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해외봉사 프로그램의 ‘숨은 주역’ 사단법인 더나은세상 이끄는 박지현 실장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016 삼성사회공헌상’ 시상식이 열렸다.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온 부문별 개인과 단체를 포상하는 이날 행사에서 ‘파트너상’은 사단법인 더나은세상에 돌아갔다. 지난 2013년부터 삼성전자 임직원과 함께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며 세계 각국에 따뜻한 나눔을 전해온 공로를 인정 받은 것. 그간의 얘길 좀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에 위치한 더나은세상 사무실에서 박지현 실장을 만났다.
“삼성전자만 할 수 있는 해외봉사 고민했죠”
더나은세상은 해외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 세계 80개국에서 해당 지역 협력단체와 함께 봉사단을 꾸려 봉사를 진행한다. 박지현 실장은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는 우리가 진행해오던 기존 봉사 프로그램과 달리 삼성전자 특화 부문인 IT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컴퓨터 기술 전수 △오피스 프로그램 교육 △과학 교실 등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IT 관련 활동이 많은 건 그 덕분이다. 박 실장은 “봉사 장소를 정할 때도 현지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기 어려운 곳, 혹은 학생 수가 많은데도 컴퓨터 교육 시설이 전혀 없는 곳으로 정한다”며 “기업의 특색을 살려 봉사 활동을 구성할 수 있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봉사에 참여하는 삼성전자 임직원은 전원 자신의 휴가를 할애해 짧게는 7일, 길게는 10일 일정으로 봉사를 떠난다. 박지현 실장은 “현지 아이들은 삼성 임직원이 직접 뭔가를 가르치는 것 자체에서 동기를 부여 받는 편”이라며 “최근엔 여기에 △오피스 교육 △온라인 쇼핑몰 개설 요령 △창업 아이디어 제시 등 실용적 교육이 더해져 더욱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PC 교육부터 벽화 봉사까지 ‘IT 키워드’ 녹여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는 교육 봉사뿐 아니라 다른 봉사에도 IT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벽화 봉사를 할 때 ‘IT TECHNOLOGY’ 같은 문구를 추가하거나 ‘더 넓은 세상과의 연결’을 염원하며 우주(galaxy,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브랜드명이기도 하다) 형상을 그려 넣는 식(式)이다. 대부분의 벽화봉사가 무지개나 꽃밭 따위를 그리는 것과 비교하면 IT 키워드가 잘 드러나는 벽화인 셈이다.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와 함께했던 지난 4년 중 박 실장에게 가장 잊히지 않는 기억은 지난 2013년 인도에서 참여했던 첫 번째 봉사다. 그는 “당시 방문 학교에 컴퓨터가 없어 운동장에 컴퓨터 교실을 지었다”며 “몇 년 후 인도 해외봉사에 참여했던 임직원이 그 학교에 기부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짧은 기간이었는데도 자신이 찾았던 학교와 학생에 애정이 남아있단 사실이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봉사, ‘하는 이’ 마음가짐도 긍정적으로 바꿔”
박지현 실장에 따르면 해외봉사는 ‘받는 이’, 즉 수혜자뿐 아니라 봉사자 자신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사실 기부금으로 어려운 해외 친구들을 돕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 마음속까지 바꾸는 일은 몇 십 억을 줘도 불가능하죠.” 그는 “현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교육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형성된 교감은 봉사 참여 임직원이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사회공헌상 파트너상 수상 소감을 묻자 박지현 실장은 “봉사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강력한 힘”이라며 “임직원 연수단이나 체험단·교류단이 아니라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함께했기에 좀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었고, 열정적으로 나눔을 실천한 게 단단한 팀워크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그간 동고동락해온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나중에 해보고 싶은 봉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박지현 실장은 “해외봉사는 보통 중고생·대학생·임직원 등으로 구분,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특정 분류가 아닌 가족 단위로 팀을 이뤄 아이는 아이끼리 부모는 부모끼리 교류해 색다른 시너지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봉사의 학문적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모형 설계에도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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