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통신 리더십 인터뷰] ① “표준화가 통신의 미래를 만든다” 삼성의 6G 기술 리더십
2025/07/15
세계 이동통신 산업에서 ‘표준(Standard)’은 단순한 기술 사양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기술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5G 시대에 이어 6G를 향한 여정이 본격화되면서 세계는 다시 한번 표준화를 위한 기술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이후, 6G 백서 발간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표준화 활동과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등 주요 기구에서의 의장단 진출을 통해 차세대 통신 기술 논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 5월 진행된 3GPP 의장단 선거에서는 주요 직책을 추가 확보하며 독보적인 리더십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전자 기술표준연구팀 한진규 상무
뉴스룸은 삼성전자의 통신 분야 리더들을 만나,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 현황과 글로벌 표준화 활동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차세대 통신 리더십 인터뷰‘ 1편에서는 기술표준연구팀 한진규 상무를 만나 6G 표준화의 현황과 향후 전망 그리고 삼성전자의 전략과 비전을 들어본다.
국경 상관없이 통신의 자유 누릴 수 있는 이유, ‘국제 표준’
해외여행 시 기기를 바꾸지 않아도, 평소 쓰던 스마트폰으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상이 됐다. 하지만 이 당연함 뒤에는 수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국제 표준’이라는 보이지 않는 약속이 있다.
한진규 상무는 “서로 다른 업체의 제품과 서비스가 연동되려면, 공통된 규약이 필수”라며,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 반도체 회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이동통신 산업에서 ‘표준화’는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이며, 이것이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표준화’는 전 세계 통신 산업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축이다. 한 상무는 “특히 6G처럼 기술 변화의 전환점에서는, 업계 전반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는 표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협력이 만드는 ‘6G 표준화’
그렇다면 글로벌 표준화는 어떻게 이뤄질까? 글로벌 통신 표준화는 단일 기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협력 구조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다. 이 중 ITU[1]와 3GPP[2]는 이동통신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는 핵심 기구다.
한진규 상무는 “ITU는 새로운 세대의 통신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정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3GPP는 ITU가 제시한 ‘청사진’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어떤 기술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지 세부 논의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ITU, 3GPP 조직 및 역할 소개
현재 글로벌 6G 표준화는 본격적인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ITU-R은 2021년부터 6G 기술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2023년 11월에 ‘6G 프레임워크(Framework) 표준안’을 공식 발표했다. 오는 2030년 6G 기술 규격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3GPP는 다양한 후보 기술을 개발하고 제안할 예정이다.
한 상무는 “3GPP는 올 3월 한국에서 6G 워크숍을 개최하며 표준화 작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며, “지난 6월에는 3GPP 총회에서 6G 연구 계획을 승인했고, 올 하반기부터는 3GPP의 산하 기술분과(WG, Working Group)에서 본격적인 기술 개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ITU와 3GPP의 주요 연도별 활동/목표
6G 표준화는 일부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닌, 전 세계가 하나의 방향 아래 협력하는 ‘공동의 여정‘이다. 6G 표준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도 시장 요구를 만족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 흐름 속에서 자사 기술을 정립하고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 해답 이끌어내는 삼성의 6G 리더십
차세대 통신 표준화를 위해 여러 국가와 기업들이 역할을 분담하며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의 방향을 설계하고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리더십이 필수적인데, 바로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기술과 합의’를 이끄는 리더로서 자리하고 있다.
표준화 작업은 전 세계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자사 기술을 반영해 표준 선점을 하기 위한 경쟁과 서로의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의 연속이다. 삼성은 여러 차례 의장단을 배출하며 중립성과 신뢰, 조율 능력을 인정받아 왔으며, 이는 국제 표준화 현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각되는 배경이 됐다.
한 상무는 “삼성은 ITU-R의 6G 비전 그룹 의장을 맡아 글로벌 6G 초기 비전을 정립하고, 초기 로드맵 설계에 기여했다”면서 “현재 3GPP 내에서도 다양한 기술 그룹의 의장단으로 활동하며 표준화 논의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3GPP 내 주요 기술표준 그룹에서 총 8석의 의장단을 보유중이다. 그는 이어 “특히, 삼성이 의장을 맡고 있는 RAN(무선접속망)과 SA WG2(시스템 아키텍처)는 6G 기술의 구조와 방향을 설계하는 핵심 조직으로, 업계 전반의 기술 논의가 집중되는 중심에 있다”며, “삼성이 해당 그룹의 의장단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6G 개발 현황
또한 삼성은 다양한 6G 핵심 기술 분야에서의 특허 출원과 선도적인 연구 활동을 통해, 표준화 논의에 실질적인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표준화는 구체적인 기술과 실현 가능성이 뒷받침되어야만 의미가 있기에, 삼성의 기술 경쟁력은 논의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진규 상무는 “3GPP의 의장단은 표준화 논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 내고, 주어진 일정에 맞춰 논의를 이끌 책임을 지닌다”며, “삼성전자가 이렇게 많은 의장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이동통신 업계가 삼성의 기술력과 리더십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6G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의 핵심 키워드는?
올해부터 3GPP에서의 기술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연구 방향도 6G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논의의 중심에는 ‘AI 내재화’, ‘에너지 효율성 개선’, ‘보안 강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다.
한 상무는 “6G는 단순한 통신 속도나 품질 향상이 아니라,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제공해야 한다”며, “AI 기술을 망 운용에 적용하면 복잡한 절차를 자동화하고, 운영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개선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보안과 프라이버시 관점에서 보다 안전한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새로운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접목할 수 있는 유연한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삼성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기술과 서비스가 국경 없이 연결되는 6G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조율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는 주요 표준화 기구에서 다수의 의장단을 맡으며 국제 논의의 중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다음 2편에서는 6G 표준화 로드맵과 중점 기술, 삼성전자가 맡고 있는 ‘3GPP RAN 의장’의 역할을 중심으로, 차세대 통신 논의의 최전선을 들여다본다.
[1]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의 약자로, 정보통신 기술과 네트워크 발전을 위한 유엔 산하 국제 기구. 무선 주파수 할당, 기술 표준 제정, 개발도상국 지원 등이 있으며, 특히 전 세계 ICT 분야의 국제 협력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의 약자로, 3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협력 기구. 주로 이동통신 시스템, 특히 무선 접속 네트워크, 서비스 및 시스템, 코어 네트워크, 단말기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