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2018서도 아이디어 ‘뿜뿜’… 역시, C랩!
퀴즈 하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기조연설을 맡았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기업인 일론 머스크가 ‘서프라이즈 Q&A’ 세션에 나섰으며, 대표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행사는? 정답은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이하 ‘SXSW’)다.
SXSW
전 세계 창의적 아이디어가 모이는 정보기술(IT)∙엔터테인먼트 박람회. 매년 봄 미국 텍사스주(州) 소재 도시 오스틴에서 개최되며 1987년 시작된 이래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음악과 영화,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해 2주간 계속되며 각국 신진 스타트업이 총출동하는 만큼 관람객은 다양한 신기술을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다(올해 행사 스포트라이트 영상은 여기 참조)
특히 지난 9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열흘간 계속된 올해 행사엔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 소속 3개 팀이 ‘트레이드쇼(Trade Show)’ 부문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과제별 특징과 팀원들의 출사표는 여기 참조>. 다음은 ‘대학생 시각에서 살핀’ SXSW 2018 C랩 부스 현장의 기록이다.
오스틴 뒤흔든 ‘삼성발(發) 아이디어’ 3
SXSW 2018에서 만난 첫 번째 C랩 과제는 ‘버디’ 팀의 ‘오로라(AURORA)’. 오로라는 쉽게 말하자면 ‘눈에 보이는 음성 비서’다. 엄유열 버디 팀 CL(Creative Leader)은 “기존 음성비서 제품은 비싼데다 간단한 정보조차 오랫동안 집중해 들어야 하는 등 쓰기 불편해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라며 “오로라는 바로 그 점에 착안해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오로라’를 개발한 버디 팀원들이 모니터에 오로라 캐릭터를 띄워놓은 채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나단∙김영호씨, 엄유열 CL
가까이서 지켜본 오로라는 가히 ‘나만을 위한 비주얼 음성인식 기기’라 할 만했다. 스마트폰을 오로라에 거치하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고, 이후 유사 홀로그램 형태의 3D 캐릭터를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구조. 머신러닝 기반 동작인식∙감정분석 기술 덕에 사용자가 캐릭터와 지속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 보유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때문에 투입 비용이 높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오로라 소개 영상은 여기 참조>. 엄유열 CL은 “SXSW 방문객들의 반응이 전부 궁금하지만 특히 영화 등 콘텐츠 담당자들과 만나 오로라의 캐릭터적 요소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얘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로라를 실제로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온 라이언(Ryan, 위 사진)씨는 “(캐릭터가 구현되는) 3D 홀로그램 기술이 흥미로웠고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 추적해 그쪽으로 몸을 돌리는 캐릭터 구동 방식도 인상적이었다”며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에 추가하면 시각적 효과가 더해지는 만큼 품질 측면에서 훨씬 나아질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버디 팀원 중 한 명인 나단씨는 “생각보다 부스 방문객 수가 많아 좀 힘들지만 오로라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절로 힘이 난다”며 “이번에 얻은 피드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로라의 기능을 점차 개선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과제는 ‘툰스토리’ 팀의 ‘툰스퀘어(Toonsquare)’. ‘그림 못 그려도 만들 수 있는 웹툰’을 표방한다<툰스퀘어 소개 영상은 여기 참조>. 사용자가 앱에 문장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감정과 동작을 분석한 후 만화로 만들어준다. ‘셀피(selfie)’를 찍으면 바로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STC(Shot To Character)’ 기능도 독특하다. 그림 그리기에 서툰 이도 자신의 일상이나 가상의 얘길 손쉽게 카툰으로 구성하도록 만들어진 게 최대 장점. ‘글’보다 훨씬 직관적인 ‘그림’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툰스퀘어를 체험해보기 위해 셀피를 촬영하고 있는 호주인 관람객 조쉬씨
호주에서 온 조쉬(Josh, 광고회사 근무)씨는 툰스퀘어 부스를 찾아 본인과 똑 닮은 빨간색 머리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는 툰스퀘어에 대해 “대체로 흡족하지만 적당한 유머 코드와 맞춤형 서비스, 강력한 공유 기능이 특히 맘에 든다”고 말했다.
▲”저희 부스를 찾아주신 여러분, 사랑합니다!” 툰스퀘어 부스 앞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한 툰스토리 팀원들. (왼쪽부터)이호영 CL, 최광성∙김규철∙정창대∙최호영씨
취미로 웹툰을 그리다 툰스퀘어 개발 작업까지 이끌게 된 이호영 툰스토리 팀 CL은 “지금은 짧은 문장을 만화로 옮기는 수준이지만 앞으론 긴 얘기도 정확하게, 그리고 잘 그려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툰스퀘어를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SXSW에서 툰스퀘어의 인기는 상당했단 후문. 꽤 많은 기업이 부스를 찾아 “함께 일하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고 팀원들의 명함이 동날 정도였다.)
마지막 과제는 ‘겜돌’ 팀의 야심작 ‘가젯(GADGET)’이다. 게임 도중 갑작스레 모니터를 가리는 팝업 광고에 얼굴 찌푸렸던 기억, 게임 좀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경험. 자체 개발한 플랫폼으로 게임에 광고를 자연스레 삽입해주는 가젯은 게임 이용자와 광고주 모두를 웃게 하는 아이디어다<가젯 소개 영상은 여기 참조>.
