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성 측면에서 본 SNS – 미니홈피에서 트위터까지

2010/11/30 by 블로거스
공유 레이어 열기/닫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72블로거스와의 만남 삼성전자 사람들의 진실하고 솔직한 이야기! 72명 임직원

‘소셜네트워크’, 이 보편적이지 않은 용어가 언제부터 세상을 뒤흔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니홈피의 이른바 ‘일촌 맺기’로 이미 세상은 소셜네트워크의 블랙홀에 빠져 버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열기가 자연스럽게 사그라지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주로 블로그 등을 이용한 글쓰기로의 변화.) 그리고 수 년이 흐른 지금, 더욱 똑똑하고 강력하며 매력적인 서비스들이 ‘소셜’이란 이름 하에 세상을 잠식해 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재 소셜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있는 필자는 아직 부족하고 한참 배워가는 과정에 있지만, 평소 생각하고 느낀 소셜네트워크의 이야기를 중심성(Centrality) 측면에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내용이 너무 길면 재미 없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3회에 걸쳐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 미니홈피에서 트위터까지
[2편] 소셜네트워크 이용가이드
[3편] 삼성전자와 소셜네트워크



 
재미(Fun)보다는 명예(Reputation)의 달콤함에 눈뜬 사람들
한참 블로그가 세상을 뒤흔들었던 시절, 너도나도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그 시점은 싸이월드를 비롯한 미니홈피의 열기가 서서히 식어가며 ‘1인 미디어’라는 멋진 타이틀이 힘을 받던 시기였습니다. (아울러, 개인 사생활이란 손댈 수 없는 정당한 명분 앞에 소셜네트워크의 강점인 무한한 확장성에 대한 급격한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미니홈피라는 용어자체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재미 있으며(Fun) 당시의 놀이문화 트렌드를 잘 반영한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좀 더 진지하고 사회적 기여도도 높은 블로그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던 사람들이 서서히 ‘어떤 세상’에 눈뜨기 시작했던 것 인데, 그것은 바로 명예(Reputation) 이었습니다. 



 
대통령부터 초등학생까지, 창작(Publishing)의 시대가 열리다.
이제 대통령을 비롯해서 각종 기업/단체, 연예인 뿐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 (당시 ‘자기 블로그 만들기’란 숙제를 내 주셨던 선생님들도 꽤 많았죠.) 모두가 블로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개인 홈페이지들이 난무했었고, 이들은 이용자들과의 소통/참여 보다는 디자인이나 정적인 정보의 양을 앞세워 비교 우위에 서곤 했습니다. 이 시점에 등장한 블로그란 도구(서비스)는 매우 간단하며(거의 글쓰기와 댓글/트랙백 달기가 전부) 보편적인 기능을 무기로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합니다.(게다가 ‘1인 미디어 또는 소통의 도구’ 등의 멋진 타이틀도 갖고 있었고요.) 실제 당시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진 블로그의 대부분은 만들어진 즉시 기능을 상실해 버리거나, 가끔 개인의 스크랩함 정도로 운영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즉, 쉽게 만들긴 하되 어떤 용도로 어떤 콘텐트를 채워 가야 할지에 대한 부담감은 제법 만만치 않았던 것 입니다.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것은 마치 반도체가 ‘산업의 쌀’로 비유되듯이, 블로그의 광범위한 보급과 확산이‘소셜네트워크의 쌀’불릴 만큼 든든한 기반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하지만 아무나 못하는 1인 미디어 – 블로그
누구도 ‘진지함과 사회/공익적 역할’을 요구하지 않던 미니홈피와는 달리, 블로그를 통해서는 종종 의미 있는 기사나 글들이 조금씩 세상을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국제뉴스가 공식 보도채널보다 먼저 기사화 되거나 중계되는 사례, 유명인의 블로그를 통한 자기 견해 표명 등, 점차 파급력 있는 콘텐트들이 쏟아지면서, 블로그 이용자들의 부담감은 늘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자기의 전문성과 관심분야의 콘텐트를 성실하게 채워가면서 스스로를 ‘파워 블로거’란 지위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라 해도 방문객에게 의미 있는 ‘콘텐트’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블로그의 존재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유명인들이 미니홈피나 트위터는 즐겨 하지만, 블로그를 ‘잘’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나아가 기존의 미디어 및 각종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들까지 블로그를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드는 효과적 소통의 채널로 활용하게 된 것인데, 이미 어느 정도의 블로그 세상(Blogoshpere)이 형성되어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목적을 갖는 주체들의 진입이 가능했던 것 입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와 청와대 블로그

