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에세이] 죽기 전 한 번쯤 해볼 만한 일, ‘몽블랑 달리기’

2015/12/18 by 유지성
공유 레이어 열기/닫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Newsroom_banner_content_1

투모로우 에세이. 죽기 전 한 번 쯤 해볼만한 일. 몽블랑 달리기. 여러분의 취향에 맛과 멋을 더해줄 에세이스트 8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매주 목,금요일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유지성 오지레이서



달리기를 계속하다보면 대략 두 가지 목표를 갖게 된다(순서는 바뀔 수도 있다). 하나는 사막 달리기, 다른 하나는 몽블랑 달리기다.

 

'유럽 제1봉' 몽블랑, 트레킹 말고 달리기로?

지난 16일은 트레일러닝 세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세계 최고 트레일러닝 대회'로 꼽히는 UTMB(Ultra-Trail du Mont-Blanc) 참가 접수 시작일이었기 때문이다. 신청 마감은 내년 1월 5일까지다.

코카서스 산맥에서 트래킹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럽의 최고봉은 코카서스 산맥의 주봉(主峯)인 엘브러즈(5642m)다. 하지만 알프스 산맥 몽블랑(4807m)엔 '(높이와 무관하게) 유럽을 대표하는 으뜸 봉우리'란 인상이 강하게 박혀있다. 몽블랑엔 TMB(Tour de Mont-Blanc)라고 불리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총길이가 160㎞에 이르는, 말하자면 '몽블랑 한 바퀴 둘레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몽블랑이 등산가가 아니라 러너(runner)들 사이에서 일종의 성지(聖地)가 됐다. UTMB 개최 장소로 알려지면서부터다. UTMB는 기존 TMB 코스를 약간 다듬어 완성한 168㎞ 길이의 장거리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다.

 

170㎞, '미친 듯' 뛰어 46시간에 완주하라!

올해로 13년차에 접어드는 UTMB는 '전 세계 트레일러닝 대회의 모범'으로 불릴 만큼 전문화∙세분화된 운영을 자랑한다. 몽블랑 일대에서 개최되는 달리기 대회는 UTMB 말고도 많지만<아래 박스 참조> 뭐니 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가장 마지막(168~170㎞ 코스)에 열리는 UTMB다.

UTMB 코스는 프랑스 샤모니(Chamonix)를 출발,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거치는 16개 코스를 통과해 다시 샤모니로 돌아오는 대장정이다. 대개 트레킹 기간은 7일에서 10일 사이다. 하지만 트레일러닝 대회에선 1만 미터의 고도 차를 수시로 오르내리며 '미친 듯' 뛰어 46시간 안에 골인해야 한다.

다양한 러너들이 탁 트인 공간에서 달리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회 운영 체크 포인트(CP)에서의 시간 확인 방식은 국내외 대회가 서로 다르다. 국내 대회에서 CP 제한 시간의 기준은 '도착 시간'이었다. 하지만 UTMB는 철저하게 'CP 이탈 시간'을 기준으로 제한 시간을 운영한다. 그래선지 최근엔 국제적 표준 방식으로 CP 운영이 통일되는 추세다.

지난 8월 24일부터 1주일간 계속된 올해 UTMB는 본 대회뿐 아니라 크고 작은 컨퍼런스와 살롱(salon) 등이 곁들여져 완성도 높은 '지역 축제'로 진행됐다. 코스를 기준으로 마을과 마을이 연결됐으며 이는 대회 참가자와 관객 모두에게 새로운 '거대 도시 국가'의 탄생을 보는 듯한 인상을 선사했다. 47시간 8분 35초간의 사투 끝에 맨 마지막으로 골인한 73세 프랑스인 크리스토프 가이거(Christoph Geiger)씨의 모습은 그 광경을 지켜본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아마추어 러너들도 '축제 즐기듯' 출전할 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었다. 일단 대회 공식 언어가 프랑스어인 관계로 여기저기서 의사소통에 관한 불만이 쏟아졌다. 현지 사정상 코스 변동 등의 '이상 상황 발생'은 필연적인데 프랑스어를 못하는 외국인 참가자들은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전달 받지 못했기 대문이다. 정보 공유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진 제한 시간과 위치 변경, 코스 조정 등은 자칫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다행히 대부분의 참가자가 주최 측의 의도를 너그럽게 이해해 대회 도중 큰 항의나 문제 제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텐트에서 러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회 우승은 프랑스 출신 자비에 테브너드(Xavier THEVENARD)에게 돌아갔다. 그는 2등과의 시간 차를 48분이나 벌리며 압도적 실력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그는 CCC(2010)와 UTMB(2013), TDS(2014) 등 사실상 '트레일러닝 전 종목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세상은 보는 만큼 알게 되는 법. UTMB 같은 대회(를 빙자했지만 실은 대형 만국박람회에 가깝다)엔 비단 선수가 아니라도 한 번쯤 참석해봄 직하다. 대회 참가에 필요한 각종 정보는 KTRA코리아 트레일러닝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트레일러닝 대회와 참가 자격

 

 

 

– UTMB(Ultra-Trail du Mont-Blanc)
거리 168~170㎞/ 고저차 1만m / 참가자 2300명/ 제한시간 46시간(13회)
2016년 대회 참가 자격(ITRA 국제 포인트 9점, 최근 2년<2014~2015>간 획득한 3개 대회 점수 합산)

– CCC(Courmayeur-Champex-Chamonix)
거리 101㎞/ 고저차 6100m / 참가자 1900명/ 제한시간 26시간30분(10회)
2016년 대회 참가 자격(ITRA 국제 포인트 3점, 최근 2년<2014~2015>간 획득한 2개 이하 대회 점수 합산)

– TDS(Sur les Traces des Ducs de Savoie)
거리 119㎞/ 고저차 7250m / 참가자 1600명 / 제한시간 33시간(6회)
2016년 대회 참가 자격(ITRA 국제 포인트 3점, 최근 2년<2014~2015>간 획득한 2개 이하 대회 점수 합산)

– OCC(Orsieres-Champex-Chamonix)
거리 53㎞/ 고저차 3300m/ 참가자 1200명/ 제한시간 14시간(2회)
2016년 대회 참가 자격(ITRA 국제 포인트 1점, 최근 2년<2014~2015>간 획득한 1개 대회 점수)

– PTL(La Petite Trotte a Leon)
거리 300㎞/ 고저차 2만6000m/ 참가자 100개 팀(팀당 구성원 2~3인)/ 제한시간 142시간(8회)
2016년 대회 참가 자격(팀원 중 한 명이 UTMB 또는 PTL 완주 유경험자)

– 미니 울트라 트레일(The Mini Ultra-Trail)
유소년 대상(만 3~15세 참가)/코스 거리 400m~3.5㎞

– YCC (Youth Chamonix Courmayeur)
청소년 대상(만 16~19세 참가)

※ITRA 국제포인트
국제트레일러닝협회 규정 기준을 준수하는 트레일러닝 대회는 거리∙고저차∙규모∙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부여된다. 국내에선 코리아 50K(Korea 50K)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 거제지맥 종주 대회 등 총 4개 대회에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 이 칼럼은 전문가 필진의 의견으로 삼성전자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by 유지성

런엑스런 대표 (삼성전자 에세이 필진 1기)

기획·연재 > 오피니언

기획·연재 > 오피니언 > 외부 기고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