치 이 친구를 아는 다른 친구들이 벽에 낙서를 한 것 같은 이 초대장에는 가운데 결혼하는 친구와 와이프 이름이 있고 결혼식에 대한 대략의 정보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잠깐 한 가지만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비크람이 보내 온 청첩장

▲ 비크람이 보내 온 청첩장

좌측 상단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So what’s the story?

한 남녀가 만났습니다.
수년 동안 그 둘 사이는 PN 접합에서 비활성의 역방향 바이어스가 걸린 것과 같았습니다.

(둘 사이에는 어떤 전기적 작용이 없었다. 둘 사이에는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

그러던 어느 날, 피할 수 없는 breakdown이 일어났고 그 둘 사이는 좁혀졌습니다.

그 둘은 선형 수학식의 두 변수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선형수식 : Y(남성) = a * X(여성) 에서 X와 Y의 관계가 되었다. 즉 서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사회적 방식에 따라 그 둘은 종교적 의례와 절차에 따라 법적으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공대생스러운 스토리 텔링-_-ㅋ)

이과 출신이 아니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 어쨌거나 이 초대장은 우리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랑 신부의 어색한 사진보다는 훨씬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인도 결혼식 식순 내용이 포함된 것을 한 가지 더 주었습니다. 인도 전통 혼례 의식이 순서대로 기술되어 있던 것인데, 결혼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방식은 문화에 따라 다르지만 그 내용과 의미는 세계 어디서나 일맥상통 하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지금부터 인도 혼례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우리 나라도 지방마다 혼례 방식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다양하다고 합니다. ^^ (지금부터 소개하려고 하는 혼례 내용은 남(南) 인도의 브라만의 경우입니다.)

식장 한 가운데 놓인 성령의 불들어가기 전에~
식장 한 가운데 성령의 불(holy fire) 놓여 있습니다. 식 중에 신랑과 신부, 하객들이 그 성령의 불을 오른쪽으로 도는 절차가 있습니다. 식에 필요한 모든 도구와 시설들이 모두 오른쪽으로만 놓여 있습니다. 신랑과 신부가 앉아 있는 방향 또한 오른쪽입니다. 왜냐하면 인도에서는 오른쪽이 정(정)의 방향이자 정상 방향이고, 왼쪽은 부정(不淨)의 방향이자 비정상 방향이다, 즉 오른쪽은 성(聖)을 왼쪽은 속(俗)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혼식 들여다보기!

Wedding Ritual ,CHARANYA, VIKRAM, 2-9-2011 FRIDAY
비크람이 신랑의 이름이고 Charanya(어떻게 발음하는지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 댓글 좀ㅎㅎ)가 신부의 이름입니다.


약혼(Engagement : Jadhkarma Namakarma and Vridham Nischyadartham)(9월 1일)

결혼서약서, 코코넛접시, 구장나무잎사귀, 과일, 선물등을 교환하는 약혼식
결혼식 첫날!!(결혼식은 이틀간 진행됩니다 ㅎ) 신부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바뀌는 의식이 진행됩니다. 신랑은 Brahmacharya(미혼 남성을 뜻함)에서 Grihasta(기혼 남성을 뜻함)라는 이름으로 바뀝니다. 신랑의 장모님께서 mai (kaajal : 눈 주변에 바르는 화장품의 일종)를 신랑의 눈에 칠해줍니다.

결혼 서약서(LagnaPathrigai)와 코코넛 접시, 구장(betel, 후춧과의 덩굴식물)나무 잎사귀, 과일 그리고 간단한 선물을 교환하는 약혼식이 간단히 진행됩니다.(약혼식을 결혼식 전날 하네요.)


Kasi Yathirai(9월 2일 6시 20분)

전통결혼식에 따르고 있는 신랑의 모습

전통결혼식에 따르고 있는 신랑의 모습


신랑 비크람은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성지로 여겨지는 ‘Kasi’로 가서서 금욕자가 되어 성지순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신부의 아버지가 신랑를 쫓아가서 결혼식장에서 그의 딸의 손을 잡을 것을 요구합니다. 결국에는 감언이설로 신랑을 회유하여 결혼식을 진행하도록 되돌려 놓았습니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전통에 따라 흉내만 내었다고 합니다. ㅋㅋㅋ’Kasi Yathirai’는 신랑이 ‘Brahmacharya(미혼 남성)’에서 ‘Grihasta(기혼 남성)’로 바뀐다는 상직적인 표시입니다.


