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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어쩌면 혁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상의 소소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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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어쩌면 혁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상의 소소한 질문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국내 최고 전문가의 깊이 있는 통찰을 만나보세요. 매주 화요일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일요일 아침, 잠결에 누군가 제 손을 몰래 갖고 가 어딘가로 움직이는 게 느껴지더군요. 눈을 떠보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었습니다. 뭘 하는지 가만히 지켜봤는데 제 스마트폰 지문 인식 센서에 제 손가락을 갖다 대고 있었습니다.

 

#1. 스마트폰 보안, 지문 인식으로 충분할까?

하나를 나타내는 손가락의 모습입니다.

주말, 제가 사탕 없애는 게임에 한창 몰입해 있으면 아들은 '나도 너무 하고 싶다'는 눈빛 공격을 간절하게 보내오곤 합니다. 하지만 제 엄마가 아이 디지털 기기 쓰는 시간을 제한한 걸 어쩌겠습니까. 게다가 천하의 빌 게이츠 선생마저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했다, 는 말을 듣고 저 역시 아이가 제 스마트폰에 손을 못 대게 했죠. 그랬더니 제가 잠든 사이 몰래 쓰려는 시도를 한 겁니다.

이 경험담이 비단 제 것만은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아이가 내 손가락을 터치 센서에 갖다 댄 채 움직이고 있더라"란 문장은 태평양 넘어 있는 나라 사람도 남긴 적이 있는 걸요. 그러고 보면 역시 사람 사는 건 어디나 다르지 않은 모양입니다. 암호가 숫자나 패턴으로 돼 있던 예전엔 언감생심(焉敢生心) 생각도 못할 일이 일어난 거죠.

지문 인식을 활용한 보안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지문 인식은 가까운 사람끼린 오히려 안전하지 않은 보안 시스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 묻은 상태에서 '터치'하면 잘 인식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추가 기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변기 앞에 스마트폰 거치대 두면 어떨까?

휴대전화, 여러분은 어떻게 쓰고 있나요? 휴대전화에 '스마트'란 명칭이 붙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여가 흘렀습니다. 그간 사람들의 일상도 때론 빠르게, 때론 서서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를 활용하여 문서를 읽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눈 뜨자마자 비몽사몽 헤매며 현관으로 나가 조간 신문을 들고 와 펼쳐보던 어릴 적 습관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그냥 머리맡에 놓인 스마트폰을 들고 몇 번 조작하기만 하면 간밤에 올라온 뉴스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볼일을 보러 갈 때도 굳이 거실 불을 켤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어엿한 조명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죠(물론 화장실에까지 스마트폰을 들고 가니 '이러다 변기에 빠뜨리면 어쩌지?' 덜컥 겁이 나 잠이 확 깨는 부작용은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화장실에서조차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익스트림(extreme)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의 심리가 그런 걸까요? 가끔은 변기 앞 부분에 거치대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변비 유발' 후유증이 남긴 하겠지만 적어도 변기에 스마트폰을 빠뜨리는 참사(?)는 피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싶습니다.

 

#3. 누군가 사용자 상황 읽고 음악 골라준다면?

이따금 찾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때도 스마트폰 상태부터 점검합니다. 일정 속도로 운동하기 위해 음악을 틀어놓곤 하는데 가끔은 제가 멋진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된 듯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물론 거울에 비치는 비루한 몸매를 보며 퍼뜩 현실로 돌아올 때가 더 잦지만요.

한 독일인은 이런 상황을 가리켜 "인생의 배경 음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현실이 가상으로, 가상이 다시 현실로 다가오는 현상은 '시뮬라크르(simulacra∙모의)'와 '시뮬라시옹(Simulation, 시뮬라크르가 작동하는 상황)'을 언급한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2007)의 시대'가 완연히 도래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여성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지금의 기후와 위치, 상황이나 사용자 행동에 따라 배경 음악이 자동으로 추천되는 서비스는 어떨까요? 예를 들어 쉰을 바라보며 건강을 걱정한 나머지, 이른 새벽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어느 아버지에겐 '아이 오브 타이거(Eye of the tiger)'가 제격일 겁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나왔던 1970년대 영화 '록키(ROCKY)'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잘 알려진 곡이죠.

