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를 만나다] 세계 최고 삼성 TV를 만드는 박정길 범진아이엔디 대표
지난해 삼성그룹은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아 임직원들의 귀감이 된 15명에게 ‘2014 자랑스런 삼성인상(이하 ‘2014 자삼상’)’을 수여했습니다. 특히 그룹 안팎에서 삼성의 명예와 경영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겐 ‘특별상’이 주어졌는데요. 이번 특별상은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도전과 혁신을 거듭한 협력사 두 곳에 돌아갔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중국 천진법인의 안정적 TV 양산을 지원, 2014 자삼상 특별상을 수상한 박정길 범진아이엔디 대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TV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먼저 명예로운 상을 받을 수 있게 추천해주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감사드립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과분한 상을 주셨어요. 이번 수상으로 범진아이엔디의 모든 임직원들이 더 큰 자긍심을 갖게 됐습니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격려라 여기겠습니다.”
▲박정길 범진아이엔디 대표이사
박정길 대표에게 특별상 수상 소감을 묻자 겸손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를 만난 곳은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범진아이엔디 수원 공장. 이곳은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에 위치한 금형·사출·스피커 제조기지 중에서도 금형 설계를 담당하는 곳인데요. 삼성전자 TV 외관(케이스)도 바로 이곳에서 설계되고 있습니다.
범진아이엔디는 아시아와 유럽에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천진 공장에선 금형에 따라 제작된 삼성 TV 외관에 멋진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하는데요. 한국과 중국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안정적으로 삼성 TV의 양산을 지원하고 있죠.
▲삼성 커브드 TV의 외관을 제작하는 범진아이엔디 수원공장 전경
이번에 범진아이엔디가 특별상을 받은 데엔 ‘삼성 TV의 안정적 양산 지원’이 큰 몫을 했습니다. 삼성 TV는 9년 연속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범진아이엔디는 묵묵히 뒤에서 삼성 TV의 양산을 뒷받침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커브드 TV는 정말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대단했는데요. 박정길 대표는 “삼성 TV 외관을 제작하는 우리 임직원들도 삼성전자 임직원처럼 ‘세계 최고의 TV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23년 삼성전자의 든든한 파트너
박정길 대표와 삼성전자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1년 범진공업사를 창업한 박정길 대표는 1992년 삼성전자 음향사업부의 2차 협력사로 연을 맺었는데요. 홀로 영업부터 생산, 설계를 도맡아 하던 시절 삼성전자는 범진아이엔디의 경쟁력을 일찍이 알아봤습니다.
▲1991년 1인 기업으로 시작한 범진아이엔디는 어엿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당시 범진아이엔디의 견적가는 늘 경쟁사 대비 최고 30%까지 저렴했다고 하는데요. 다른 업체들은 어떻게 이윤을 낼 수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범진아이엔디는 늘 30%씩 순이익을 창출했다고 합니다. 범진아이엔디가 대부분 동등한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설계’에 있었는데요. 박정길 대표는 “현장 경험이 풍부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랐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구조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하자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2차 협력사였던 범진아이엔디를 직접 만나 납기가 급한 제품을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범진아이엔디는 삼성전자와 직거래하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쌓아갔는데요.
박정길 대표는 처음 삼성전자와 거래하기 시작한 때를 떠올리며 “삼성전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범진아이엔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맥도 없고 대기업 출신도 아닌 그는 오로지 기술력 하나로 승부수를 던졌는데요. 그런 범진아이엔디의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해 준 게 바로 삼성전자였습니다. 박정길 대표는 “삼성전자는 경쟁력 있는 회사에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줬다”며 “범진아이엔디도 그 기회를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라고 말했습니다.
▲금형을 제작하는 모습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지금도 박정길 대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강조합니다. 범진아이엔디만의 특화된 신기술이 없다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죠. 범진아이엔디는 R&D 투자를 바탕으로 국제 특허를 늘리는 한편,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데요.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범진아이엔디가 있는 게 아닐까요?
‘위기’는 ‘기회’의 다른 말
박정길 대표는 평소 ‘위기가 곧 기회’란 말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범진아이엔디는 경제위기로 모두가 힘든 나날을 보냈던 1990년대 말 오히려 중국에 진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뤘는데요. 금형에서 성형 사업으로 사업 구조가 변화하는 시기에도 위축되기는커녕 과감한 투자로 두 배 가까운 이익을 창출했다고 합니다.
▲삼성 커브드 TV 외관 부품을 들어 보이는 박정길 대표
박정길 대표는 “위기라 할 때 몸을 사렸다면 아마 오늘의 범진아이엔디는 없었을 것”이라며 “범진아이엔디는 1990년대 말 삼성전자가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국내 물량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을 때 과감하게 중국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세운다고 해서 판로가 보장된 건 아니었지만 그는 “삼성전자와의 신뢰가 있어 용기가 났다”고 하는데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범진아이엔디가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하네요.
지난 2007년 천진에 공장을 세울 때도 범진아이엔디는 위기에 적극적으로 맞섰습니다. 삼성 TV 신제품 양산을 앞둔 시기 범진아이엔디는 중국에 공장을 세울 시간이 매우 부족했는데요. 하지만 범진아이엔디는 특유의 긍지로 100일 만에 공장 부지를 매입,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를 갖췄다고 하네요.
기계 소리에 행복 느끼는 ‘천생’ 엔지니어
박정길 대표는 머리가 복잡할 때면 현장을 찾습니다. 그는 “국내에 있든 해외에 있든 현장의 우렁찬 기계 소리를 들으면 잔걱정이 없어진다”고 말했는데요. 기계 소리에 행복을 느끼는 그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였습니다.
▲예외가 없는 한 늘 현장을 지키는 박정길 대표의 모습, 정말 행복해 보이죠?
박정길 대표는 “현장에 있을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역동적인 기계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하네요. 또한,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현장에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는데요. 그래서 가끔 정체되고 우울한 기분이 들 때면 언제나 현장을 찾는다고요.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TV 시장의 혁신을 이뤄나갈 범진아이엔디 임직원들
박정길 대표는 금형과 사출, 스피커 제조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연구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범진아이엔디야말로 진정 자랑스런 삼성인이 아닐까요? 삼성전자와 범진아이엔디의 견고한 파트너십이 앞으로 세계 TV 시장에서 더욱 많은 혁신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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