화관 교환(Garland Exchange :MalaiMathal)(6시 30분)

화관교환을 하고 있는 신랑신부의 모습

화관교환을 하고 있는 신랑신부의 모습

신랑은 신랑의 삼촌 어깨에, 신부는 신부 외삼촌들 어깨에 타고 들어올려집니다. 그 상태로, 신랑 신부는 서로 자신이 화관을 쓰는 것을 피하면서 상대방에게 화관을 씌워기를 시도합니다. (즐거운 분위기 ^^) 화관을 서로 씌우는 것은 이들 둘이 외삼촌들과 많은 증인들 앞에서 서로가 서로의 사람이 되어 하나가 되기로 약속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네(Swing :Oonjal)(6시 45분)

그네에 앉은 신랑신부의 모습

신랑 신부가 그네 위에 앉아 있습니다. 그 동안 신부의 신부 들러리와 여성 친척들이 아름다운 선율의 사랑 노래를 들려줍니다. 그네는 기복이 있는 삶을 의미하고 신랑과 신부 둘이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서 안정적이고 꾸준히 오랫동안 유유히 그네를 즐기듯이 살아가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PidiSuthal(7시 00분)

신랑 신부가 그네에 앉아 있는 동안, 색깔을 입힌 한 줌의 쌀을 그들의 머리에 빙글빙글 돌리고,
그것을 사방으로 던지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들이 악마의 눈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믿습니다.
Gifting the Bride : Kanniga Dhaanam(7시 15분)

신부측 아버지의 무릎 위에 신부가 앉아서 진행되는 'Kanniga Dhaanam'
‘Kanniga Dhaanam’은 사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신부측 아버지의 무릎 위에 신부가 앉아서 진행됩니다.신랑은 신부의 머리 위에 Kusa 풀의 Darbha(다루바)로 만든 관을 씌워줍니다.(다루바 – 인도의 종교의례 중에서 다양하게 이용되며, 성초(聖草)라고 하는 식물) 그리고 멍에 모양이 준비되고 mangalsutra(망갈라수트라)라는 것이 그 멍에에 놓여집니다.

이렇게 멍에를 사용하는 의식은 조상들이 시골에서 사용하던 마차가 소의 멍에에 의해서 끌어졌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의식은 신랑과 신부의 성공적인(?) 결혼 생활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dhaanam’은 선물들 중에서 가장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Kannigadhaanam’은 이 외에도 절차가 더 있습니다. 그 의미로 볼 때 인도 문화를 이해하기에도 충분하구요~
(너무 많아서 설명 다 못하지만 참고하세요~ 참 흥미롭습니다.)


Tying the MangalSutra : Mangalyadharanam(8시 15분)

Mangalasutra를 신부의 목에 묶어주는 신랑의 모습
신부는 9야드 정도 되는 갈색 사리(sari)로 시누이들의 도움을 받아 바꿉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무릎 위에 앉습니다. 신랑은 이제 신부가 신랑의 처가 되었다는 의미로 Mangalasutra를 그녀의 목에 묶어줍니다. 여기서 묶을 때는 매듭을 세 번 짓는데, 한 번은 신랑이 묶고 나머지 두 번은 시누이가 묶어줍니다. 모든 연장자들은 신랑 신부에게 Akshadai를 뿌려주면서 그들을 축복합니다. 

Panigrahanam(8시 20분)

신랑은 그의 오른손으로 신부의 움켜쥔 오른손을 감싸 쥡니다. 신부의 움켜쥔 오른손은 그녀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Panigrahanam 의식은 결혼 생활 동안 신부의 모든 마음을 신랑의 손에 맡기고 의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랑은 신부와의 결혼 생활 동안 장수, 자손, 번영과 조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 sari – 인도·파키스탄 등에서 힌두교도 성인여성들이 허리와 어깨를 감고 남은 부분으로 머리를 싸는 무명이나 명주천.
* Akshadai – 터머릭(Turmeric) 향신료와 섞은 쌀
* 터머릭(Turmeric) 은 카레와 함께 인도음식에서 자주 쓰이는 진한 향신료입니다.


