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역사의 한 획 그은 ‘무풍에어컨 Q9500’을 만든 사람들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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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개발팀 팀원들의 모습입니다.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찬바람 때문에 에어컨 전원 켜기 망설인 경험,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실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에어컨 소비자 조사에서 매년 가장 많이 나오는 불만사항 중 하나가 '냉방 중 나오는 찬바람'이었습니다.

김태덕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수석은 이러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고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수석은 “에어컨 사용자가 강력한 냉방을 필요로 하는 시간은 아주 짧고 그 외에는 시원함만을 원한다”며 “찬바람은 싫지만 시원한 냉방은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연구 개발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은 5년간 200명 이상의 동료와 함께 선행 연구와 실험, 개발을 거듭했는데요. 마침내 지난달 25일 에어컨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제품을 내놨습니다. 바로 ‘무풍에어컨 Q9500’입니다.

 

김태덕 수석은 무풍에어컨 개발 배경으로 ‘찬바람은 싫지만 시원한 냉방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꼽았습니다 ▲김태덕 수석은 무풍에어컨 개발 배경으로 ‘찬바람은 싫지만 시원한 냉방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꼽았습니다 

이는 1902년 에어컨이 최초로 발명된 이후 114년의 에어컨 발전사 중에서도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아무도 하지 못한 바람길 구조를 바꿔 바람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무풍(無風)을 실현했기 때문이죠. 무풍 기술 실현을 위해 글로벌 특허 11건을 포함, 수십 건의 특허가 출원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 또한 제품 발표 후 '에어컨 역사상 최대의 아이러니 제품'이라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는데요. 제품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이 불쾌해 에어컨 사용을 꺼렸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무풍에어컨, 소비자의 불만에서부터 시작하다

국내 에어컨 발전사에서 2013년은 중요한 해인데요. 전력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에어컨 보급률은 가구당 0.78대로 매우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소비자들도 단순 냉방 기능을 넘어 '냉방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죠. 에어컨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도 '균일 냉방'과 '냉기 유지' 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 삼성전자는 2013년 Q9000 시리즈를 선보이며 국내 시장 1위로 올라섰는데요. 당시 출시된 Q9000은 하이패스 냉방과 3개의 바람문 제어 등 기존 에어컨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분간 이를 넘어서는 혁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가 돌 정도였죠. 

무풍에어컨 Q9500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개발팀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앞서 말한 소비자의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죠. 개발팀은 먼저 천 소재에 주목했습니다. 천 소재를 이용한 캔버스형 에어컨을 구현하기 위해 현미경으로 천을 분석, 사각형 한 면의 길이가 1mm 이하, 개구율 40%의 마이크로 홀 크기와 간격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천으로 에어컨을 만들면 재료비를 낮출 수 있고 마이크로 홀 구현이 쉽다는 장점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접합기술 확보와 내부 은폐 문제 해결이라는 난제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결국 천에서 내구성이 강한 메탈로 방향이 변경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슬 맺힘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죠. 해결 방법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오디오 스피커에서 힌트를 얻은 건데요. 오디오 소리와 에어컨 냉기는 모두 공기를 통해 전달되고, 공기는 고여있지 않고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슬 맺힘은 냉기가 정체됐을 때 생기는 현상인데요.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마이크로 홀을 통해 지속적으로 냉기가 흘러나오면 이슬이 맺히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오디오 스피커 방식의 마이크로 홀을 통해 분석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문제없이 적용이 가능했습니다.

 

5년간의 개발, 의외의 곳에서 힌트를 얻다

지난 1989년 입사한 김 수석은 회사 내에서 '삼성 인버터 에어컨의 역사'로 불리는데요. 입사 이래 27년간 인버터 에어컨에만 매진해온 결과 이런 별명이 붙었습니다.

김 수석은 무풍에어컨 개발 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무풍 구현을 위한 기술적인 접근'을 꼽았는데요. “처음엔 기류에 의한 불쾌감이 없으면서도 온도 균일성이 확보되는 복사 냉방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선행 연구를 지속했다”는 그는 “벽면 전체를 에어컨으로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재료비가 기존보다 수십 배나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결국 바람을 순환시키되 소비자가 느끼는 바람을 없애는 방법으로 선회하게 됐다고 합니다.

마침내 김 수석이 이끄는 팀은 5년여의 연구 끝에 바람문으로 찬바람이 나올 때는 강력하게 유선형으로, 무풍으로 할 땐 미미하게 나오는 기술을 개발해 무풍 실현에 성공했죠.

에어컨 개발팀이 회의를 하는 모습입니다.

무풍에어컨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처음에 강력한 냉방으로 적정 온도에 도달한 후 바람문이 닫히면 약 13만5000개의 '마이크로 홀(미세 홀)'로 냉기를 내보내게 됩니다. 낮은 풍속 때문에 에어컨 바로 앞에서 손을 대지 않는 한 찬바람을 느낄 수 없습니다.

무풍에어컨의 마이크로 홀 개수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요. 우리 조상들의 냉방 지혜가 담긴 석빙고(서빙고)의 얼음 수가 13만4974개로 무풍에어컨의 마이크로 홀 개수와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손선희 책임은 무풍을 느끼기 위해선 "만져보라"고 권합니다▲손선희 책임은 무풍을 느끼기 위해선 "만져보라"고 권합니다

무풍이라고 해서 바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닌데요. 손선희 책임은 “사람이 느낄 수 없는 조용한 기류가 뿜어져 나온다”며, “만져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냉공조학회에서는 풍속 0.15m/s 이하를 무풍이라고 정의하는데, Q9500은 바로 이 조건을 충족시킵니다. 비교를 위해 풍력 계급으로 설명하면 0.2m/s 이하를 0등급이라 하고, 이 단계를 ‘고요’라고 분류합니다. 어느 정도 감이 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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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Q9500은 쾌적한 온도에 도달한 뒤 오랜 시간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합니다. 과거 에어컨은 일정한 온도 유지를 위해 전원의 온·오프를 반복,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는데요. 황준 책임은 “무풍에어컨은 실외기 팬과 디지털 인버터 압축기의 효율을 높여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의 초절전 냉방을 달성, 전기세 부담을 덜어준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모든 바람문이 닫히는 '무풍냉방' 모드에서는 최대 85%까지 전기 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죠.

 

무풍으로 구현한 ‘혁신, 그 이상의 혁신’

에어컨 개발팀과 Q9500의 모습입니다.

그동안 많은 제조사들이 찬바람을 없애기 위해 바람의 세기만을 조절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김수석은 “우린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던 바람길(流路) 구조를 바꿔 바람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무풍을 실현했다”며 앞선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김 수석은 무풍에어컨의 개발에 이어 다음 혁신을 준비 중인데요. 그는 "이제 ‘점프 업(jump up)’을 해야하는 시기"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보여줄 에어컨의 또 다른 혁신,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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