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S, 밀라노서 ‘패션’ 아닌 ‘베베(bebe)’를 외치다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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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Newsroom 삼성전자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프로듀서 S, 밀라노서 '패션' 아닌 '베베'를 외치다 / 삼성전자 기업 영상 'Technology that Protects Your Child' 제작 후기 / 스페셜 리포트는 풍부한 취재 노하우와 기사 작성 능력을 겸비한 뉴스룸 전문 작가 필진과 함께하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최신 업계 동향과 IT 트렌드 분석, 각계 전문가 인터뷰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로 주 1회 뉴스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이 글은 실제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스태프와의 인터뷰 내용을 1인칭 시점에서 재구성한 결과물입니다

“드디어 폭풍 같던 일정이 모두 끝났구나!”

여기는 이탈리아 말펜사(Malpensa) 공항. 엿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국제선 비행기 안이다. 이륙 전 안내방송이 나오고 승객의 안전 점검을 마무리 짓는 승무원들을 보니 그제서야 안도감이 밀려든다.

▲시나리오에서 한치의 오차 없이 움직여야 했던 이탈리아 밀라노 촬영 현장. 매 촬영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위험 요소를 최대한 없애는 게 관건이었다

▲ 시나리오에서 한치의 오차 없이 움직여야 했던 이탈리아 밀라노 촬영 현장. 매 촬영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위험 요소를 최대한 없애는 게 관건이었다

오랜만의 도시 출장…오지보다 더한 촬영 일정에 “한번 해 보자!”

카자흐스탄 믕즐크(Mynjylyk), 인도네시아 티옴(Tiom)… 지금껏 촬영팀이 삼성전자의 얘길 찾아 전 세계를 누빈 지역들이다. 도심에서 차로 한나절가량은 달려야 나오는, 그야말로 ‘오지’ 마을이다. 좀처럼 도시로 갈 일이 없던 촬영팀의 다음 목적지는 이탈리아 최대 공업 도시 밀라노. “해외 촬영이야 그동안 숱하게 다닌 데다 전자기기 사용이 어려운 곳도 아니고. 이번엔 힘 좀 빼고 준비해 볼까?”

촬영팀이 이탈리아를 찾은 건 삼성전자가 치코(Chicco)[1]와 함께 개발한 유아용 자동차 안전장치, ‘베베케어(BebeCare) 솔루션’을 영상에 담기 위해서다. 베베케어 솔루션은 자동차 시트에 붙이는 센서와 이 센서에 연동돼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를 자동차 시트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면 부모의 휴대전화에 깔린 앱으로 ‘아이가 자동차 시트에 앉았다’는 메시지가 전송된다. 아이가 자동차 시트에 탄 채 부모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부모의 휴대전화로 40초간 경고 알람 음이 울린다. 이 알람 음에 어떤 응답도 없으면, 앱에 등록된 다른 가족에게 아이의 실시간 위치가 위험 문자로 전송된다. 자동차에 홀로 남겨진 아이의 안전을 지키는 일종의 디지털 매니저(digital manager)인 셈이다. 베베케어 솔루션은 현재 이탈리아를 비롯, 유럽과 남미 13개 나라에 보급됐다.

▲베베케어 솔루션을 이용하는 장면을 위해 로렌조(Lorenzo) 군을 자동차 시트에 앉혔다. 엄마와 떨어져 자동차를 타야 했던 상황도 있었지만 울지도 않고 의젓하게 촬영에 임해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 고마워 로렌조!

▲ 베베케어 솔루션을 이용하는 장면을 위해 로렌조(Lorenzo) 군을 자동차 시트에 앉혔다. 엄마와 떨어져 자동차를 타야 했던 상황도 있었지만 울지도 않고 의젓하게 촬영에 임해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다. 고마워 로렌조!