7 Steps :Sapthapadi(8시 25분)

Sapthapadi는 힌두교 결혼 의식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로 여겨집니다. Saptapadi는 일곱 걸음을 뜻합니다. Sapthapadi는 주문을 말하면서 holy fire 위를 일곱 번 순회하는 의식입니다. 일곱 걸음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행복과 부유한 삶’, ‘육체와 정신과 영혼의 힘’, ‘근면과 정직’, ‘상호 신뢰와 사랑에 의한 조화와 행복’, ‘건강하고 올바르고 사랑스러운 아이’, ‘함께 오래 사는 것과 그들의 남은 인생에서 서로의 훌륭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약속’, 결혼은 이 의식 후에 신성화되고 완전하게 그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신랑이 신부의 왼발 발가락을 잡고 그녀가 숫돌을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Ammi Midithal

신랑이 신부의 왼발 발가락을 잡고 그녀가 숫돌을 밟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때 신랑, 신부의 위치는 Sapthapadi 의식을 한 holy fire의 오른쪽입니다. 이 의식은 결혼 생활을 위한 아주 단단한 초석 다지기 정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Wearing the toe ring :Mettianivithal(8시 30분)

Metti는 전통적으로 결혼한 여성이 끼던 은으로 만든 반지입니다. 이것은 다른 남성들이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고도 그들이 결혼한 상태임을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신부의 삼촌이 그 반지를 그녀에게 선물합니다.

 

얼굴을 보지않고도 결혼한 상태임을 알게하기 위한 발가락반지
Arundhati star

신랑은 밖으로 나가서 신부에게 수평선에 Arundati 별을 보여줍니다. Arundati는 현인 Vashista의 처였습니다.그녀는 남편에 대한 헌신 덕분에 holy fire사의 별이 되었습니다. Arundhati는 큰곰자리 별 근처에서 반짝이는 별입니다.

 

Homas and AasirvadhamHomas and Aasirvadham (Blessing)(8시 40분)

커플은 Sapthapadi 의식을 진행한 성령의 불 근처에 앉습니다. 그리고 신랑과 신부가 됨에 있어서 신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현합니다.스승님이나 성직자(guru or priest)에 의해 기도가 우선 진행되고 그들의 친척과 친구들이 뒤를 이어 기도합니다. 신랑과 신부는 기도하는 사람들의 앞에서 엎드린 채로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Grahapravesam(정오)

이것은 신부가 그녀의 시댁의 집에 공식적으로 처음 들어가는 것입니다. 신부는 기도문을 외치면서 그녀 부모님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시댁으로 들어갑니다.시댁 부모님은 꽃과 달콤한 음식과 Aarthi로 그녀를 환대합니다.


Nalangu(오후 4시)

Nalangu
Nalangu

결혼식 저녁은 피로를 풀고 즐기는 시간입니다. 신부는 그녀의 남편과 결혼식을 즐기기 위해서 그를 노래로 불러냅니다. papdom 빵을 서로의 머리 위에 부스러트려 떨어뜨리고 구장(betel)나무 꾸러미를 비틀고, 코코넛을 여럿이 굴리는 게임 등을 하면서 즐깁니다. 이런 놀이를 하는 동안 여성들은 신랑 신부의 흥을 돋구기 위해 노래를 합니다.

인도결혼식 옛그림
여기까지가 인도 결혼식 식순과 그 의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상당히 길었네요. ^^ 사실 이 친구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조만간 결혼한다고 하면서부터 부서 소총무인 저는 살짝 고민에 빠졌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부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혼에 대해서도 알려야 하고 부서 여러분들이 정성으로 모아주는 경조금도 받아야 하는 등 외국인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한국식 관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정서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왜 그래야 하나?’라고 이상하게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그 ‘문화의 차이점’을 이해시키기가 가장 큰 미션이었습니다. 축의금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품앗이’ 문화를 영어로 설명하는 지경에,,, -_-ㅋ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모든 식 준비를 한국과 인도에서 마치고 신혼여행까지 잘 다녀왔습니다. ㅋㅋ

비크람 부부사진

▲ 비크람 부부

비크람, 아름다운 신부랑 평생~ 행복하세요~^^

글로벌 기업들이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는 다양성입니다. 어떻게 다양한 국적과 문화와 능력을 가진 남녀 임직원을 하나의 기업 문화에 녹아들게 만들 것인가? 그런 면에서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이해시키고 우리 언어를 배우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외국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와 어느 부분에서 다른지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고.우리와 어떤 부분에서는 비슷한지 그리고 그것을 공감하는 것.이런 작은 것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다양성은 크지만 그것이 잘 어우러진 하나의 훌륭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 방법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재성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by 블로거스

삼성전자

기획·연재 > 오피니언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