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0 디자이너 인터뷰] 플라스틱 없앤 패키지, 폐플라스틱에서 태어난 케이스… 갤럭시 S20가 환경을 생각하다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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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2050년, 플라스틱 폐기물은 120억 톤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2018년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Programme, UNEP)이 내놓은 보고서[1]에 나온 말이다. 이 내용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결국 플라스틱 폐기물의 99%는 바다 생물이 섭취하게 될 것이고, 인간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다행히 현세대는 이 사회적 문제를 등한시하지 않는다. 소비 기준의 중심에 ‘친환경’을 놓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가치 소비’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 삼성전자 역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을 감싸는 포장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버리는 것’까지 신경 써야 진짜 친환경이라는 말이 있다. 비닐·플라스틱 친환경 패키지는 물론 폐플라스틱병을 스마트폰 케이스로 만드는 ‘업사이클링’에도 앞장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이 추구하는 가치도 그렇다. 뉴스룸에서 이들을 만나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디자인’과 그 이면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왼쪽부터) 손목원, 김윤영 디자이너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왼쪽부터) 손목원, 김윤영 디자이너

 

친환경으로 가는 갤럭시 패키지의 10년

전체적인 패키지의 사이즈를 줄여 종이 사용을 줄이고(reduce),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대체하고(replace), 구조를 단순화해 파트 수를 줄이는(remove) 3R 키워드를 기본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갤럭시 시리즈의 친환경 패키지. 갤럭시 S10+ 패키지 무게를 전작 대비 30g을 줄이는 등 제품 출시마다 환경 보호의 가치를 패키지에 담았다.

▲ 전체적인 패키지의 사이즈를 줄여 종이 사용을 줄이고(reduce),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대체하고(replace), 구조를 단순화해 파트 수를 줄이는(remove) 3R 키워드를 기본으로 발전을 거듭해 온 갤럭시 시리즈의 친환경 패키지. 갤럭시 S10+ 패키지 무게를 전작 대비 30g을 줄이는 등 제품 출시마다 환경 보호의 가치를 패키지에 담았다.

갤럭시 S 시리즈의 친환경 패키지는 지난 10여 년간 쌓아온 노력의 결실이다. 2012년 갤럭시 S3에 처음 재활용 포장재를 사용한 삼성전자는 이듬해 재활용 종이 포장재를 사용한 `친환경 모바일 패키지’를 갤럭시 S4에 적용했다. 이어 갤럭시 S5부터 자연 분해 비닐 포장재[2], 석유 용제가 포함되지 않는 콩기름 잉크 등을 지속 개발·도입하며 포장재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려는 노력을 점진적으로 늘려갔다.

친환경 패키지 개발의 새로운 모멘텀은 2019년 갤럭시 S10 출시와 함께 찾아왔다. 지속가능산림(FSC)인증 받은 종이를 사용한 박스부터 내부 포장재까지,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을 제거한 갤럭시 S10 친환경 패키지를 선보인 것. 갤럭시 패키지 디자인을 담당하는 손목원 디자이너는 “스마트폰 본체를 떠받치고 있던 트레이와 박스를 감싸는 슬리브 구조를 삭제하고, 하지함 하나로 포장재를 일체화시켰다”면서 “하지함 내부 수납공간은 대나무 섬유와 사탕수수 찌꺼기를 액체화한 후 건조해 사용하는 친환경 소재인 ‘펄프 몰드[3]’를 사용해 낭비되는 자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S9·S10·S20 순으로 진열된 이어폰과 충전기 패키지. 플라스틱 필름 유·무 여부를 눈으로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 갤럭시 S9·S10·S20 순으로 진열된 이어폰과 충전기 패키지. 플라스틱 필름 유·무 여부를 눈으로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펄프 몰드 외에도 큰 변화를 꼽으라면, 기타 액세서리 등 구성 부품을 감싸는 포장재에도 플라스틱을 걷어냈다는 것. 이어폰과 케이블은 끝부분을 뽑아 열 수 있는 종이 접이식 포장으로 대체했다. 과거 유광 소재로 이뤄져 스크래치를 막기 위해 플라스틱 필름을 감싸야만 했던 충전기는 소재 자체를 무광으로 바꿔 종이 포장지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 펄프 몰드의 화려한 변신

내구성, 심미성, 생산 적합성. 패키지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특성이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모델인 만큼 ‘고급스러움’도 놓칠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커다란 도전인 셈.