자동차에 탄 아이의 안전을 지키는 건 곧 가족의 안전을 담보하는 일. 베베케어 솔루션엔 삼성전자의 기술뿐 아니라 치코의 제품 디자인 철학,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에 일조하겠단 기업의 의지까지 오롯이 담겨 있다. 이제 프로듀서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위급 상황이 발발했을 때 가족의 안전을 지켜내는 ‘베베케어 솔루션’의 역할을 한눈에 알기 쉽도록 영상을 제작하는 거다. 어떤 내레이션이나 자막도 없이 오로지 영상만으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치열한 아이디어 회의 끝에 우린 드라마(drama) 기법을 활용한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이야기의 리얼리티(reality)를 위해 촬영 장소는 이탈리아로 결정됐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에서 이뤄진 사무실 촬영 모습. 직원들의 협조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을 마쳤다

▲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에서 이뤄진 사무실 촬영 모습. 직원들의 협조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을 마쳤다

촬영팀에 주어진 5시간…“1분 1초가 아까우니 서두릅시다”

“밀라노 렌탈하우스에서 촬영장 세팅(setting)이 안 될 것 같다는 연락이 왔는데 어쩌죠?”

이탈리아로 떠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문제가 된 렌탈하우스는 이탈리아 도착 사흘째 촬영하기로 예정한 곳. 이번 시나리오엔 베베케어 솔루션을 사용하는 한 이탈리아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장면을 위해 이탈리아 가정집 촬영이 필요했던 것. 촬영 소품이었던 가전제품과 가구를 조달하는 과정에 일정이 꼬인 모양이었다. ‘비행기 타기 직전인데 지금 와서 촬영 장소를 바꿀 수도 없고, 어쩌지?’ 장소 한 곳이 어그러졌다고 전체 일정을 취소할 순 없는 노릇. 서둘러 밀라노 코디네이터에게 연락을 취했다. 비행기 이륙 직전까지 전화와 문자로 코디네이터와 상의한 끝에 한 가닥 길이 열렸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1층에 삼성전자 제품으로 꾸며놓은 쇼룸(showroom)이 있는데, 여긴 어떨까요?” 판매용 제품을 전시해둔 곳이라 제약은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지였다. “자, 일단 갑시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쇼룸에서 가정집 분위기를 연출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팀에 주어진 5시간 안에 모든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쇼룸에서 가정집 분위기를 연출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팀에 주어진 5시간 안에 모든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쇼룸에서 가정집 분위기를 연출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팀에 주어진 5시간 안에 모든 장면을 찍어야 했기에 1분 1초를 허투루 쓸 수 없었다

오지보단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 촬영이 수월할 거란 짐작은 여지없이 깨졌다. 밀라노에 도착해서도 우리 팀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촬영 장소가 우여곡절 끝에 정해졌기에 재촬영이 절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듀서 S의 기존 제작 현장과 다른 점이 또 하나 있었다. 촬영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몇몇 상황은 극화(劇化)한 연출이 필요했다. 즉, 시나리오 따라 빈틈없이 움직여야 했던 것. 촬영에서 실수를 하거나 구성안과는 다른 영상을 담아버리면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그 여파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었다. 우리 팀은 매 촬영마다 체크리스트를 살피며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다. 통상 제작 현장엔 프로듀서 1명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2명의 프로듀서가 따라붙었다. 혹시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우린 한국어로 얘기했는데, 스태프들이 알아듣는다…?

“카메라 감독님, 저 출연진이 이쪽으로 옮겨 섰으면 좋겠어요. 가만, 통역해주시는 분은 어딨지?”

이번 영상의 출연진은 모두 이탈리아 현지인들. 때문에 의사소통은 현지서 섭외한 교포 2세 통역사에 의존해야 했다. 그런데 촬영 중반부터 묘한 기운이 흘렀다. 분명 촬영팀끼리 한국어로 얘기를 했는데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이탈리아인들이 기가 막히게 알아듣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던 것. ‘이상하다…?’

의문은 곧 풀렸다. 현지 분장 스태프인 패브리카토레 씨가 한류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를 배우고 있던 것. 그는 K-팝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것이 계기가 돼 한국어에까지 관심이 넓어졌단다. 유창하게 말하진 못하지만 듣기 실력이 꽤 좋아, 촬영팀과 이탈리아 스태프 사이의 소통을 도왔다. 그의 자발적 도움 덕에 촬영은 원활하게 이뤄졌고 빠듯한 일정 안에 원하는 장면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었다.