문창수 겜돌 팀 CL은 가젯의 장점을 ‘농구 경기장 펜스(fence) 광고’에 빗대어 설명한다. “TV로 농구 중계 방송을 보는데 갑자기 중간 광고가 나오면 성가시잖아요. 반면, 경기장 내 펜스 광고는 별로 거슬리지 않죠. 가젯이 지향하는 광고도 그런 방식입니다. 그 결과, 게임 이용자(user)는 광고에 방해 받지 않고도 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어요.”
▲가젯이 구현된 태블릿 게임 구동 화면을 들고 있는 겜돌 팀원들. (왼쪽부터)문창수 CL, 류기찬∙신재혁씨
다른 두 과제와 달리 가젯은 이미 상용화 실험을 거쳤다. 모바일 레이싱 게임 ‘핏스톱레이싱클럽vs클럽(PIT STOP RACING Club vs Club, 가방맨스튜디오)’ 등 두 편의 게임에 적용돼 있기 때문. 해당 게임 이용자는 알게 모르게 가젯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가젯이 적용된 게임 ‘핏스톱레이싱클럽vs클럽’ 구동 화면
SXSW 행사장이 위치한 오스틴에서 온 조지(George, 운송회사 근무)씨는 가젯 부스에서 실제 가젯이 탑재된 게임을 모바일 기기로 즐긴 후 “정말 참신한 기술”이라며 “광고 때문에 게임 할 때 방해 받을 일이 없어진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가젯 부스 역시 게임 회사 관계자는 물론, 투자자와 마케터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광고회사(제일기획) 소속으로 C랩에 합류한 문창수 CL은 “여기 오기 전 SXSW를 찾는 글로벌 브랜드 마케터가 많단 얘길 들었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플랫폼에 관심 갖고 광고를 진행하려는 파트너를 여럿 만나 다양한 협업 사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팀원들 ‘덕업일치’ 가능케 한 C랩의 힘
덕업일치.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뜻의 신조어다. 직장인 입장에선 이보다 더한 행운이 없을 터. 삼성전자란 큰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덕업일치를 달성하고, SXSW 같은 글로벌 전시회에까지 참가하게 된 세 팀 모두 “C랩이 없었다면 이런 기회를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에서 C랩 파트너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은주씨
이미 대외적으로 꽤 알려진 것처럼 C랩은 임직원의 창의적 아이디어 구현을 돕기 위해 삼성전자가 마련한 지원 프로그램이다. 정기적으로 공모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최종 선정된 임직원에겐 1년간 장소와 비용을 지원하며 아이디어 실현 기회를 제공한다. 그 기간 동안엔 기존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돼 각자 제시한 아이디어 구현에만 몰두할 수 있다(물론 기간 중 연봉은 여느 때와 동일하게 처리된다).
SXSW 2018 C랩 부스에서 만난 안은주(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씨는 “임직원 중 상당수가 독특하고 가치 있는 아이디어 소유자인데 정작 회사 생활에 파묻히면 그걸 제대로 구현할 여건이 안 되더라”며 “각자 떠올린 아이디어를 1년간 구현할 수 있도록 기업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단 점에서 C랩은 임직원과 회사 모두에 뜻깊은 제도”라고 말했다.
최광성 툰스토리 팀원이 생각하는 C랩의 최대 장점은 ‘자율성’이다. “C랩에선 누구나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요. 출퇴근 시간도, 업무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죠. 내 성과를 남이 평가하지 않고 스스로 만족스러울 때까지 자발적으로 일하는 점도 좋아요. 실제로 툰스토리 팀에 합류한 후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한 적도 있죠.”
문창수 겜돌 팀 CL이 꼽는 C랩의 미덕은 ‘열려 있음(openness)’이다. “C랩 프로그램 중 ‘오픈C랩’이란 게 있어요. 삼성 관계사 임직원이 함께할 수 있는 게 특징이죠. 저도 그 덕분에 C랩 일원이 될 수 있었고요. 아이디어의 가능성도 여기선 활짝 열려있어요. 보통 아이디어를 낼 땐 ‘왜 안 되는지’부터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C랩에선 모든 가능성을 지원하고 실패도 널리 용인해줘요. 또 당장 회사가 필요한 것보다 임직원이 스스로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일례로 저희 팀원 중 유기찬씨의 원래 업무는 공정 관리였거든요. 하지만 게임을 워낙 좋아했고 관련 분야에서 상도 많이 타는 등 전문성을 갖춘 덕분에 C랩에서 좀 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죠.”
▲방문객 응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삼성전자 뉴스룸을 위해 한데 모여준 버디(오로라)∙툰스토리(툰스퀘어)∙겜돌(가젯) 팀원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세 과제 모두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길!
삼성전자의 체계적 기반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스타트업 특유의 자율성과 유연함을 잃지 않고 운영되는 C랩. 올해 SXSW 행사장에서 만난 세 팀은 하나같이 C랩의 특성을 품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즐겁고 자신감 넘쳤던 팀원들을 보며 각자 원하는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걸 실제로 구현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값진 활동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 팀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과제들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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