패키지 디자인을 설명 중인 손목원 디자이너

손목원 디자이너는 “먼저 펄프 몰드는 성형과 원하는 컬러 구현이 까다로운 편이다. 소재 특성상 곡면이 생기고, 질감이 거칠어져 여러 번 수정을 통해 바로잡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틀을 잡은 펄프 몰드는 재생 소재인 만큼 붉은색이나 푸른색이 돌 때가 있어 얼룩처럼 보일 수 있다. 톤을 맞춰 깔끔한 블랙 컬러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어려움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처럼 기존의 것을 바꿔 ‘친환경’에 다가서려면 몇 배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비용과 시간, 노력 등 유·무형의 가치가 지속 투입돼야 한다. “물론 힘든 과정이지만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맞춰 완성도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말하는 손 디자이너는 “포장재에 종이를 사용하면서도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사용할 때보다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펄프 몰드 소재 자체에서 오는 부드러운 질감을 살리고, 외관 그래픽에 힘을 쏟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닐, 플라스틱을 최소화한 갤럭시 S20+ 5G 친환경 패키지

▲ 비닐, 플라스틱을 최소화한 갤럭시 S20+ 5G 친환경 패키지

‘옳은 방향’을 향한 디자인 혁신은 결국 사용자들의 ‘편리함’으로 되돌아왔다. 제품 포장을 뜯어, 일일이 분리해서 버려야 했던 과거와 달리 갤럭시 S20 패키지는 모두 종이 재활용 코너에 배출하면 된다. 손목원 디자이너는 “버려도 환경에 문제가 없고, 다시 재활용되어도 좋을 퀄리티의 패키지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기획 단계부터 ‘폐기’와 ‘재활용’을 생각하며 디자인했다. 앞으로도 패키지 내에서 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빼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구를 생각하는 휴대폰 케이스, 폐플라스틱에서 태어나다

갤럭시 S20 크바드라트 케이스

모던한 컬러와 패턴으로 스타일리시하고, 얇지만 내구성도 갖춰 일상생활 속 스크래치로부터 스마트폰을 보호해준다. ‘갤럭시 S20 크바드라트 케이스’의 첫인상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바드라트 커버 속엔 보다 따뜻한 가치가 녹아있다. 500mL 용량의 폐플라스틱병 하나를 재활용해 2개의 갤럭시 S20+ 크라드라트 케이스로 태어난 특별한 액세서리이기 때문. 자연을 위해, 버려진 제품을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일환이다.

크바드라트 케이스를 설명하는 김윤영 디자이너

덴마크의 프리미엄 텍스타일(textile) 브랜드, ‘크바드라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젝트를 담당한 김윤영 디자이너는 해외 가구 전시회 출국 전 사전 연락을 취해 현지 크바드라트 밀라노 쇼룸에서 본사 담당자와 미팅을 진행했고, 전시회에서 크바드라트 패브릭에 매력에 듬뿍 빠졌다고 한다. ‘친환경’을 주 정책으로 삼고 있는 크바드라트는 높은 환경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EU의 에코라벨을 획득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따뜻한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심미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나긴 조율을 거쳐야 했다”고 회상했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내구성’도 중요하다. 갤럭시 시리즈가 추구하는 얇은 외관을 구현하면서도, 쉽게 올이 풀리지 않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 김윤영 디자이너는 개발 담당자들과 씨실과 날실로 제직 되는 원단 컷팅 면의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최적화된 마감 처리 공정과 장비를 보완하여 현재의 외관을 구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름다우면서도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거듭난 ‘갤럭시 S20 크바드라트 케이스’는 크바드라트 자체 제작 제품을 제외한 외부 협업 사례 중 최초로 외관에 ‘크바드라트’ 로고를 삽입할 수 있었다.

외부 협업 사례 중 최초로 ‘크바드라트’ 로고를 삽입한 갤럭시 S20 크바드라트 케이스

▲ 외부 협업 사례 중 최초로 ‘크바드라트’ 로고를 삽입한 갤럭시 S20 크바드라트 케이스

최근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에 대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천연가죽, PU 코팅 소재를 줄여나가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조 형태를 바꿔 나가는 추세. 김윤영 디자이너는 “크바드라드 케이스에 적용된 재활용 섬유는 일반 합성 폴리에스터에서 원사를 뽑아내는 과정보다 직경이 고르지 않고 예민하여 정교한 직교가 어렵고 까다로워 마감 처리에 신경을 썼다. 친환경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세계적인 인식의 변화이고 모든 제조 브랜드의 사명이기도 하기에 이런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크바드라트와 지속 협업해 감성적인 패턴과 컬러를 적용하고 사용성도 고려한 디자인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함께, 꾸준히… ‘친환경’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친환경’ 트렌드는 곧 사라져버릴 유행이 되어선 안 된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는 자원이 유한한 지구에서 살고 있기 때문. 앞서 언급한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 역시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금씩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을 맞추어 가고 있는 두 디자이너는 ‘꾸준함’에 방점을 찍었다. 시작보다 어려운 것이 바로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이어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이기 때문. “지금은 세계적인 흐름이고 모두가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추후 이런 흐름이 조금 옅어지더라도 ‘친환경’이라는 카테고리는 단단히 자리 잡아 발전을 이어갔으면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두 디자이너는 앞으로도 사용자의 습관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 묵묵히 노력해 나간다는 다짐이다. 손목원 디자이너는 “심플한 패키지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용자가 제품을 ‘오픈’하는 경험을 넘어, ‘폐기’할 때까지 문제없는 소재를 발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영 디자이너는 “정교한 천연섬유에서만 구현될 수 있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색감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출 영역까지도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를 사용해 사용자들이 멋진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함께 사는 시대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일회용 플라스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로드맵(Single-Use Plastics: A Roadmap for Sustainability)

[2]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지역 적용

[3]펄프 몰드 소재는 2018년 갤럭시 S9 친환경 패키지에 처음 도입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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