▲한국어에 관심 많은 패브리카토레 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촬영팀과 현지 스태프간의 소통에 숨은 일등공신이었다

▲ 한국어에 관심 많은 패브리카토레 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촬영팀과 현지 스태프 간의 소통에 숨은 일등 공신이었다

▲ 빠듯한 일정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바로 점심시간! 1인 1피자란 이탈리아 식문화 때문에 적잖이 배가 불렀지만, 그보다 우릴 더 배부르게 했던 건 한류에 대한 스태프들의 질문공세였다

▲ 빠듯한 일정 중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바로 점심시간! 1인 1 피자란 이탈리아 식문화 때문에 적잖이 배가 불렀지만, 그보다 우릴 더 배부르게 했던 건 한류에 대한 스태프들의 질문 공세였다

한류는 현장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촬영팀과 현지 스태프가 함께 점심을 먹을 때도 한류는 대화 주제에서 빠지지 않았다. K-뷰티를 비롯, 다양한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촬영팀은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느라 밥 먹는 시간까지 바빴다(?). “그라치에(Grazie: 이탈리아어로 ‘고맙습니다’) 한류!”

엿새라는 한정된 시간이 쫓기듯 흘러갔다. 공식적인 업무시간 안에 모든 촬영을 마치면 그 후엔 다음날 촬영 준비를 하는 일정이 이어졌다. 물리적으로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마음만은 그렇지 않았다. 때로 여유로움마저 느꼈으니까. 그건 아마도 이탈리아인들이 보여준 적극성과 긍정의 힘 때문 아닐까? 대학 시절, 이탈리아로 홀로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이탈리아인은 에너지 넘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처음 만난 사람일지라도 금세 네 친구가 돼줄 거야.”

▲ 삼성전자 법인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 회의장면 촬영. 주인공 역할의 남자 출연진보다 더 멋 내고 온 직원들!

▲ 삼성전자 법인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 회의장면 촬영. 주인공 역할의 남자 출연진보다 더 멋 내고 온 직원들!

오래전에 들은 이 말을 떠올린 건 이번 제작 현장에서 이탈리아인 특유의 활기참을 제대로 느꼈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재연 촬영을 할 때였다. 시나리오 속 ‘직장 내 회의 장면’을 찍기 위해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을 방문했을 때였다. 주인공 역할의 남자 출연진 외에 회사 동료 역할을 할 직원 5~6명이 필요했다. 법인에는 사전에 조연으로 출연할 직원들을 섭외해 달란 협조 요청을 해뒀었다. 드디어 촬영 당일. 촬영장엔 필요 인원을 훌쩍 넘은 8명의 직원이 나타났다. 알고 보니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촬영 보조 구함’ 공지에 10명이 넘는 직원이 지원했고, 법인 담당자가 상당수를 돌려보냈다는 것. 그럼에도 8명이나 되는 직원이 남아 촬영장으로 투입된 거였다. 조연 역할이었지만 대다수가 의상부터 메이크업까지 꽤 신경을 쓰고 온 티가 났다. ‘역시 패션의 도시 밀라노답구나!’ 결국 시나리오와는 달리 여러 명의 조연과 함께 북적북적한 촬영을 마무리했다. 결과물은 어땠냐고? 부오노(Buono: 이탈리아어로 ‘좋다’란 뜻)!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식구들과 함께 만들어간 여정이어서 그런 걸까, 영상은 따뜻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했다. ‘이탈리아로 출발하기 전 한국에서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그림이 나온 것 같은데?’

▲ 베베케어 솔루션 영상에 참여한 스태프들과 한국식 하트를 손으로 표현해 봤다. 이게 바로 한류 단체사진 스타일!

▲ 베베케어 솔루션 영상에 참여한 스태프들과 한국식 하트를 손으로 표현해 봤다. 이게 바로 한류 단체 사진 스타일!

삼성전자 기업 영상 'Technology that Protects Your Child'를 감상해 보세요


[1] 이탈리아 유아용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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