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명장’ 3인을 만나다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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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일, 삼성전자에서 3명의 ‘삼성명장’이 새롭게 배출됐다. 2018년 신설된 삼성명장 제도는 해당 직무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 중 최고의 전문가를 선정한다. 이번에는 제조기술 분야 문영준 명장과 설비 분야 배종용 명장, 그리고 레이아웃 분야 이승권 명장이 선정됐다. 오랜 시간 자신의 전문성을 쌓아 ‘장인’의 반열에 오른 삼성명장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밀도 실장 기술’로 제조기술의 명장에 오른 문영준 명장

문영준 명장

제조기술 분야의 문영준 명장은 지난 1995년 입사 이후 24년간 CS센터와 생산기술, 글로벌기술센터 등을 거쳐 현재는 VD사업부 공정 랩(Lab)에 몸담고 있다.

문영준 명장은 ‘고밀도 실장 기술’에 있어 독보적인 전문가다. 실장 기술이란 일정 면적, 부피 안에서 기기의 기능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로, 고밀도 실장 기술은 고기능화에서 핵심적인 기술이다. 문 명장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실장 기술을 개발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경쟁력을 다졌다. 마이크로 LED 실장 기술은 머리카락보다 작은 수십 마이크론의 RGB 칩을 기판에 올려놓는 기술이다. 문 명장은 “이전에는 이 수십만 개를 모두 하나씩 올려야 했지만 한 번에 수천 개씩 올리는 멀티 전사 기법 개발을 통해, TV 한 대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보름에서 1시간으로 대폭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목표는 5분이라고 한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탁월한 기술들은 회사의 수율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홈키뿐만 아니라 3D Glass PAD 인쇄 기술 개발, 원가 절감형 실드캔 적용 등을 통해 연간 수천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즐겁고 재미있게 일하자’라는 모토처럼 모든 실험과 연구를 즐기면서 하는 문영준 명장

▲ ‘즐겁고 재미있게 일하자’라는 모토처럼 모든 실험과 연구를 즐기면서 하는 문영준 명장

입사 24년 만에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그는 “회사에서 ‘기술에 대한 대우’를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경험 많은 고참들의 기술이 사장되어버리면 회사에도 큰 손실”이라며 “곳곳에서 공헌하신 분들이 더 많이 선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야구를 좋아해 사내 야구동호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문 명장은 선동열 감독이 쓴 <야구는 선동열>이라는 책의 한 문구를 소개했다. ‘과정은 중요하다. 실패도 아름답다. 그럼에도 이겨야 한다’는 문구다. 후배들에겐 항상 ‘업무는 즐겁게, 재미있게, 뜻깊게’라는 말을 한다는 문 명장은 “일이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즐겁고 재미있게 일하되,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품 설비를 탄생시키는 미다스의 손, 설비 전문가 배종용 명장

배종용 명장

배종용 명장은 지난 1995년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24년 동안 설비 외길을 걸어왔다. 200mm 라인부터 300mm 라인까지 거치며 DRAM과 V-NAND의 다양한 메탈 필름 박막 공정의 다양한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다. 그동안 보유한 특허가 23건, 미국 특허 A2 6건, 논문 4건(SCI 1건) 등에 이른다.

그는 메모리 ALD 설비 핵심기술 전문가다. ALD(Atomic Layer Deposition) 공법은 반도체 제조에서 필수인 증착 공정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공법은 진공 공간에 웨이퍼를 넣고 특정 물질을 주입해 공간과 웨이퍼에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박막을 형성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칩의 크기가 작아지고 집적화하면서 기존보다 더 미세하고 얇은 막이 필요해졌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웨이퍼 ‘표면’에서만 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ALD 공법이다. 문제는 ALD의 생산성이었다. 생산 속도가 느려서 새로운 설비를 대폭 늘려야 했다. 배종용 명장은 기존 설비에서 핵심이 되는 부품들을 개선해 설비 교체 없이 해당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 설비를 점검하고 있는 배종용 명장

▲ 설비를 점검하고 있는 배종용 명장

배종용 명장은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온 힘이 호기심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늘 ‘왜?’라는 호기심을 가져야 역량을 쌓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Why Not?’이다. ‘왜 못 해?’라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것. 배 명장은 “처음에는 주변에서 ‘안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도전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 “후배들이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고 도전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삼성명장 선정 소식을 듣고 그는 “앞으로 명장으로서 뭘 해야 할까 하는 부담감이 들었다”고 했다.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매력적인 자리로 만들어야 후배들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아닌가”하는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늘 공부하고, 도전하며 가진 기술과 지식을 후배들과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35년 반도체의 산증인, 레이아웃 분야 이승권 명장

이승권 명장

레이아웃 분야의 이승권 명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인 1984년에 입사해 35년이라는 경력을 쌓으며 지금까지 반도체 레이아웃에 관한 업무를 담당해왔다. “입사 당시 업무가 벽시계에 들어가는 IC의 레이아웃과 회로를 설계하는 것”이었다는 이 명장은 “이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수십억 개 레이아웃을 하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를 밝혔다.

레이아웃이란 반도체에서 레이어라고 하는, 각각의 층별 패턴을 디자인해내는 업무이다. 새로운 공정을 만들 때 어떤 식으로 구성해야 낮은 비용으로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 등을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협의하면서 최적의 디자인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반도체 레이아웃이다.

반도체 ‘레이아웃’ 업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승권 명장

▲ 반도체 ‘레이아웃’ 업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승권 명장

이 명장은 “통상 ‘명장’이라고 하면 설비나 품질 쪽을 떠올리게 되는데 연구개발 분야도 다년간 경험의 숙련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한 것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면서 “결과적으로 같이 일해온 후배들에게 이런 커리어 패스가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35년 경력에 명장의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이승권 명장은 “여전히 업무가 어렵다”고 말한다. “항상 주어지는 목표는 100%가 아니라 120%, 130%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서 결과를 뽑아내야 하니까 쉬운 게 없다”는 이 명장은 “하지만 어려운 만큼 결과가 확보되었을 때, 그리고 ‘정상 동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희열을 느끼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권 명장은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를 시스템화하고, 다양한 개발 분야에 맞춰 레이아웃 디자인의 방법론과 기준을 정립해 이를 팀원들에게 교육하고 전파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반도체인의 신조 1번,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하려고 하는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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