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구경북 경제에 돛 달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1주년 기념식서 만난 지역 우수 중소기업인 3
제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이라도 처음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시기엔 '보이지 않는 벽'을 체감하기 마련입니다. 자본과 인맥, 경력, 마케팅 노하우 등 벽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요. 이런 벽들은 종종 중소기업이 날개를 펴는 데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도 이 벽을 넘지 못하면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죠.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북센터')는 이처럼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왔는데요. 최근엔 노력과 열정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특별한 성과를 내는 기업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경북센터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지역 우수 중소기업인들의 얘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1. 최만수 푸드팩토리 대표 "자체 개발 특허기술, 경북센터 덕에 빛 봤습니다"
푸드팩토리는 소비자가 과일이나 채소를 세척하거나 절단할 필요 없이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한 신선 편의식품 제조 업체입니다. 올해 매출액이 2억 원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지만 기술력 하나만큼은 놀랍습니다. 국내 최초로 과일 자동 가공 공정기술을 도입,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보다 위생적인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죠.
여기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MAP가스 치환 포장 용법'은 진공 상태로 과일을 포장, 무려 14일간 신선함을 유지시켜줍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푸드팩토리가 생산 중인 컵과일, 진공포장 기술로 2주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도입 초기만 해도 푸드팩토리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해당 기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판로 확보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한 겁니다. 최 대표는 "신기술 하나만 믿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뛰어들었지만 ‘이제껏 보지 못했던 기술’이란 점에서 의심하는 시선도 분명 존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바로 그때 최 대표에게 손을 내밀어준 게 바로 경북센터의 상생협력지원 과제였습니다. 경북센터는 푸드팩토리에 자동화 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금은 물론, 판로 확대 기회까지 제공했는데요. 대표적 사례가 올 추석에 열린 삼성전자 임직원 대상 직거래 장터였습니다. 이곳에서 푸드팩토리 컵과일이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3차에 걸친 테스트를 거쳐 거래를 따내는 데 성공하게 된 거죠. 2년 넘게 개발한 기술이 드디어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최만수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기술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지만 판로 확보와 경영 지원 부문에선 늘 갈증이 있었다"며 "지난 9월 경북센터 상생협력지원과제를 통해 지원 받은 덕분에 기업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판로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푸드팩토리는 이후에도 스타벅스∙풀무원 등 국내 주요 식품 기업과 연거푸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습니다. 내년도 예상 매출은 올해 매출의 70배에 해당하는 140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입니다.
#2. 민지용 예창 대표_"원룸 전전하던 시절 거쳐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죠"
민지용 예창 대표는 지난 6월 지인들과 함께 3D 프린터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비록 조건이 열악하고 자본도 부족했지만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3D 프린터를 개발하게 된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성과가 전무한 예비 창업자에게 자본금을 내줄 투자자를 찾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려웠는데요.
하지만 민 대표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변변한 사무실 한 칸 없이 원룸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서도 꿋꿋이 개발을 이어나갔죠. 그리고 드디어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는데요. 경북센터의 ‘6개월 챌린지’ 프로그램에 선발돼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민 대표의 사업은 경북센터 입주에 성공하자마자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원룸 생활을 할 땐 당장 식비가 부족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경북센터에 입주한 덕에 각종 연구시설과 장비 등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었다"며 "멘토들의 든든한 지원까지 더해지며 확실히 능률이 오르고 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척되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경북센터에 입주한 이후 그가 가장 놀랐던 부분은 가족 같은 센터의 분위기였는데요. 그는 "사실 입주라는 걸 셋방살이 개념으로 생각했다"며 "여러 사람 눈치도 봐야 하고 쉽지만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고 입주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예창이 개발한 3D 프린터
그는 "친형님 같은 분들이 스스럼없이 도와준 덕분에 더 편하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경북센터의 긍정적 에너지가 빛을 본 덕분일까요? 민 대표는 입주 2개월 만에 시제품 제작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경북센터에 입주하지 못했다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죠.
예창이 최근 완성한 제품은 ‘세계 최초 접이식 3D 프린터’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활용도를 극대화시킨 제품이죠. 아직 완제품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벌써 200여 곳에서 예약 문의가 올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민지용 대표는 "경북센터에 입주하게 되면서 그간 꿈꿔온 일들을 드디어 실현시킬 수 있었다"며 다시 한 번 고마워했습니다. "사실 아무런 연관 없는 기업인데 마치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줘 늘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분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열악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으니 이렇게 기회가 왔고 사업을 이어갈 힘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모두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기업인이 되겠습니다."
#3. 김경태 소니스트 대표_실력과 근성 겸비한 ‘22세 청년 벤처기업가’
▲소니스트가 개발한 호흡재활치료용 앱. 김 대표는 이 앱 개발로 ‘제2회 경북 대학생 창업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3년차 기업인 김경태 대표는 올해 스물두 살입니다. 지난 2013년 최연소 벤처기업가가 돼 큰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제 어엿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업체를 이끌고 있는데요. 물론 한 기업을 이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때론 많은 걸 희생해야 하기도 하죠.
그는 지금도 밤엔 음식점에서 과일 깎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침엔 신문을 돌립니다. 6명 남짓한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선데요.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못 자면서도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죠.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이 청년이 나이에 비해 훨씬 의젓해 보이는 것도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방증입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역량을 갈고 닦은 그에게 최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경북센터에서 주최한 '제2회 경북 대학생 창업대회'에서 최고상인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상을 수상하게 된 겁니다. 그가 개발한 건 스마트폰 마이크를 활용한 호흡재활치료용 앱이었는데요.
이번 수상으로 김 대표는 멘토링을 비롯,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 받게 됐습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그간 갈고 닦아온 부분을 가다듬고 기업다운 기업을 만들어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김 대표는 “경북 대학생 창업대회 출전 경험을 통해 경북센터가 법률과 금융, 특허 등의 기반이 잘 닦인 곳이라고 느꼈다"며 "앞으로의 프로그램도 상당히 기대가 된다"고 말했는데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는 만큼 경북센터에서의 경험을 잘 살려 소니스트가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벽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3인의 지역 우수 중소기업인 얘길 들려드렸는데요.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참 멋져 보입니다. 이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삼성전자와 경북센터는 앞으로도 계속 진정성 있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 이들 기업인의 열정과 도전, 삼성전자 뉴스룸 여러분도 아낌없이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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