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의 눈으로 본 AI의 미래…‘삼성 AI 포럼 2018’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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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딥러닝(Deep Learning) 분야 최고 권위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9월 12~13일 이틀에 걸쳐 열린 ‘삼성 AI 포럼 2018’에 연사로 나서기 위해서다. 이들은 AI의 고도화된 학습기법인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을 비롯해 AI와 인간 뇌의 관계, 사람과 로봇의 공존 등을 주제로 연설과 함께 열띤 토론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한 이번 포럼은 관련 업계의 화두가 될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기술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세계의 석학들이 보는 AI의 미래’로, 관련 업계와 대학생 등 1,500여 명이 몰리며 관심을 끌었다.

▲ 12일 ‘삼성 AI 포럼 2018’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종합기술원장인 김기남 사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 12일 ‘삼성 AI 포럼 2018’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종합기술원장인 김기남 사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예측은 지능의 본질, ‘자기지도학습’이 AI의 미래”

첫날 기조연설에 나선 미국 뉴욕대학교 얀 르쿤(Yann LeCun) 교수는 딥러닝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이끌 기술로 ’자기지도학습’을 꼽았다.

여러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방법론 가운데 대표적인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은 학습 데이터만 가지고 유의미한 정보를 얻는 기계학습 방법론이다. 데이터가 많아야 규칙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일이 튀어나오는 현실에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발전된 형태의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학습 데이터 대신 보상(Reward) 함수를 활용해 지식을 키우는 방식인데,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면 되는 게임 등 용도로 효과가 있지만 실제 사람이 사는 세계에 적용하기엔 너무 위험한 방식일 수 있다.

르쿤 교수가 강조한 자기지도학습은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변 상황과 조건까지 예측해 인지하도록 하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기계학습법이다. 그는 “강화학습으로 자율주행차를 훈련하려면 수천 회에 걸쳐 가로수와 충돌해야 하지만, 인간은 가로수에 부딪히면 큰 사고가 난다는 것을 ‘예측’해 사고를 내지 않고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대학교 얀 르쿤(Yann LeCun) 교수, 몬트리올대학교 요수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 MIT 미디어랩 신시아 브리질 교수, 삼성리서치 세바스찬 승(Sebastian Seung) 부사장.

▲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뉴욕대학교 얀 르쿤(Yann LeCun) 교수, 몬트리올대학교 요수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 MIT 미디어랩 신시아 브리질 교수, 삼성리서치 세바스찬 승(Sebastian Seung) 부사장.

기존 AI 훈련 기술은 주어지지 않은 정보까지 알아내지 못하지만, 자기지도학습으로 만든 AI는 상식선에서 생각할 수 있는 정보까지 추측해낸다는 것. 르쿤 교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배경 지식을 쌓고, 인간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미래 AI 연구 방향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습법의 중심에는 컨볼루션 신경망(ConvNets,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이 있다. 이는 수학 연산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인식하는 딥러닝의 대표 알고리즘이다. 르쿤 교수는 “2003년 한 운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형 컨볼루션 신경망을 훈련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운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는 단 20분 분량의 훈련 데이터만 사용됐다”면서 컨볼루션 신경망의 가능성을 짚었다.

르쿤 교수는 “컨볼루션 신경망 칩은 낮은 소비전력으로 효율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음성∙영상 인식 기술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데이터 분석, 얼굴 인식, 보행자 인식 등 자율주행 분야는 물론 로봇·드론·지능형 센서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영역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상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고 예측하며,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AI를 개발해야”

컨볼루션 신경망의 심화된 내용은 포럼 둘째 날 강연에 나선 삼성전자 최고연구과학자(CRS)인 세바스찬 승(Sebastian Seung) 삼성리서치 부사장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승 부사장은 인간 뇌의 특성을 AI에 접목하는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그는 “인간의 뇌에는 수십억 개의 뉴런들이 있다”면서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의 지도를 이용해 뇌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AI 기술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 뇌를 닮은 AI를 개발하려면 뇌 신경계 연결지도(커넥톰)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요수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의 ‘SGD(Stochastic Gradient Descent)[1]기반 딥러닝 학습(Optimization and generalization effects of SGD in deep nets)’ 발표에도 관심이 쏠렸다. 벤지오 교수가 ‘딥러닝의 중추’라 표현한 SGD는 AI 훈련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로 지도학습, 강화학습, 자기지도학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최적화 기법이다.

AI 학습의 기반이 되는 각종 데이터에는 눈에 띄는 패턴들이 있다. SGD를 이용해 훈련된 AI는 이러한 데이터 분포를 기반으로 학습해 훈련의 정확도를 높여 나간다. 벤지오 교수는 “학습 초기의 AI는 구조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데이터들만 학습했지만, 훈련 말미엔 무작위로 배치된 데이터에도 완벽히 적응했다”는 결과를 밝혔다.

“10~20년 후엔 ‘사람과 로봇의 공존’ 현실이 될 것”

개인용 로봇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로봇과 AI에 대한 석학들의 연설도 이어졌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의 신시아 브리질 교수는 사용자 얼굴과 음성을 인식하고, 일상생활을 관리해 주는 등 인간과 대화하고 교감할 수 있는 소셜 로봇 ‘지보(JIBO)’를 개발한 인물.

브리질 교수가 강조한 소셜 로봇의 강점은 바로 사람과 ‘관계’다. AI와 인간 사이의 개인적인 교류가 형성돼야만 로봇이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로봇 개발에 있어 언어 소통을 넘어 마음 상태를 드러내는 언어 외의 데이터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게 브리질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10년~20년 후엔 AI 로봇이 생활의 일부가 될 전망”이라며 “다른 전자제품과 달리 견고함이나 성능에 더해 인간과 감성적인 연결고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운 예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들었다. 브리질 교수는 “실제 미국에서 4,730만 명이 인공지능 스피커와 상호작용 하고 있으며, 그들은 매일매일 변화하고 있다. AI는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라며 소셜 로봇의 미래를 전망했다.

“언어를 넘어 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는 로봇 만드는 게  미래 ‘인간과 로봇 공존’의 전제조건”

브리질 교수는 소셜 로봇을 차세대 인공지능 시대의 주인공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로봇과 함께 하는 일상이 먼 일이 아닌 지금, 로봇이 잠재적으로 하나의 가족 구성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차세대 소셜 로봇 연구는 아이들에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브리질 교수는 “아이들과 함께할 때 로봇이 어떻게 행동하고 관계를 맺는지, 아이들의 어떤 행동을 모방하고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다음 세대의 또래 같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셜 로봇이 인간의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사례도 있다. MIT가 미국 보스턴 공립학교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어린아이들의 언어습득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브리질 교수는 “아이들이 가상 AI가 아닌 실제 로봇과 대화를 나눌 때 긍정적인 정서 반응이 올라갔다. 사회 감성적인 측면에서 아이들이 성인보다 상호작용을 많이 일으킨다”면서 “로봇을 이용하면 유아 단계부터 여러 주제로 총체적인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AI에 대한 세계 석학들의 시선을 살펴볼 수 있었던 이번 포럼에선 ‘강화학습의 발전’, ‘신경망과 AI’, ‘감성 인공지능’, ‘개인 보조 로봇’, ‘기계학습을 활용한 정밀진료’ 등에 이르기까지 AI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1]‘확률적 기울기 강하’라는 AI 학습과 훈련방법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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