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될성부른 씨앗 찾는 농부의 심정으로” 삼성전자, 창조적 개발자 지원 향한 ‘잰걸음’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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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출범과 함께 ‘미래창조혁신경제’가 경제 분야의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자”는 정부발(發) 메시지에 따라 △분야별 산업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장래성 있는 기술 개발 환경을 조성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스타트업과 청년 개발자에 대한 투자는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해외 IT 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 중이다. 구글의 경우, 세계 도처에 일명 ‘구글 캠퍼스’를 만들어 실력 있고 유망한 인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창조혁신경제의 지향점은 ‘국내 벤처 생태계 육성’

미래창조혁신경제를 둘러싼 최근 흐름은 세계적 추세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게 사실이다. 새로운 기술 인재 발굴에 목말랐던 국내 IT 대기업 역시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다양한 형태로 화답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정부 주도 지역 기반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운영 사업을 후원하며 미래창조혁신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발굴 노력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이전에도 뉴욕실리콘밸리 등 미국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실력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내기 위해 공들여 왔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모전 닻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그 양상이 사뭇 달라졌다. ‘한층 성숙해진 스타트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우수 기술(인력)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그 대표적 행보 가운데 하나가 삼성전자 후원으로 지난 10일 접수를 시작한 ‘2014 C랩(Creative lab) 벤처창업 공모전’이다. 사실 C랩의 역사는 제법 오래다. 지난 2012년 12월 삼성전자가 ‘창의개발센터’를 개설하며 처음 시작된 기획 프로그램이기 때문. 삼성전자 직원이라면 누구라도 아이디어를 제안, 충분한 가치가 인정되면 사업 아이템으로 채택되도록 하는 게 C랩 운영의 골자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공모전은 그간 사내에서 운영돼 온 창업 프로그램을 일반인에게까지 개방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삼성 크리에이티브 랩 사내 크리에이티브 랩 페어 이번 공모전은 삼성전자 외에도 미래창조과학부와 대구시가 공동 후원하고 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 등 정부 관련 부처가 협업한다. 응모 주제는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3D 프린팅 △웨어러블 △패션(디자인·소재) △스마트카 △영상·게임 등 7개 분야다. 최종 선발 팀은 6개월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 위치한 C랩에 입주,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한 각종 지원을 받게 된다. 팀별 지원금은 초기 2000만 원을 포함, 전문가 심사와 단계별 평가를 거쳐 사업화까지 진행될 경우 최대 5억 원까지 늘어난다. 이와 별도로 대구 C랩엔 시제품을 제작, 평가할 수 있는 설비와 시설이 들어선다. 팀원들에겐 전문가의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도 제공될 예정이다. 투자 자문을 원하는 팀엔 국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내에 삼성벤처투자 상시 상담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한 그루 나무가 주변 풀·덤불·이끼와 더불어 건강하게 자라듯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게 기업의 생리라지만 기업 경영이 성공을 거두려면 수많은 파트너와의 협력은 필수다. ‘경쟁’이 기업 활동의 전부는 아니란 얘기다. 특히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이 가능해지려면 여러 주변부 사업과의 ‘상생’, 더 나아가 창조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기업 생태계 조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사실 기업의 생존 환경을 ‘생태계’에 비유하는 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모든 생물은 생태계의 지붕 아래 다양한 자원을 취하며 생존해간다. 또한 자신이 획득한 크고 작은 자원을 다른 존재와 나누며 가치를 창출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기업 활동 전반과 놀랍도록 흡사하다. 생태계 순환을 표현한 이미지 생태계 중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숲’이다. 숲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존재가 바로 나무다. 하지만 어떤 나무도 그 자체로 오롯이 존재하긴 어렵다. 일단 고사리·이끼 등 그늘에서 자라는 음지 식물이 땅을 덮고 습기 증발을 막아 나무가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키 작은 초본(草本)식물들은 지표 가까이 위치한 토양을 기름지고 부드럽게 해준다. 그뿐 아니다. 땅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동물과 미생물은 낙엽과 무수한 동식물 사체를 분해해 미량 원소로 만들어낸다. 나무는 이 원소를 고루 섭취하며 비로소 제 형태를 갖춘다. 이처럼 나무는 눈에 보이는, 또한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도움 덕에 튼튼하게 자란다. 그런 다음, 주변 동식물과 미생물을 먹여 살리고 산소를 배출하거나 삼림자원을 공급하는 등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활동을 지원한다. 나무 숲 사진 큰 나무 한 그루가 주변 풀이나 덤불, 이끼 등과 함께 커나가듯 삼성전자 역시 그간 소규모 협력업체나 개별 개발자들과의 협력과 공생을 중시해 왔다. “협력회사는 우리의 소중한 동반자입니다. 모든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합니다.” 올 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년 메시지는 이 같은 상생(相生)경영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올 상반기 발간된 ‘2014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상생경영을 ‘경제적 가치 창출’ ‘정도(正道)경영’ 등과 함께 6대 경영 원칙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C랩 벤처창업 공모전, 유망한 아이디어에 조건 없는 파격 지원”

삼성전자는 최근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이란 기본 원칙에 더해 ‘미래지향적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 개념에 입각, 다양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동반성장’과 ‘상생’이란 기업 윤리 차원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을 위한 필수적 노력이기도 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 환경, 그것도 IT 업계에서 어떤 분야 산업이 시장에서 각광 받게 될지 예측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씨앗을 골라 심어야 할지 판단하는 건 농부의 몫이지만, 농부가 그 같은 판단을 하려면 일단 현재 토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종자가 다양하게 갖춰져야 할 것이다. 기업 환경에서 이 씨앗은 바로 ‘(참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다. 대구 창조혁신센터 간판(완쪽)과 내부 사진(오른쪽) “이제까지의 국내 기업 스타트업 후원 프로그램은 대부분 공간을 제공하거나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쳤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C랩 벤처창업 공모전에서 최종 선발된 팀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연구 분야별 멘토 배정과 1대 1 상담을 통한) 기술 조언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6개월의 입주 기간 이후 치러지는 쇼케이스를 통해 투자 가치를 인정 받은 팀과는 삼성이 직접 계약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물론 가능하고요.”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설명에서 새로운 기업 생태계로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삼성전자의 노력을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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