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무엇이든 만들어 보세요! – 목공예가 취미인 김제헌 책임
"우리 아빠가 최고!"
초등학교 1학년 김다예 어린이는 방에 있는 여러 가지 가구 중 아버지가 만들어 준 책상과 침대가 가장 좋다고 하는데요. 다예 어린이 방에 있는 가구 중 아버지가 만든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사실, 다예 어린이 아버지는 5년 전부터 취미로 목공예를 시작해 자신이 직접 만든 가구를 집안 곳곳에 놓아둘 정도로 목공예에 대한 놀라운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김다예 어린이 아버지가 바로 삼성전자 LiVE가 소개할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바로, 제헌절에 태어나 '김제헌'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김제헌 책임입니다.
"아이들 2층 침대 만들고 멋진 아빠로 불려요!"
김제헌 책임은 어릴 적부터 손에 잡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분해하고 다시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한 번은 TV를 분해해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부모님께 크게 혼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했던 김제헌 책임의 모습은 손재주가 있던 아버지를 닮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특별한 취미인 목공예의 본격적인 시작은 5~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제헌 책임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엄마한테 떨어져서 혼자 자도록 해야 했는데요. 그렇게 하려면 침대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나무 파는 곳에 가서 DIY로 2층 침대를 만들어 1층에서는 딸을, 2층에서는 아들을 재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들 병우가 2층에서 내려올 때 미끄럼틀이 있으면 더 쉽게 내려올 수 있을 거라고 말해 미끄럼틀을 달아줬죠. 아빠가 만든 침대라 그런지 아이들이 특별한 애정을 갖는 것 같았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김제헌 책임이 목공예에 취미를 갖게 된 배경이 되어주었는데요. 아이들 방에 있는 책꽂이, 책상, 독서대, 의자뿐만 아니라, 거실에 놓인 TV 장식장, 평상형 나무 소파, 부엌의 식탁 의자 등 집안은 김제헌 책임의 가구 전시장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목공예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직접 품을 팔아 나무를 구해 필요한 가구들을 만든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또한, 결혼식을 앞둔 처제에게 결혼 선물로 전할 TV 장식장과 옷장을 만들고 있는데요.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처제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전통 가구를 접할 수 있는 사극이 재미있다?!
'열 손가락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면서도 김제헌 책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느티나무로 만든 3인용 소파'를 꼽습니다. 옛날 조상들이 사용했던 짜맞춤 방식으로 약 4개월 정도의 제작기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조들이 사용했던 전통 제작 방식인 결구법(짜맞춤 기법)을 사용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제헌 책임
"목공예를 하다가 문득, 못이나 나사 없이 견고하고 튼튼한 가구들을 만든 선조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 적이 있어요. 선조들의 전통적인 방식을 따라서 만든 작품이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완성되었을 때, 특별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통방식을 고수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나뭇결이 아름다운 느티나무나 나무 살이 곱고 예쁜 참죽나무 같은 좋은 나무들을 대할 때 예의가 필요하다고 생각 때문이었죠."
전통 방식으로 작업하는 가구에는 장석(裝錫)에만 유일한 못질을 하게 된다는데요. 전통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은 피스로 작업하는 것보다 최소 3~4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김제헌 책임은 그에 비례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기에 가구를 만들 때 가능하면 전통 방식으로 작업하려고 합니다.
전통가구에 관심이 많은 김제헌 책임은 TV를 볼 때에도 전통가구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사극을 즐겨 본다고 하는데요.
김제헌 책임
"사극을 보면 집안 곳곳의 가구들을 볼 수 있는데요. 다양한 전통가구를 볼 수 있어 유심히 지켜보게 됩니다. 일반 드라마도 종종 보는데요. 거실에 놓인 탁자나 식탁 등 대화하거나 밥 먹는 장면이 나올 때 대사보다 가구에 더 관심을 두고 드라마를 봐요."
시간이 많이 드는 전통 방식 작업은 김제헌 책임이 공방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만들었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진 아내가 섭섭해할 것 같아 물었는데요.
김제헌 책임
"구미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올라오게 되어 가족들이 모두 구미에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내려가 주말 부부로 지내는데요. 공방도 구미에 있어 가족들 만나는 시간을 쪼개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함께 여행도 못 가고, 자주 놀러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아내가 먼저 공방에 다녀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예쁜 가구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 보여주기도 하고요. 제 취미를 이해하고, 누구보다 제 마음을 잘 알아주는 아내는 저의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기다림' 끝에 만나는 좋은 작품
길을 가다가 길옆에 쓰러진 나무를 보더라도 쓸만한 것인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는 김제헌 책임. 산에 올라갈 때에도 주변 나무들을 살피며 나무에 대한 안목을 키워간다고 하는데요. 나무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버려진 나무를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 사람들 곁에서 오랫동안 머물게 하기도 합니다.
김제헌 책임
"예전에 부서원들과 함께 청도 근처 계곡으로 놀러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 펜션이 길이가 60cm 정도에 달하는 썩은 느티나무가 있었는데요. 주인에게 물어 허락을 구하고, 집으로 싣고 왔습니다. 썩은 부분을 잘라내고 켜보니 정말 예쁜 무늬를 가진 나무였습니다. 기쁜 마음에 그 자리에서 바로, 작은 다과상을 만들었어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늘어놓던 김제헌 책임은 '기다림' 끝에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목공예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만들 작품에 대한 고민을 제일 먼저 해야 하고, 그에 따라 제재소에 나무를 재목으로 만듭니다. 이때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나무를 켜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또한, 나무를 켜온다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최소 1년~2년 이상 말려야 하는데요. 원하는 사이즈로 자르고, 면을 다듬는 등 제대로 된 작품을 하나 만들기 위해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나무에 대한 관심과 작품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작은 고민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김제헌 책임은 과정이 재미있고, 투자한 시간, 노력에 비례하는 결과물이 나와 목공예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고 전합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도 매력입니다. 똑같은 작품을 동시에 만들어도 똑같은 것이 절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 목공예의 묘미거든요."
마흔을 앞둔 김제헌 책임의 꿈은?
3년 전, 김제헌 책임은 공방 회원들과 함께 담양의 목공예 장인을 만나러 갔는데요. 인간문화재인 장인의 제자들이 만든 작품 중 느티나무로 만든 장롱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좋은 나무를 구해 부모님께 멋지고 튼튼한 장롱을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김제헌 책임.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장롱인 것 같아 물었는데요. 커다란 포부를 가슴에 품고 있던 김제헌 책임의 대답에 질문을 던진 기자는 깜짝 놀랐습니다.
김제헌 책임
"언젠가는 제 손으로 직접 한옥을 짓고 싶습니다. 집뿐만 아니라, 집 안에 들어가는 모든 가구를 제 손으로 만들어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게 제 꿈입니다.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요."
가슴 속에 품은 커다란 꿈을 말하는 김제헌 책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나무는 살아 숨 쉰다"라고 말하며 오래오래 사람 옆에 머물며 도움을 주는 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김제헌 책임의 푸른 미소가 눈에 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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