 

#4. 휴대전화 속 사진이 자동으로 분류된다면?

운동 후 샤워를 마치면 그 다음엔 머리를 말립니다. 머리카락이 제법 긴 전 말리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요. 예전엔 머리 말릴 때 두 손만 사용했는데 언젠가부터 한 손엔 스마트폰을, 다른 한 손엔 헤어드라이어를 들고 말리게 됐습니다. 그러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라도 할라치면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쥘 수 없어 쩔쩔맵니다. '고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절로 들죠. 모자처럼 쓰고만 있으면 머리가 말려지는 기계도 좋겠네요. 이왕 상상하는 김에 좀 더 나아가 머리가 말려지면서 두피 마사지를 해줘 탈모 예방까지 해주면 금상첨화겠습니다.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창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중학생 딸의 휴대전화 속 사진이 1000장을 넘어가기에 '예쁜 사진 하나 얻어볼까?' 하고 스크롤(scroll)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1000장 중 100여 장은 잘생긴 남자아이 사진이었거든요. 하마터면 "너 남자친구 있니?" 하고 물어볼 뻔했죠. 자세히 보니 얼굴이 지나치게 잘생긴 게 딱 봐도 아이돌 가수더군요. 알게 모르게 안도감이 드는 한편으로 씁쓸해졌습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딸바보구나!' 싶어서요. 하지만 그 많은 사진 속 '우리 딸 사진'만 골라내긴 무척 어렵더군요. 이럴 땐 일반인와 연예인 사진을 나눠주거나 가족과 가족 아닌 사람을 친절히 분류해주는 서비스가 아쉬워집니다. 딥 뉴럴 네트워크(deep neural network, 인간의 뇌 기능을 모방한 네트워크)의 성과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5. 자동차는 언제까지 '이동 수단'에 머무를까?

무선 충전기로 핸드폰을 충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강연차 들른 한 대학 구내 커피숍엔 충전 가능한 테이블이 두 개에 불과했습니다. 하루 종일 커피 한 잔 시켜놓고 공부하는 학우들이 많아지면 매상에 도통 도움이 안 될까봐 만들지 않은 듯하더군요. 덕분에 커피숍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하려던 제 의도는 무산됐습니다. 문제를 해결해준 건 새로 산 자동차의 충전 시스템이었습니다.

실제로 동일 가격대의 자동차라도 불과 5년 새 충전 기능은 엄청나게 강화됐습니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 빈도와 이동 중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동차 회사도 이들을 배려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뿐 아닙니다. 내비게이션이나 통화 연동, 블루투스 오디오 접속까지 아주 간단하게 연결해주는 걸 보면 이제 자동차는 하나의 거대한 가전제품처럼 바뀌고 있는 듯합니다.

좀 있으면 자동차가 사무실로 변하고, 그 안에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디지털 비서'가 자리 잡게 되겠죠. 이쯤 되면 이동하러 차를 타는 게 아니라 일하러 차를 타는 일이 벌어지겠네요.  차를 이용해 출근만 하는 게 아니라, 차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세상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에필로그: 혁신의 원천? 일상 관찰과 변화 이해!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은 인간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며 조금씩 우리 생활을 바꿔나갑니다. 그리고 바뀐 생활 속 습관의 변화에서 새로운 욕망의 싹이 다시 자라납니다. 휴대전화가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잠시라도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미디어가 되고, 이런 변화에 발맞춰 자동차 내부 시스템처럼 주변 환경이 재정비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욕망이 혁신의 원천이란 사실을 우린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깊게 관찰해 작은 변화의 시작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변화의 원인을 고민하는 것. 혁신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 이 칼럼은 전문가 필진의 의견으로 삼성전자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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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인식, #빅데이터, #딥 뉴럴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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