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티백 같은 가전 고민했죠” 세리프 TV 디자이너 에르완 부훌렉 인터뷰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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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프 TV 디자이너 에르완 부훌렉

새로운 TV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정보를 가장 먼저 확인하시나요? 사용자의 개인적 관심사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겠지만 대개는 크기나 기능, 화질 등을 꼽을 겁니다. 실제로 요즘 나오는 TV는 하나같이 뛰어난 화질과 압도적 크기, 다양한 기능을 고루 갖춘 쪽으로 발전하고 있죠.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무래도 디자인일 겁니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가 인기인 요즘은 ‘집 안 가구들과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도 TV 구매 요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데요. 삼성 세리프 TV(이하 ‘세리프 TV’)의 국내 출시를 기다려온 분이 많은 것 역시 그 때문입니다.

세리프 TV는 ‘TV도 가구처럼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순 없을까?’란 질문에 대한 삼성전자의 해답입니다. 옆에서 봤을 때 세리프(Serif)체의 대문자 ‘I’를 닮았다고 해 세리프 TV로 이름 붙여진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유럽 시장에서 출시돼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 각광 받았는데요. 이후 국내 소비자의 성원이 이어지며 지난달 31일 한국에서도 정식 출시됐습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세리프 TV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훌렉(Ronan &Erwan Bouroullec) 형제의 작품입니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둘 중 세리프 TV 국내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동생 에르완 부훌렉(Erwan Bouroullec)씨를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16’(서울 코엑스) 내 삼성전자 부스에서 이뤄졌습니다.

 

꺼져 있을 때조차 예쁜 TV… 비결은 ‘가구처럼 디자인하기’

한국을 찾은 세리프 TV 디자이너 에르완 부훌렉씨는 특히 ‘조화’에 대해 강조했습니다▲인터뷰 내내 ‘조화로운 디자인’을 강조한 에르완 부훌렉씨. 그와 세리프 TV 디자인 작업을 함께한 형 로낭 부훌렉씨는 사정상 이번 방한 일정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세리프 TV는 집 안 어느 곳에 놓아도 잘 어울리는, 가구 같은 TV입니다. 찻잔 속 티백(tea bag)이 우러나오듯 주변 환경에 녹아드는 가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딸 방에 놓아도 이질적이지 않은 TV, 머그잔∙라디오 등 일상의 어떤 오브제(objet)와도 잘 어울리는 TV를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리프 TV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커튼 모드’에도 이 같은 부훌렉 형제의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켜져 있는 동안엔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TV는 꺼져 있습니다. 커튼 모드는 꺼진 화면이 보기 싫을 때 마치 커튼으로 가린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능인데요. 그 덕분에 TV를 보지 않을 때도 은은한 커튼 무늬가 주변과의 조화를 더하죠.

세리프 TV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자연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 비결은 “TV를 디자인할 때도 가구를 디자인할 때와 같은 철학으로 접근했다”는 에르완씨의 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훌렉 형제가 만든 가구는 “간결하지만 부드럽고 기품이 느껴진다”는 평을 듣는데요. 이 평가를 세리프 TV에 옮겨와도 그럴듯하게 들어맞죠?

 

“유행 좇지 않는다… 오래 봐도 안 질리는 디자인이 정답”

부훌렉 형제가 TV를 디자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작업은 두 사람에게도 큰 도전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에르완씨는 “우린 언제든 변화를 받아들이고 모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구 디자인 작업만 해와 가전제품은 잘 몰랐어요. 작업 도중 작은 실수도 있었죠. 하지만 돌아보면 그 과정 덕분에 오히려 더 창조적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르완씨는 “TV 디자인은 처음이었지만 실수가 창조적 과정의 일부가 됐다”며 이번 작업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에르완씨는 “오래 두고 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가구처럼 인테리어에서도 지나치게 유행을 따르지 않는 게 좋다”고 귀띔했습니다

인테리어에 대한 에르완씨의 소신은 비교적 확고합니다. “인테리어에서 최신 트렌드 같은 건 없습니다. 좋은 가구는 관리만 잘해주면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죠.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예요.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도록 구성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세리프 TV의 국내 출시를 기다려온 많은 사람들이 리빙디자인페어 내 삼성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세리프 TV는 올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기간(3/30~4/3) 중 삼성전자 부스에서도 전시돼 수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세리프 TV는 여느 TV에 비해 이동이 쉽고 간편합니다. 여기에도 부훌렉 형제의 소신이 숨어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며 공간의 개념은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집이 사무실로, 사무실이 집으로 변신할 수 있는 세상이 됐죠. 물리적 제약이 사라지며 오늘날 공간은 일종의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이 돼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만큼 공간은 늘 변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공간을 채우는 물건도 그에 맞춰 디자인돼야 하고요.”

세리프 TV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람들 중에는 현장에서 바로 구매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관람객 중에선 세리프 TV를 눈으로 확인한 후 즉석에서 구매를 결정한 이도 많았습니다

 

“매사 긍정적인 삼성 임직원 인상적… 다른 작업도 해봤으면”

생애 최초로 TV 디자인에 나선 가구 디자이너,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요? 하지만 에르완씨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함께 일해본 삼성전자 임직원에겐 ‘긍정의 힘’이 있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고 힘을 모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갔기 때문에 일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삼성전자가 부훌렉 형제를 찾아간 건 3년 6개월 전이었는데요. 에르완씨는 당시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같이 큰 회사가 우리에게 TV 디자인을 맡기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프로젝트도 함께해보고 싶습니다.”

세리프 TV는 옆에서 봤을 때 세리프체의 ‘I’자를 닮았습니다 ▲세리프 TV의 명칭에 대한 의문은 옆에서 보는 순간, 곧바로 풀립니다. 세리프 글꼴의 대문자 ‘I’를 꼭 닮았거든요

세리프 TV의 국내 출시 소식을 가장 반기는 이는 뭐니 뭐니 해도 소비자입니다. 실제로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행사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평소 부훌렉 형제 가구를 무척 좋아해왔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구입할 엄두를 못 냈던 게 사실”이라며 “그들이 디자인한 TV를 일반 TV 가격으로 살 수 있다니 너무 설렌다”며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팬들에게 대나무를 그려주고 있는 에르완 부훌렉. 그는 “대나무의 반복되는 패턴을 그리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행사장에서 만난 한 팬에게 대나무를 그려주고 있는 에르완씨. 그는 “대나무 특유의 반복적 패턴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수많은 국내외 소비자의 열광을 얻은 세리프 TV, 디자이너가 직접 밝히는 철학과 함께하니 제품에 대한 신뢰가 한층 깊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 보다 다양한 TV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아, 물론 세리프 TV와 같은 이색 협업의 가능성도 활짝 열려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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