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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출현 가로막는 장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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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출현 가로막는 장벽들 세상을 잇(IT)는 이야기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 내부엔 100개 이상의 마이크로컴퓨터가 장착됐다. 이들의 역할은 여러 부품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 것. 이 과정에서 쓰이는 소프트웨어는 비행기 작동에 사용되는 것보다 복잡한 걸로 알려졌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바둑 대국이나 퀴즈 대회에서 승리하고 의사를 대신해 진단까지 도맡는 이 시대에 자동차는 왜 아직 스스로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는 걸까? 어떤 기술적 난관 때문에 아직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이르지 못한 걸까? 자동차 운전이 바둑이나 진료보다 어렵기 때문일까?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바둑 대국이나 퀴즈 대회에서 승리하고 의사를 대신해 진단까지 도맡는 이 시대에 자동차는 왜 아직 스스로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는 걸까? 자동차 운전이 바둑이나 진료보다 어렵기 때문일까?

자동차 운전, 바둑이나 진료보다 어렵다?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확인하는 사람

만약 당신이 자동차로 출퇴근한다면 차에 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제일 안 막힐 것 같은 길을 직관적으로 고르는 것’, 혹은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목적지를 검색하는 것’일 테다. 일단 자동차를 출발시킨 후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끊임없이 (눈으로) 주변 환경을 감시하고, (귀로) 다른 차량의 경적 소릴 들으며, (몸 전체로) 차량의 움직임과 노면(路面) 상태를 감지한다. 여러 신체 감각 기관에서 접수된 정보는 뇌에서 일괄적으로 처리돼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운전 유형을 결정하며, 그와 동시에 운전자의 판단에 따라 차체를 움직일 수 있도록 손발을 통제해 운전대·액셀러레이터·브레이크 따위를 조작한다.

자율주행 자동차엔 결로계획, 인지, 판단, 제어 등 다양한 시스템이 탑재된다. 사실 사람에게 이 모든 절차는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잇는'일이다 반면, 자동차가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다.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똑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경로계획 시스템은 디지털 지도상에서 운전자의 위치를 파악한 후 지도 위 도로 상황과 실시간 교통 정보를 활용, ‘운행 시간이 짧으면서도 연비는 좋은’ 길을 선택한다. 탑승자가 자율주행 시작 명령을 내리면 인지 시스템이 가동될 차례다. 인지 시스템은 자동차에 설치된 카메라와 레이더, 레이저 스캐너(LiDAR[1]) 등의 센서를 사용해 차량 주변 환경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들은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처리된다.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자동차

판단 시스템은 인지된 정보를 이용해 현재 차량(과 그 주변) 상황,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 등을 예측한 후 가장 안전하고 빠른 차량 궤적을 생성한다. 마지막으로 제어 시스템은 판단 시스템 단계에서 제공된 차량 궤적을 부드럽고 정확하게 좇을 수 있도록 운전대와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를 조작한다. 사실 사람에게 이런 절차는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일로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에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탑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눈과 손발은 ‘이상무’… 관건은 똑똑한 뇌

증강현실 형태의 휴대폰 네비게이션

사실 현재 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에도 꽤 많은 운전 보조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대표적인 게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GPS[2]나 IMU[3]를 이용, 차량의 현재 위치를 디지털 지도상에서 파악한 후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이르는 길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게 바로 검색 알고리즘이다. 지도에서 차량이 갈 수 있는 모든 길을 찾아내고, 각각에 점수와 순위를 매겨 최적의 길을 검색하는 방식이다.

시중 차량에도 꽤 많은 운전 보조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gpS 등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운전자가 원하는 차량 움직임과 실제 차량 움직임을 측정하는 ESC 전방 상황을 분석, 위험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긴급히 작동시키는 AEB등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로계획 시스템 역시 같은 종류의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컴퓨터는 짧은 시간 내에 수많은 검색 조건을 기준으로 가능한 모든 길에 대해 점수를 매길 수 있으므로 이 분야에 관한 한 이론적으로 사람보다 낫다. 향후 차량 무선 네트워크나 인터넷을 연결하면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그 단계에선 사람보다 훨씬 훌륭하게 최적의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의 자율 주차 모습

안전 운전 보조 장치로 ESC[4]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스템은 운전대 각도 센서와 차량 움직임 센서를 활용, 운전자가 원하는 차량 움직임과 실제 차량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측정한다. 운전자가 의도하는 움직임과 현재 차량 움직임 간에 큰 차이가 있다면 ESC는 눈 깜짝할 새 각 바퀴에 적절히 제동을 걸어 차량이 운전자 의도대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돕는다.