새로운 미디어로의 블로그 활용 사례 이미 운영되던 청와대홈페이지(www.president.go.kr)의 콘텐트 일부 발췌, 별도의 청와대 블로그(http://blog.naver.com/mb_nomics)를 운영함으로써 새로운 소통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공식 블로그와 동영상 서비스의 제공업체가 각각 다릅니다. 공공성을 갖는 정보제공자로써 세심한 배려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좌-청와대 홈페이지, 우-청와대 블로그/출처가 명기된 이미지는 무단 게재,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유명인들의 트위터사용과 명성이 중요한 세상 – 트위터(twitter)
블로그란 도구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가치를 표방하고 있으나, 쌍방향 의사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누구나 쉽게 콘텐트를 생산해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IT와 같은 특정 영역에서 전문 블로거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나머지 대다수의 이용자는 단순히 정보의 소비자의 역할에만 충실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훌륭한 정보 제공자가 될 기회와 자격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성실함을 기본으로 꾸준히 자기만의 정보를 생산해 나간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 때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마이크로 블로그입니다.

블로그이지만, 그 기능은 최소화 해놓은 서비스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는 트위터(twitter)를 기준으로 보자면 140자까지만 입력할 수 있는 서비스가 탄생한 것 입니다. 기능상으로 보자면, 기존 블로그보다 훨씬 간단하고 오히려 억제된 기능을 제공하는 down-grade 서비스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신나는 일이 되었습니다. 140자란 의미는 어쩌면 ‘생각나는 대로’ 내지는 ‘편하게’라는 일종의 감성적 의사소통을 권장하고 있었던 것 입니다. 그래서 서비스명도 ‘twitter’죠, 새들이 뭔가 깊게 고민해서 형식에 맞게 지저귀진 않을 테니 말이죠. 이런 나태함(?)을 권장하는 서비스는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습니다.

이제는 신문사의 기자들처럼 어떤 화제를 잡아서 어떤 논리로 이야기를 풀어낼까라는 고민은 안 해도 됩니다. 심각한 사회문제도, 사소한 개인사도 모든 것이 허용되는 편안한 공간에서 정부든 기업이든, 연예인이든 내 친구든 관계없이 트위터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세상이 된 것 입니다. 단,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낮은 진입장벽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이미 현실세계에서 명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통/홍보 채널로 이용하는 현상이 매우 두드러집니다. following/follower의 숫자가 나의 인지도 내지는 인기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저와 같은 명성이 낮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의 지저귐은 거의 대부분 묻혀 버립니다. 누구라도 쉽게 의사소통의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이상적 소통의 세상을 지향하는 훌륭한 서비스라 볼 수 있지만, 출발점이 공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블로그보다는 낮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명성과 관련된 상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합니다.) 




 
 내가 중심인 평등한 네트워크 – 페이스북(Facebook)
우리가 최근 주목하기 이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서비스이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 많은 이용자가 생긴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미니홈피랑 유사합니다만, 소셜네트워크의 강점을 곳곳에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추천 알고리즘에 의한 친구추천 기능은 한번 가입한 사용자가 쉽게 빠져나갈 수 없게 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반가운 얼굴들을 소개해주며, 사용자를 Lock-on 시킵니다. ‘일촌 맺기’의 개념을 기본으로 하면서 보다 큰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글과 사진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트를 지원한다는 점 등에서 현존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중의 최강자라 말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니홈피의 추억이 있는 국내 이용자들을 세계 무대로 흡수하는 건 큰 어려움도 아닐 것이며, 어쩌면 개념이 조금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는 트위터의 time-line을 wall(벽보)라는 기능으로 제공한 만큼, 잠재적 미래의 승자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가장 매력적인 점은, 특정 유명인에 의한 네트워크 편중현상이 트위터만큼 크지 않는 다는 것 입니다. 즉, 이곳은 유명인의 한마디와 사진 한 장을 보러 오기 보다는 내가 알고 추천 받은 지인들의 일상과 안부를 위해 찾는 (아직까지는) 비교적 평등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심성 측면에서 이야기를 한다고 해놓고 구구절절 글을 적다 보니 약간 논점이 흐려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은 다음 회에 상세히 다룰 이야기의 배경이 되겠습니다. 네트워크 이용자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명성이며 아무리 좋은 정보를 생산한다 하더라도 충분한 수요(소비자가)자가 필요한 법입니다. 다음 편에는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야기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준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by 블로거스

삼성전자

기획·연재 > 오피니언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