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2016서 데뷔합니다” 화제의 C랩_③미스터 VR ‘엔트림4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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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XSW 2016서 데뷔합니다” 화제의 C랩_③미스터 VR ‘엔트림4D’. 크리에이티브랩은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입니다. 창조 산업 전시회 SXSW에 개발 과제 출품을 앞두고 있는 3개의 C랩팀을 만났습니다. 아이디어, 열정,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C랩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지금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선 정보기술(IT)과 영화, 음악을 아우르는 축제가 한창이다. 소규모 음악 페스티벌로 출발, 어엿한 글로벌 산업 박람회로 떠오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 West, 이하 ‘SXSW’)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올해 SXSW는 그 의미가 좀 남다르다.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 소속 3개 팀이 진행 중인 과제를 선보이게 됐기 때문. 삼성전자 뉴스룸은 ‘SXSW 데뷔’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분주한 세 팀의 얘길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가상현실, 온몸으로 좀 더 짜릿하게 즐길 순 없을까?

SXSW과제출품C랩인터뷰3편1 ▲올해 SXSW에서 ‘엔트림4D’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돌아올 ‘미스터 VR’ 팀원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상민∙문재민∙김현기∙정현기(CL)∙윤치열

입체 영상을 감상하는 3D 영화를 넘어 영화 속 움직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4D 영화를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상영관 수가 많지 않고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언제, 어디서나 4D 영상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삼성전자 C랩엔 이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구슬땀 흘리고 있는 임직원이 있다. ‘엔트림4D(Entrim4D)’란 과제로 올해 SXSW의 문을 두드리는 ‘미스터 VR(MR.VR)’ 팀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이 독창적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술력으로 빚어낸 이 작품의 정체는 뭘까? 궁금증을 안고 팀원들을 찾아 나섰다.

*해당 영상은 사용기한 만료로 삭제되었습니다▲엔트림4D의 주요 기능과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소개한 영상

 

“가상현실에 몰입감과 재미 더하는 장치 만들고 싶었죠”

’엔트림4D’ 시제품과 기어 VR. 헤드셋 형태로 된 엔트림4D를 착용하면 기어 VR 체험을 한층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다 ▲’엔트림4D’ 시제품과 기어 VR. 헤드셋 형태로 된 엔트림4D를 착용하면 기어 VR 체험을 한층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다

과제명에 포함된 엔트림은 ‘실감 나는 세계로 진입하다(Enter the immersive world)’에서 비롯됐다.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의미다. 겉모습만으론 평범한 헤드폰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 제품은 대체 어떤 원리로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는 걸까?

SXSW과제출품C랩인터뷰3편6 ▲”친구와의 대화 도중 엔트림4D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정현기 CL(사진 오른쪽)

정현기 크리에이티브 리더(Creative Leader, 이하 ‘CL’)는 “이번 프로젝트의 계기가 된 건 친구와의 대화였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친구와 얘길 나누던 중 ‘GVS(Galvanic Vestibular Stimulation) 기술을 이용해 전정기관을 자극하면 몸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얘길 들었죠. 예전부터 의학이나 미용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던 기술인데 ‘이를 가상현실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C랩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는 신선했고 이내 마음 맞는 여섯 명이 모여 ‘미스터 VR’이란 명칭의 팀이 완성됐다. 다양한 사업부에서 사물인터넷·의료기기·반도체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을 한데 묶은 요인은 시각적 부분에 집중돼 있던 기존 가상현실 체험에 관한 아쉬움, 그리고 재미를 향한 열정이었다.

 

남남서로 진로를 돌려라! 천금같았던 ‘SXSW’ 출품 기회

엔트림4D를 처음 착용한 이들은 하나같이 “나도 모르게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엔트림4D를 처음 착용한 이들은 하나같이 “나도 모르게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따지고 보면 엔트림4D의 기반 기술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전정기관 자극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적용된 건 사실상 처음이다. 그리고 개척자에겐 언제나 어려움이 따르는 법이다.

가상현실 체험자에게 몰입감을 주려면 영상 내용에 맞는 적절한 모션(motion) 효과가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움직이는 느낌을 넘어 화면과 일치돼 몰입할 수 있는 자극 유형을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 큰 난관은 전정기관 자극을 받아들이는 데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피부 상태와 나이, 성별 등에 따라 같은 자극을 줘도 체감도는 제각기 달랐다. 기술 표준을 정하기 위해 1500여 명을 대상으로 면밀한 테스트를 거친 후에야 30가지의 유의미한 모션 신호를 개발할 수 있었다.

SXSW과제출품C랩인터뷰3편5 ▲엔트림4D의 알고리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윤치열 팀원

윤치열 팀원의 말에 따르면 “SXSW는 ‘엔트림4D에 마침맞은 전시회’”다. 단순 전자제품 전시회가 아니라 음악∙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주를 이룰 뿐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이기 때문. 그는 “영화 마니아들에게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4D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엔트림4D를 경험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유인하는 게 팀원들의 목표다.

 

스위치 켜자마자 한쪽으로 기우는 몸… “차원 다른 몰입감”

크기변환_3-1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인터뷰 도중 엔트림4D를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인터뷰 도중 엔트림4D를 직접 체험해볼 기회를 얻었다. 기껏해야 고개를 갸웃하는 정도의 약한 움직임을 예상했지만 오산이었다. 헤드셋 형태의 엔트림4D를 착용한 후 스위치를 켠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기어 VR로 재생되는 롤러코스터 영상을 보며 열차의 움직임에 맞춰 균형을 잡으려 몸을 열심히 기울이는 나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였다.

크기변환_4-1 ▲미스터 VR 팀의 다음 목표는 현재 ‘좌우 동작 감지’가 가능한 엔트림4D에 ‘전후 움직임 감지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인터뷰 당시 엔트림4D는 좌·우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단계까지 개발된 상태였다. 팀원들은 ”추후 하나의 축을 더해 전·후 움직임도 느낄 수 있도록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또 다른 목표는 가상현실에서 느끼는 멀미 증상을 해결하는 것. 정현기 CL은 “3D 영상에 익숙지 않은 사람은 가상현실 체험 도중 멀미를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엔트림4D가 제공하는 보다 정교한 자극을 통해 이 같은 어지럼증을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무한한 가능성…“일단은 ‘엔터테인먼트 경험 극대화’에 초점”

SXSW과제출품C랩인터뷰3편7 ▲정현기 CL을 비롯한 팀원들은 “엔트림4D를 통해 보다 많은 이에게 가상현실 체험의 재미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엔트림4D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윤치열 팀원은 “엔트림4D가 가상현실에서의 멀미뿐 아니라 실제 멀미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배를 타면 크고 불규칙한 움직임이 멀미를 유발하는데, 엔트림4D를 착용하면 이를 완충시키는 자극을 부여해 어지러움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스터 VR 팀원들은 당분간 초심에 집중할 예정이다. 당장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더 많은 사람에게 가상현실을 통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용화 단계를 거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가상현실 분야의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미스터 VR 팀이 보여준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실현시킨 기술력은 가상현실 분야의 미래가 앞으로 한층 더 밝을 거란 사실을 예감케 했다. 엔트림4D가 SXSW에서 거둘 성과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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