(2017년 12월) 현재 법적 의무화가 진행 중인 AEB[5]는 자동차에 달린 카메라나 레이더가 차량의 전방 상황을 분석, 물체와 충돌 위험이 크고 운전자 조작이 적절치 않았을 때 브레이크를 긴급히 작동해 피해를 경감시키는 장치다. 이 같은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컴퓨터는 수 십 분의 1초 단위로 센서 정보를 분석하고 해당 알고리즘의 연산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운전에 개입한다.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에선 0.1초의 조작 오차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지도 데이터와 실시간 교통 정보, 탑승자 취향 등을 반영해 최적의 길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시스템은 인간보다 한 수 위다. 그 모든걸 처리하고 판단 내리는 '두뇌'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컨대 현재까지의 자동차는 정밀한 센서 기술과 정확한 알고리즘 연산 덕분에 ‘주어진 움직임을 따라가고 충돌에 반응하는’ 기능에 관한 한 인간보다 더 신뢰성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인간이 미처 반응할 수 없는 긴급 상황에선 이미 시스템에 운전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또 방대한 양의 지도 데이터와 실시간 교통 정보, 탑승자 취향 등을 반영해 최상의 길을 제공하는 부문에서도 시스템이 인간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차량을 스스로 움직이게 하긴 역부족이다. 성능 좋은 눈과 손발, 다량의 교통 정보가 있지만 그 모든 걸 처리하고 판단 내리는 두뇌가 완벽하지 않은 탓이다.

자율주행 발목 잡는 ‘예측 불가 도로 상황’

‘어려운 일은 쉽고 쉬운 일은 어렵다(Hard problems are easy and easy problems are hard).’ 모리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은 ‘컴퓨터가 복잡한 퍼즐이나 체커게임에서 어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긴 쉽지만 한 살짜리 아이의 환경 인지와 신체 움직임을 재현하긴 어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변 환경 인식이나 움직임 판단 등은 인간 두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므로 단순하고 쉬워 보인다. 하지만 정작 컴퓨터로 그 기능들을 구현하기란 결코 쉽지 ㅇ낳다. 센서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데이터를 가공, 실시간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기술적으로 아직 실현되지 못한 이유 역시 이 역설로 설명될 수 있다. 주변 환경 인식이나 움직임 판단 같은 일은 인간 두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아주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정작 컴퓨터로 그 기능들을 구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사람은 운전 도중 큰 노력 없이도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인지할 수 있다. 차선과 주변 차량, 갓돌(연석)·표지판·신호등·보행자·자전거 등 안전 운전에 필수적인 정보를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이사이 풍경을 감상하거나 도로 주변 광고 간판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표정과 손짓으로 다른 차 운전자와 간단히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성능 센서가 장착된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에 필수적인 정보를 파악하기만도 벅차다. 컴퓨터가 센서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 처리함으로써 유의미한 유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결정, 판단하는 것도 자율주행 자동차의 몫이다. 운전 과정은 대부분 도로를 따라가며 움직이는 반복적 판단으로 이뤄지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건에 어떻게 대응할지 판단하는 상황도 끊임없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차 앞에 뛰어든 아이나 강아지, 공사 때문에 차선 없이 임시로 설치된 도로, 길 위에 널린 각종 쓰레기 등이 대표적 예. 이런 상황에서 운전자는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본능적 감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컴퓨터는 미리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본능적으로 판단하기가 불가능하다(이걸 가능케 하려면 무한에 가까운 상황을 전부 사전에 입력해줘야 한다).

도로 상황의 비예측성만 통제할 수 있다면 자동차에도 곧바로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할 수 잇다. 실제로 이를 위해 딥러닝 기반 인지 학습, 정밀 지도 제작을 통한 데이터 공유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이처럼 모호하고 예측 불가능한 도로 상황이야말로 자율주행 판단 시스템의 구현을 방해하는 최대 요소다. 따라서 이 같은 비(非)예측성만 없애거나 통제할 수 있다면 자동차에도 기차나 항공기처럼 곧바로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지·판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연구, 적용되고 있다. 특히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통한 인지 기술, 정밀 지도와 인터넷 연결을 통한 데이터 공유 등은 완전 자율주행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주목 받는다(각 기술의 상세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보다 자세히 다룰 계획이다).

모두가 받아들이는 객관적 지표 만들어야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급

그렇다면 인류는 모든 상황을 100% 인지, 판단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만약 예측 불가능한 도로 상황에 100% 대응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운전할 자격을 줬다면 세상 누구도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기술적·환경적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도입하려면 사용자와 생산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직관적이고 명확한 지표가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자동차 엔진 출력은 마력으로, 충돌 안전성은 5스타로 각각 나타내듯 말이다.

Automatic Driving System 숲속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현재 연구 단계에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신뢰도는 시스템 감시자가 주행 거리별로 개입한 횟수에 따라 평가된다. 이와 비슷하게 주행 거리(혹은 시간)에 따른 고장이나 사고 횟수로 신뢰도와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람보다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 역시 그 기준에 따라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택할 테고, 생산자 입장에선 좀 더 높은 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동기 부여가 될 테니 모두에게 유용한 기준이라고 생각된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전자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1] Light Detection And Ranging. 빛을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고 물체를 감지하는 기술
[2] Global Positioning System. 인공위성 신호를 수신, 사용자 위치를 계산하는 위성항법 시스템
[3] 관성 측정 장비(Inertial Measurement Unit). 센서에 기반해 이동 물체의 속도와 방향, 중력, 가속도를 측정하는 장치
[4] 차체 자세 제어 장치(Electronic Stability Control)
[5] 자동 긴급 제동 장치(Autonomous Emergengy Br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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