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내내 스터디∙멘토링, 또 스터디∙멘토링… ‘제2회 주소창 부트캠프’ 가보니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삼성전자인재개발원(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에서 제2회 주니어소프트웨어창작대회(이하 ‘주소창’) 부트캠프가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67개 팀 138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주소창 지원 당시 제출된 팀별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자리였다. 지난 대회 수상자들이 하나같이 “상 받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던, 말하자면 ‘주소창의 꽃’이라고나 할까? 반짝이는 소프트웨어 아이디어 하나로 패기 있게 도전장을 내민 전국 초·중·고교생이 총출동했던 현장을 ‘밀착 취재’ 했다.
아이디어 막힐 때마다 ‘임직원 멘토’가 조언
부트캠프(boot camp)의 원래 뜻은 ‘신병 훈련소’. 하지만 주소창 부트캠프는 대회 참가 학생들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한데 모여 각자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성격이 크다. 주소창을 운영하는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사무국은 지난해 참가자의 폭발적 호응을 반영, 올해 캠프 일정을 지난해보다 하루 늘려 2박 3일로 잡았다. 이 기간 동안 참가 학생들은 ‘(자발적) 스터디’와 ‘(전문가) 멘토링’을 번갈아 진행하게 된다. 스터디를 통해 도출한 아이디어 개선안을 멘토링으로 검증 받는 형태다. 관심사가 비슷한 또래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점도 주소창 부트캠프만의 매력이다. 소프트웨어 관련 기량을 겨루는 건 물론, 창의력과 협동심을 두루 키울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주소창 지원 자격은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교생까지. 개인 또는 팀(최대 3인)으로 참가할 수 있다(단, 지도교사 1인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제출 과제는 ‘일반 소프트웨어’ 부문(애플리케이션∙웹∙스크래치 등)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부문(메이킹보드∙센서 등)으로 구분되며, 형태 제한은 따로 없다. 올해 대회 주제는 ‘우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공식 일정은 오는 11월 마무리되며 수상 팀엔 ‘글로벌 IT 컨퍼런스 탐방’ 혜택이 주어진다. 이 밖에 △수상자 대상 캠프 참가 자격 부여 △방학 중 심화 교육 수강 등의 추가 특전도 제공된다.
▲’할머니의 약통’ 팀은 어르신을 위한 투약 시간 통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주소창의 문을 두드렸다. (왼쪽부터)이준민∙김동현∙전형준군
주소창 부트캠프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램엔 삼성전자 임직원이 멘토 자격으로 참여한다. ‘할머니의 약통’ 팀원 전형준(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 3년)군은 “평소 각자 일정 때문에 바빠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었던 팀원들이 오롯이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과제 관련 전문 지식이 풍부한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들의 조언 덕에 개발 도중 막혔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전거용 방향 지시등’ 개발 아이디어로 주소창에 출사표를 던진 ‘따르릉 수호천사’ 팀원 박근호군
이번 부트캠프엔 지도교사와 다른 팀원 없이 ‘나 홀로 참가’를 감행(?)한 학생도 있었다. 자전거 핸들을 꺾을 때마다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후미등(後尾燈)을 개발 중인 박근호(경기 용인 새빛초등학교 5년)군은 독학으로 소프트웨어 공부를 시작한 경우. 근호군은 “평소엔 진도가 안 나갈 때마다 인터넷을 찾아보며 고민하는데 여기 오니 그때그때 멘토에게 물어보고 대답도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멘토들 “학생답지 않은 열정과 수준에 감탄”
부트캠프를 향한 열정에 관한 한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진도 참가 학생들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 곳곳에선 쉬는 시간도 반납한 채 학생들과 머릴 맞댄 임직원 멘토들의 모습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방효식 멘토(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 수석)<위 사진 오른쪽>는 “소프트웨어를 향한 학생들의 열정에 내심 놀랐다”면서도 “이번 부트캠프가 단순히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자체를 즐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끈끈하고 친밀한 멘토링은 주소창 부트캠프만의 매력이다. 사진은 임직원 멘토들(흰색 셔츠 차림)과 자리를 함께한 고교생 팀원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리모VDT’ 팀장을 맡고 있는 김민정양이다
이번 부트캠프에 참여한 임직원 멘토의 눈에 참가 학생들은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라기보다 ‘조만간 다시 만나게 될 미래의 후배’에 가까웠다. 박익선 멘토(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부문 메모리제조센터 사원)<위 사진 왼쪽 세 번째>는 “나 역시 소프트웨어 직군 종사자로서 후배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캠프 기간 중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다른 열정으로 모든 일정에 임하는 임직원 멘토의 노력이 전해진 덕분일까, 이들을 대하는 참가 학생들의 호응도 컸다. “멘토링 경험은 난생처음”이라고 밝힌 김민정(충남 아산 충남삼성고 1년)양은 “삼성전자 임직원이 직접 멘토로 참여한다고 해 시종일관 딱딱하고 진지하게 진행될까 봐 지레 겁먹었는데 생각 외로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좀 놀랐다”고 말했다.
전문가 멘토링은 참가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날개’를 달아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단 점에서 특히 유용하다. 실제로 이번 부트캠프에 등장한 학생들의 아이디어 중엔 멘토진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수준급 작품이 꽤 많았다. 김민정양이 이끄는 ‘리모VDT(RemoVDT)’ 팀만 해도 컴퓨터단말기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 일명 ‘VDT증후군’) 해결용 아이디어를 제안, 눈길을 끌었다. 모니터 아래쪽에 센서를 설치, 사용자가 앉으면 그에 맞는 거리와 높이로 모니터 위치를 조절해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될 예정이라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학생이 소프트웨어를 막연하고 어렵게 느낀다. 여느 학습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아 단순한 관심과 열정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갖추기 어려운 게 현실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소창(과 부트캠프)은 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어엿한 소프트웨어’로 완성되기까지 기업이, 그리고 기업 구성원이 어떤 손길을 건넬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지 않을까? 이날 캠프 현장에서 접한 학생들의 솔루션이 대회가 끝날 즈음엔 진짜 ‘우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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